가로주택정비사업, 브로커들 짬짜미 행보 '비상'
가로주택정비사업, 브로커들 짬짜미 행보 '비상'
투자 전문기업 직원이 직접 빌라에 입주
조합임원 활동하며 혐력업체 선정 '주물럭'
  • 최진 기자
  • 승인 2020.11.02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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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징헤럴드=최진 기자]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등에 업은 가로주택정비사업이 일부 투자전문기업 브로커들의 활개로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수도권의 한 정비업체는 최근 한 투자전문기업으로부터 가로주택정비사업에 대한 ‘수익성’분석에 대한 의뢰를 받았다고 털어놨다. 

사업성 분석은 모든 정비업체와 건설사들이 입찰에 나서기 전 반드시 검토하는 사안이지만, 투자전문기업이 의뢰한 ‘수익성’분석은 사뭇 달랐다.

이 업체에 따르면 투자전문기업은 특정 브로커로부터 한 빌라단지에 가로주택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자금을 지원할 경우 전체 사업비의 일정 비율을 수익으로 돌려주겠다는 제안을 받았다. 

브로커는 투자전문기업에게 앞서 이러한 방식으로 사업이 추진된 곳이라며 몇몇 현장을 소개했고, 투자전문기업이 이러한 수익구조가 가능한지를 업체에게 자문했다.

브로커들이 제안하는 수익방법은 먼저, 투자전문기업이 일정 자금을 지원하면 브로커나 건축업자가 해당 지역 빌라에 입주해 입주민 자격으로 주민들에게 가로주택 등 소규모 정비사업을 홍보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사업을 자세히 모르는 주민들은 적은 비용으로 새 집을 얻을 수 있다는 부풀려진 홍보에 속아, 사업추진에 동의하게 된다. 이후 건축업자는 조합장 혹은 집행부 임원으로 활동하면서 현장의 용역을 수주하는 3종 협력업체들로 사업비 명목으로 뒷돈을 챙겨, 투자전문기업과 수익을 나눈다는 것이다.

브로커들은 ‘빈집 및 소규모 주택정비사업에 관한 특례법’과 정부의 가로주택 지원 대책, 지자체의 신속한 인허가와 간소화된 사업절차, 그리고 건설업계의 관례 등을 근거로 이러한 수익구조가 가능하다고 설명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규모주택정비사업의 시공자 및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 선정기준’제5조에 따르면 토지등소유자 및 조합원이 100인 이하인 가로주택정비사업 및 소규모재건축사업은 조합 총회에서 정관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시공자를 선정할 수 있다. 

원칙적으로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의 계약업무 처리기준이 준용돼야 하지만, 사업규모가 작아 이 규정에서 제외되는 것이다.

해당 의뢰를 받은 정비업체 관계자는 도시정비법 규정과 불법적인 수익구조, 그리고 현실성 없는 수익배당 등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짚었다. 업체 관계자는 “가로주택정비사업을 수익을 창출하는 ‘상품’으로 개발해 투자전문기업에게 제안했다는 점이 놀라우면서도 우려되는 점”이라며 “이러한 불법적인 의뢰 말고도 최근 소규모 정비사업의 수익구조를 묻는 투자전문기업나 자산가들의 문의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소규모 정비사업에 대한 상품화가 향후 영세주민들의 심각한 주거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사업추진을 결정하는 것은 토지등소유자 및 조합원이지만, 이들이 정비사업에 대한 지식이 빈약하기 때문에 만약 ‘수익창출’만을 목적으로 접근한 브로커와 투자전문기업이 조합 집행부를 구성하고 사업운영에 들어갈 경우 발생되는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들이 짊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정비업체 관계자는 “정부가 제도적으로 빈틈이 많은 가로주택이나 소규모 재건축을 기존 재개발·재건축의 대안으로 제시하기 위해 섣불리 활성화한 측면이 있다”라며 “영세주민들의 피해가 발생하기 전에 정부가 소규모 정비사업 활성화에 대한 법률적 점검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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