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시범아파트, “재건축 시급하다” 백서 발간
여의도 시범아파트, “재건축 시급하다” 백서 발간
4년간 유지보수 2만6천건… 매년 위험성 증가
'여의도마스터플랜' 지연에 주민생명 위협
  • 최진 기자
  • 승인 2021.01.25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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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징헤럴드=최진 기자]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시범아파트 정비사업위원회(위원장 이제형)가 아파트 준공 50년차를 맞아 그동안 단지 내에서 노후화로 발생한 각종 안전사고 사례를 정리한 ‘안전사고 백서’를 발간하며 재건축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안전사고 백서에 따르면 지난 1971년 준공된 여의도 시범아파트는 아파트 노후화에 따라 매년 수천여건의 유지보수 공사를 진행해야 할 정도로 안전사고 위험이 해마다 늘고 있다. 지난 2019년 6개월간에는 4천여건이, 2020년 11개월간 9천여건이 아파트시설물 관리자인 관리사무소에 접수됐다. 지난 2017년부터 진행된 유지보수 공사는 총 2만6천여 건에 달한다.

현재 시범아파트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교체가 어려운 50년 된 변압기의 구조적 문제다. 시범아파트 13개동 지하에 설치된 변압기 주변에 위치한 온수탱크에서 누수가 발생해 누전으로 인한 화재 및 감전사고 위험이 높은 상황이다. 또 노후 아파트에서 흔하게 발생하는 크랙과 이로 인한 주민 불안감은 물론, 아파트 외벽탈루로 인해 아파트 주변을 보행하는 주민들의 안전이 위협을 받는 상태다. 또 50년된 수도관에서 나오는 녹물도 주민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요소로 지적되고 있다.

시범아파트 관계자는 “해마다 수천여건의 유지보수를 신속하게 처리하고 있으나, 더 이상 노후화를 막기 힘든 상황”이라마 “지난해 1월 2일 영등포구청에서도 안전관리의 필요성을 느껴 ‘시설물의 안전 및 유지관리에 관한 특별법’ 제8조에 따라 제3종 시설물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영등포구청의 공문에 따르면 시범아파트는 현재 옥탑 및 지붕층, 발코니 등에서 박리‧박락 현상이 다수 발생하고 있고, 특히, 전기‧설비 노후화로 화재 및 안전사고 위험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구청은 해당 아파트 단지에 대해 △정기적인 안전점검과 이에 따른 보수‧보강 △재난발생 우려가 있을 경우 신속한 신고 △재난발생 우려 시 시설물 사용제한 행정조치 시행예정 등을 당부사항으로 전달했다.

앞서 재건축정밀안전진단에서도 시범아파트의 안전사고 위험성이 지적됐다. 지난 2017년 5월 진행된 정밀안전진단 결과표에 따르면 시범아파트는 △내력벽체 부재에 따른 내력부족 △콘크리트 구조체의 노후화 진행 △기계설비 노후화 및 열효율 저하‧손실 △거주생활 불편 등에 따른 기계설비 전반 개보수 △전기‧통신설비의 수명 종료 및 교체를 위한 공간제약 등을 지적하며 주민들의 안전성 확보를 위해 시설개선을 위한 전반적인 개보수가 필요하다고 명시했다.

하지만 서울시는 여의도 시범아파트가 집값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는 이유로 재건축사업을 막고 있다. 시범아파트가 지난 2017년 재건축안전진단에서 D등급(조건부재건축) 판정을 받은 뒤 신탁방식으로 한국자산신탁을 사업시행자로 지정해 재건축을 추진하려 했으나, 서울시가 상위 계획인 지구단위계획과의 정합성을 이유로 정비계획 수립을 수년째 보류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뉴욕 맨하탄을 거론하며 여의도와 용산을 통개발하겠다던 ‘용산‧여의도 마스터플랜’을 거론했으나, 국토교통부와의 의견충돌로 결국 발표가 무산된 바 있다.

이제형 여의도 시범아파트 정비사업위원장은 “주민의 생명까지 위협받는 준공 50년차 여의도 시범아파트의 현실을 정확하게 알리기 위해 백서를 발간하게 됐다”라며 “이번 백서를 통해 정책 담당자들이 시범아파트의 재건축 시급성을 이해하고 안전사고 위험에서 시민의 생명을 보호할 수 있도록 재건축사업 추진에 힘을 보태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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