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모델링사업의 고민스러운 주제들
리모델링사업의 고민스러운 주제들
  • 이학수 법무사 / 이학수법무사법인(유)
  • 승인 2021.03.10 10: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하우징헤럴드] 연혁적으로 보면 공동주택의 재건축사업은 기존 건축물을 철거하고 새로운 건축물을 신축함에 따라 많은 건설 폐기물을 발생시키고, 자원의 낭비를 초래하는 측면이 크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이에 세계 여러 나라와 비교해도 지나치게 짧은 재건축주기의 폐해를 보완하기 위하여 고안된 것이 바로 공동주택 리모델링 사업이다. 

리모델링은 재건축보다는 개념적으로 선행하면서 보다 친환경적이고 경제적이면서도 생활의 편의를 향상할 수 있는 좋은 제도라는 것에 대한 이견은 별로 없다.

그러므로 그간 국회 및 정부·지자체에서는 리모델링을 장려하기 위한 여러 가지 입법을 하고, 정책을 고안·시행해 왔다. 여러 차례의 주택법개정을 통해 리모델링에 대한 유인책을 제공하며 재건축보다는 리모델링으로 시민들의 관심을 돌려보려 노력해 왔다.

조합설립동의율을 낮추어 조합설립을 용이하게 한다든지, 일반분양분이 처음에는 없다가 10%로, 그후 15%로 늘려 공사비 부담을 줄여준다든지, 수직증축을 허용한다든지 하는 것이 그 예이다.

이에 따라 리모델링사업을 고려·추진하는 단지가 늘어난 것을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흐름에서 이해할 수 없는 정책들이 시행되거나 논의되고 있다.

▲매도청구권 행사로 인한 취득세 중과의 문제

2020.8.12. 지방세법 개정으로 조합이 매도청구로 이전받을 때 부담하는 취득세가 개정전 주택가격에 따라 1~3%만 내던 것을 12%를 납부하게 되었다.

당시 지방세법의 개정이유를 보면 “주택 실수요자를 보호하고 투기수요를 근절하기 위하여 법인의 주택취득에 따른 취득세율을 상향 조정하고”라고 되어 있다. 즉 법인을 통한 주택에 대한 우회투기세력을 원천차단하는데 입법의 목적이 있다.

그런데 개정 지방세법은 ‘투기수요근절’과 ‘주택실수요자 보호’와 무관한 재건축, 재개발, 소규모재건축, 주택법상의 주택조합에도 적용되도록 되었다. 이에 대한 보완책으로 2020.8.28. 지방세법 시행령을 개정해 투기수요와 관련 없는 재건축, 재개발, 소규모재건축, 주택법상의 주택조합에 대해서 취득 중과세 예외를 규정했다.

리모델링조합만 누락된 것이다. 제도의 취지대로라면 리모델링조합도 당연히 취득세 특례사유에 해당해야 하는데 명백한 입법오류를 범한 것이다.

▲사업계획 승인시 점점 강화되는 공공성 확보의 문제(특히 임대주택)

재건축과 비교해 사회적 경제적 환경적으로 많은 장점을 지닌 리모델링은 부동산 투기행위라기보다는 현재의 열악한 주거환경을 최소한의 비용으로 개선시키는 행위로 보아야 한다. 처음 도입당시 리모델링사업의 정책방향도 이와 동일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리모델링을 논의·추진하는 단지가 증가하자 공공성확보 요건도 점점 증가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일부 언론에 따르면 금년 리모델링기본계획 수립과정에서 임대주택, 기부채납 등을 논의한다고 한다.

이는 리모델링 사업의 진행에 커다란 장애가 될 수 있다. 조합원들의 비용분담의 액수가 커서 외면받아온 리모델링을 활성화시키고자 일반분양분을 건축할 수 있게 허용해서 기존 조합원의 사업비 부담을 줄여준 바 있다.

하지만 그 맥락에 맞지 않게 리모델링에도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자 이미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상황이다. 그에 더해 일부 분양분을 임대주택으로 돌리면 많은 단지가 더더욱 수익성을 기대하기 어려워져 사업자체가 좌초될 수도 있는 상항이다. 재건축의 경우는 임대주택을 포함하면 용적률을 더 받을 수 있다. 즉 어느 정도 조합원들의 선택이다.

하지만 리모델링은 이미 상한이 15%로 정해진 상황에서 임대주택을 포함시키면 조합은 임대주택을 넣는 댓가로 아무것도 얻는 것이 없는 셈이 된다. 

물론 부동산은 공공성을 가진 재화이다. 하지만 기존에 공공성 확보 기준이었던 주변 기반시설정비, 녹색건축물 설계, 지역친화시설 설치, 기타 시·구의 주요정책반영 등으로 리모델링조합이 부담할 공공성의무는 충분하지 않은가 생각된다.

이학수 법무사 / 이학수법무사법인(유)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