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재재발·재건축 '하이엔드 브랜드' 요구에 건설사들 난감
지방 재재발·재건축 '하이엔드 브랜드' 요구에 건설사들 난감
서울 강남 타깃으로 런칭... 대형사들 결국 자기발목 잡는 꼴
  • 김병조 기자
  • 승인 2021.06.08 11: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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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징헤럴드=김병조 기자] 최근 시공자 선정 과정에서 벌어진 하이엔드 브랜드 논란에 대해 업계는 “대형 시공사가 스스로 자기 발목을 찍은 꼴”이라고 평가했다. 

조합이 시공자를 교체하는 이유 중 하나가 하이엔드 브랜드로의 업그레이드 요구다. 하이엔드 브랜드는 대형 건설사가 기존 브랜드보다 한 단계 상위 브랜드로 런칭한 것으로 서울 강남권 공략을 위해 3~4년 전부터 만들었다. DL이앤씨의‘아크로’, 대우건설의‘푸르지오 써밋’, 현대건설의‘디에이치’, 롯데건설의 ‘르엘’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지방 정비사업 현장들이 이 같은 하이엔드 브랜드를 지방에도 적용해 달라고 하면서 해당 시공자들은 난감한 상황에 빠졌다. 서울 강남권을 주축으로 가격의 수직상승 폭을 목격한 지방 현장들이 해당 사업장에도 하이엔드 브랜드를 적용해 달라고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실제로 시공자들은 회사 내부적으로 하이엔드 브랜드와 일반 브랜드 간 엄격한 적용 기준을 운용 중이다. 적용 가능 지역과 함께 그에 따른 마감재 수준 및 공사비 등 격차를 두고 있다. 이 때문에 시공자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공사비 수준인 지방 현장에 적용하는 게 난감할 수밖에 없다. 마감수준 등이 낮아 향후 브랜드 이미지의 하향평준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지방 현장들의 이 같은 요구에 시공자들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주민들의 눈높이가 높아지고, 경쟁사들의 수주 영업이 활발해지는 상황에서 교체 위험까지 안으면서 ‘내부 기준’을 이유로 거부할 수만은 없다. 그렇다고 지방 현장에 적용하기 시작하면 서울 강남권에서 배척당할 수 있어 해법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하이엔드 브랜드로 서울 강남권에서는 나름대로 수주 증대 효과를 봤을 수 있지만, 결국 지방 영업 과정에서 자기 발등 찍는 것이 됐다”면서 “나아가 일부 조합에서는 이 같은 요구를 통해 시공자를 바꾸는 명분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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