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비드 시대의 공동주택 기술
코비드 시대의 공동주택 기술
  • 김수암 /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전문위원
  • 승인 2021.08.06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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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징헤럴드] 코로나19는 언젠가 진정되는 날이 올 것이지만, 우리의 삶이 이전과 동일한 상황으로 되돌아가지 않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코로나 바이러스와 함께 생활하는데 필요한 기술을 바탕으로 건축기술이나 주택기술이 완전히 전환될지도 모를 일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아파트 공화국이라고 지칭하는 바와 같이 아파트를 포함한 공동주택이 대부분(2019년 기준 약 77.2%, e-나라지표)을 차지하고 있는 나라에서 국민이 건강하고 바이러스 감염에서 안전한 삶을 위한 공동주택 기술의 개발은 중요하다.

공동주택을 중심으로 하는 단지사회는 단독주택사회와는 달리 공간의 밀도가 높고 공동공간의 비율이 높을 뿐만 아니라 사용량과 빈도 또한 높다. 

때문에 코로나19는 전염성이 강하여 밀접·밀폐·밀집이라는 3밀의 공간의 회피가 중요하며, 비접촉·비대면 생활 소위 언택트한 공간만들기와 자연환경과의 접촉 확대가 중요한 키워드로 대두되었다.

아울러 주택내 생활 확대와 더불어 재택근무, 온라인 학습을 중심으로 한 주택 내 다양한 생활에 대응하기 위한 공간구성의 변화 또한 또 다른 키워드였다. 1차적인 기술이 감염안전과 건강·위생측면이라면, 2차적인 기술은 그로 인한 주택 내 생활의 편리성과 성능개선이다.

작년 상반기부터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을 방지하기 위한 공동주택의 기술들이 분양시장에서 나타나기 시작했다.   

먼저 위생과 건강·안전을 위하여 주동차원의 무인화, 비대면, 비접촉을 위한 무인경비시스템, 무인택배시스템, 비접촉 현관문 개폐, 승강기 호출을 통한 현관까지 연동한 스마트 설비시스템이 나타나고, 공동현관의 살균·제균시스템 적용 등도 나타났다. 

세대는 그간 축적되어온 실내 청정환기시스템과 연동한 바이러스 차단 항균시스템의 적용, 살균을 위한 에어샤워, 외출한 옷의 살균과 먼지제거, 신발의 소독을 위한 설비, 세수·세면 등을 위한 위생공간, 세탁공간, 팬트리 등과 연계·결합하고 중문을 설치한 현관의 출현 등 이전과는 다른 설비로 중무장한 세대공간을 선보였다.

재택근무와 온라인 학습 등에 대한 생활변화에 대해서는 단지차원에서 커뮤니티 공간에 업무와 학습을 지원하기 위한 공유오피스나 스터디 룸 등이 선보였다. 세대차원에서는 발코니 확장과 연계하여 발생하는 소위 알파룸이라는 다용도실을 활용해 재택근무공간이나 온라인 학습공간을 제공하고 필요한 설비를 제공함으로써 이전과는 구별되는 공간구성으로 전환하는 방향을 보여주고 있다. 일부에서는 오픈 발코니를 제안하고 있기도 하다. 

더하여 실내생활 증가에 따른 층간소음을 해결하기 위한 시도들도 재료개발과 구성으로 나타나고 있으나 그리 큰 효과는 없는 것 같다. 최근 S사에서 다양한 구조방식과 결합한 층간소음 저감 연구를 위한 건물을 건설하고자 하고 있다. 벽식구조를 중심으로 한 구조방식 속에서만 중량충격음에 의한 층간소음 해결에는 한계가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현재 분양시장의 공동주택 기술들을 위생과 건강·안전을 위한 기술들은 스마트 설비를 활용한 제어기술을 중심으로 한 흐름과 고정된 공간을 분양 시에 제공하여 선택하게 하는 방식이다. 4차산업의 기술을 공동주택의 요소공간이나 설비에 적용한 것으로 분명 중요한 기술 변화이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지금까지의 공동주택 기술발전은 현재의 경제적인 이익을 고려한 내력벽식 구조방식을 기반으로 한 최저한의 층고와 구성기술과 고정된 공간을 유지하면서 정보통신을 기반으로 한 스마트 설비를 앞세운 제어기술을 적용한 기술이 일반적이다.

, 현황의 접근방법은 변화에 바탕을 둔 공간구성이라기보다 정해진 구조와 공간구성과 설비를 기반으로 한 고정된 사용방식을 전제로 하고 있다.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면적과 일정기간에서는 유효할 수 있다. 현재의 공간은 현재의 상황에는 유효할 수 있으나, 외부적인 환경조건이 변화하면 대응에 한계가 있다.

공동주택이 점점 초고층화하고 있는 이 시점에서는 공동주택의 기반을 형성하는 구조방식도 기둥방식으로 전환하고 구조를 제외한 외장과 내장이 고도화할 필요성이 있다. 외장과 내장은 구조체에서 분리 설계·시공할 수 있도록 하여 변화하는 공간요구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하고, 가전이나 설비 중심으로 적용되고 있는 정보통신기술을 내장과 외장과 융복합하여 스마트한 기능을 가진 외장과 내장으로 발전시킬 필요성이 있다.

이러한 기술이 개발되어야 주택자재와 구성재로서 자족할 수 있는 성능과 기능으로 거듭날 수 있고, 또 다른 변화에도 주택의 공간은 손쉽게 대응할 수 있다. 

최근 정보통신설비와 재료를 복합하여 단순하고 고정된 구획만 하는 구성재로서의 외장과 내장에서 벗어나 스마트 시스템화하려는 연구도 조금씩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방향의 연구가 고도화·실용화 되고, 현재의 언택트기술과 결합하면 공동주택은 보다 다양한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21세기에 맞는 수준으로 진화할 것이다. 정보통신을 바탕으로 한 언택트 기술을 건축의 기반인 구조와 내장 및 외장과 융합해야 보다 바람직한 공동주택기술이 될 것이다.

이 시대에는 1차적인 정보통신 기술에 더하여 2차적인 공간구성과 변하기술의 밸런스가 중요하다. 그것이 정보통신기술과 공간구성 및 변화기술의 융복합이다. 주택이 가진 본연의 기능이 인간을 위한 공간구성과 변화기술이며, 정보통신기술은 편리성을 가져다주는 이 시대의 수단적인 기술이기 때문이다.

김수암 /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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