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조합 명품브랜드 요구에 건설사들 속앓이
재개발조합 명품브랜드 요구에 건설사들 속앓이
신월곡1 ‘갤러리아 포레’ㆍ노량진4 ‘디에이치’ 노량진8 ‘아크로' 요구
신당8구역은 ‘아크로’ 적용 거부에 DL이앤씨 결국 계약해지까지 수순
  • 문상연 기자
  • 승인 2021.08.19 10:5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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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징헤럴드=문상연 기자] 건설사들이 강남 핵심 지역에서만 적용해오던 하이엔드 브랜드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수주격전지에서는 조합원들의 표심을 얻기 위한 확실한 수단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과거 수주한 현장들까지 하이엔드 브랜드 적용을 요구하면서 곤경에 빠졌다. 이를 들어주지 않을 경우 시공자 교체까지 강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조합이 시공자를 교체하는 이유 중 하나가 하이엔드 브랜드로의 업그레이드 요구다. 

하이엔드 브랜드는 대형 건설사가 기존 브랜드보다 한 단계 상위 브랜드로 런칭한 것으로 서울 강남권 공략을 위해 3~4년 전부터 만들었다. DL이앤씨의 ‘아크로’, 대우건설의 ‘푸르지오 써밋’, 현대건설의 ‘디에이치’, 롯데건설의 ‘르엘’ 등이 대표적이다. 서울 성북구 신월곡1구역에선 조합원들이 시공자인 롯데건설·한화건설에 ‘갤러리아 포레’라는 브랜드를 요청하고 있다. 

서울 동작구 노량진4구역 조합은 현대건설에 ‘디에이치’를, 노량진8구역 조합은 DL이앤씨에 ‘아크로’ 등 하이엔드 브랜드 적용을 요구하면서 조합과 시공자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서울 중구 신당8구역은 DL이앤씨에 e편한세상 대신 ‘아크로’적용을 요구했으나 불발됐고 여러 가지 갈등이 겹치면서 결국 계약해지 수순을 밟았다.

지방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지난 5월 광주 광천동 재개발조합은 기존 시공자인 DL이앤씨·HDC현대산업개발·롯데건설·금호건설 컨소시엄과의 계약을 해지하는 총회 안건을 통과시켰다.

조합원들은 DL이앤씨의 ‘아크로’, 롯데건설의 ‘르엘’ 등 하이엔드 브랜드를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부산 우동3구역 재개발조합과 괴정5구역 역시 같은 이유로 기존 시공자와 계약을 해지한 바 있다.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곳곳에서 하이엔드 브랜드 교체 요구가 들어오는데 쉽게 응해줄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매우 난감하다”며 “하이엔드 브랜드를 광범위하게 적용해준다면 기준이 사라지면서 브랜드 가치 자체가 떨어지게 되고 조합의 요구를 무시하면 계약해지로 내몰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근 시공자 선정 과정에서 벌어진 하이엔드 브랜드 논란에 대해 업계는 “대형건설사가 스스로 자기 발목을 찍은 꼴”이라는 평가다. 건설사들이 브랜드 론칭 당시 서울 한강변, 강남 등에 선별적으로 적용해온 건설사가 최근 수주고를 채우기 위해 지방까지 적용범위를 넓히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재건축·재개발 사업지가 줄고 시공권 확보 경쟁이 과열되자 수주를 위한 유인책으로 하이엔드 브랜드가 활용되고 있다. 

시공자 선정을 앞둔 서대문구 북가좌6구역에선 롯데건설이 강남권에만 적용하던 ‘르엘’ 브랜드를 강북에서 최초로 제시했다. 이에 경쟁사인 DL이앤씨도 기존에 제안했던 ‘드레브 372’에 ‘아크로’를 추가한 ‘아크로 드레브 372’로 맞서고 있다. 또한 DL이앤씨는 지난 3월 부산 우동1구역(삼호가든) 재건축사업 수주 당시 비수도권 최초로 ‘아크로’ 브랜드를 제시하기도 했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수주격전지에서 조합원들의 표심을 잡기 위해 하이엔드 브랜드를 적용을 공약으로 내세우면서도 기존 현장에는 브랜드 가치하락을 우려해 적용을 망설이고 있다”며 “수주 경쟁을 위해 적용범위를 넓혀 건설사가 스스로 자기 발등을 찍은 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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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궁매미 2021-08-20 09:07:22
여기저기서 하이엔드 브랜드를 말하지만 진자 하이엔드라고 부를 수 있는건 몇개 없지요. 래미안 아크로 디에이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