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촌주공재건축, 현대사업단과 공사비 협상 ‘평행선’
둔촌주공재건축, 현대사업단과 공사비 협상 ‘평행선’
조합, 현대건설 사옥 앞에서 항의 집회 가져
  • 김상규 전문기자
  • 승인 2021.12.02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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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징헤럴드=김상규 전문기자] 둔촌주공재건축조합(조합장 김현철)과 현대건설사업단의 갈등이 장기화하고 있다. 조합은 지난 1일 오후 1시 현대건설 사옥 앞에서 집회를 갖고 현대건설의 사업행태를 규탄했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조합원들은 총회를 거치지 않은 불법계약서를 인정하라는 현대사업단의 요구를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또한 공사내역서와 공정표도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조합원 총회결의 거치지 않은 공사계약서 인정 요구

지난해 625일 둔촌주공 재건축조합원 2천여명은 조합장 해임안을 발의했다. 이 날은 관리처분계획변경 총회(79)2주 앞둔 시점이었다. 전임 조합장은 해임발의서가 접수되던 당일에 공사비 5200억원 증액계약서에 임의로 날인했다. 그리고 얼마 후 조합장직을 사임했다.

김 조합장은 당연히 관리처분계획 변경 총회에서 조합원 동의를 얻은 후 공사계약서에 날인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해임이 임박해 조합이사들의 연대보증도 없이 조합장 단독으로 공사계약서에 날인한 것이다현대사업단은 조합원 총회결의를 누락한 이 불법 공사계약서를 인정하라고 조합에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사내역서와 공정표 제출에 대한 조합의 요구 거부

전임조합장이 날인한 공사계약서의 공사비는 약 33천억원이다. 이에 현 조합집행부는 물량과 품질을 검수하게 위해 공사내역서와 공정표를 제출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현대사업단은 이를 거부하고 있다. 현대사업단은 공사품질 고급화와 관련한 협상에도 소극적이고, 사업비대여를 중단한다는 내용의 공문도 조합으로 보내고 있다. 사업비대여가 중단되면 조합은 파산할 수 있다. 조합원 이주비도 모두 연체하게 되어 6천 조합원이 신용불량이 될 수도 있다.

현대사업단 일방적으로 공기연장 시도

둔촌주공은 오는 20238월에 입주 예정이다. 현대시공단은 조합의 의사결정이 늦어지는 등 조합의 귀책으로 공기연장이 불가피하다며 조합에 공문을 보내왔다. 조합은 공정일정표를 제공받지 않아 언제 어떤 의사결정을 해줘야 하는지 제대로 알 수도 없는 상황이다. 그런 상황에서도 조합은 시공사의 요청에 신속하게 의사결정을 해주었다.

김 조합장은 계약에 따르면 입주가 하루 늦어질 때마다 현대시공단은 약 32억원의 지체상금을 물어야 한다. 1개월 지체 시 약 1천억원의 지체상금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이 지체상금을 물지 않기 위해서 다양한 이유를 들면서 조합에 공사 지연에 대한 책임을 지우려고 하는 의혹이 든다고 말했다. 조합은 조합과 협의 없는 일방적인 공기연장 시도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현대사업단의 깜깜이 일반분양 강요

일반분양을 하기 위해서는 수입과 지출을 확정해서 이를 기반으로 조합원분담금을 산정한 다음, 관리처분총회를 통한 조합원 동의절차가 선행되어야 한다. 수입이 확정되기 위해서는 분양가상한제 제도 하에서 일반분양가가 산정되어야 한다.

분양가상한제의 일반분양가 산정은 택지비 + 택지비가산비 + 기본건축비 + 건축비 가산비로 산정된다. 이 중 건축비 가산비를 확정하기 위해서는 분양주택의 품질이 확정되어야 하는데, 둔촌주공의 경우 현대시공단의 비협조로 품질확정을 못하고 있다. 즉 현대시공단의 비협조로 수입이 확정될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지출이 확정되기 위해서는 시공사에 지급할 공사비가 확정되어야 하는데, 공사계약 협의 미비로 공사비 확정이 불가한 상황이다.

김 조합장은 수입과 지출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는 당연히 일반분양절차에 돌입할 수가 없는데도, 현대시공단은 일단 일반분양부터 하라고 조합을 압박하고 있다. 그야말로 주택품질도 모른 채 깜깜이 분양을 하라고 강요하고 있는 것이다일반분양을 하기 위해서는, 분양주택의 품질확정과 공사계약은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 둔촌조합은 깜깜이 일반분양은 절대 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둔촌주공재건축은 현대사업단(현대건설, 현대산업개발, 롯데건설, 대우건설)이 시공 중이며, 총세대수 1232세대(일반분양 4786세대)에 이른다.

둔촌조합은 지난해 88일 약 20년 간(추진위 포함) 사업을 이끌었던 전임 조합집행부를 전원 해임시키고, 2021529일 새로운 조합집행부를 선출해 사업정상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시공자와의 갈등으로 일반분양 시기는 아직도 알 수 없다. 둔촌주공 재건축사업이 현대시공단과의 협의를 완료하고 일반분양에 돌입할 수 있을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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