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기 신도시 재건축·리모델링 제도적 지원방안 절실
1기 신도시 재건축·리모델링 제도적 지원방안 절실
  • 김병조 기자
  • 승인 2021.12.17 11: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하우징헤럴드=김병조 기자] 분당 시범단지 재건축 추진의 상징성은 5개 1기 신도시 중 첫 추진 현장이 나왔다는 것이다. 분당 시범단지를 시작으로 향후 재건축연한에 들어서는 곳들이 계속 이어지기 때문이다. 

1989년 발표된 1기 신도시는 수도권의 만성적인 주택난을 해소하기 위해 조성됐다. 당시‘3저(저달러·저유가·저금리) 호황’으로 주택시장에 유동성이 증가한 데다 1988년 서울올림픽까지 개최되면서 투자심리가 급등함으로써 서울 집값이 급등해 이에 대한 해법이 필요한 시기였다.

이에 노태우 정부는 200만호 주택공급 정책을 발표하면서 성남 분당, 고양 일산, 안양 평촌, 부천 중동, 군포 산본 등 5곳에 28만호의 신도시를 조성해 서울 인구를 분산시키는 정책을 폈다. 

이 같은 정책에 의해 탄생한 1기 신도시는 계획인구가 총 116만명에 달한다. 1991년 9월 분당 시범단지부터 입주를 시작한 1기 신도시는 당시 폭등하던 서울 주택가격 안정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때 분당에는 9만4천600가구, 일산 6만3천100가구, 평촌·산본에 각 4만1천400가구, 중동 4만500가구의 아파트가 조성돼 1996년 대부분 입주를 마쳤다.

1기 신도시는 초등학교를 초등생 도보권 내에 배치하는 등 체계적인 도시계획을 바탕으로 높은 녹지율과 정비된 도로, 각종 편의시설 등을 갖춰 인기를 끌었다.

문제는 준공 이후 30년이 도래한 올해 이후부터다. 1991년 입주를 시작한 1기 신도시 아파트는 노후화가 진행되면서 정비사업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누수와 엘리베이터 등 노후 시설 문제, 주차장 부족 문제 등이 얽혀 주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특히 최근 신축하는 재건축아파트의 커뮤니티시설 등 내부 문화시설의 격차로 인한 삶의 질 저하 문제를 지적하는 의견도 있다.  

그동안 1기 신도시의 개발은 리모델링이 유일했다. 재건축은 연한을 충족시키지 못해 아예 거론하는 경우가 드물었다. 최근 분당 정자동 한솔마을5단지가 처음 리모델링 사업계획승인을 받은 이후 분당에선 무지개마을4단지, 느티마을3·4단지, 매화마을1·2단지, 한솔마을6단지 등이 리모델링을 추진 중이다.

이밖에 △일산 문촌16단지 장성마을2단지 △평촌 목련2·3단지 △산본 우륵주공7단지 개나리13단지 △중동 한라마을3단지 금강마을 등이 리모델링 추진위원회 설립 및 시공사 선정 등의 절차를 밟고 있는 중이다.

이 때문에 재건축과 리모델링에 대한 정책 교통정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체계적 도시계획을 바탕으로 재건축과 리모델링사업에 적합한 단지들을 분석하고 이에 대한 제도적 지원 방안 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현행 제도는 서울 핵심지를 타깃으로 만들어진 규제가 많아 수도권에 위치한 1기 신도시 정비사업의 경우 사업성을 확보하기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1기 신도시는 용적률이 높은 고층아파트가 대부분이어서 재건축 시 추가 용적률 확보를 통한 분양 가구수 늘리기로 수익을 내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안전진단 강화, 초과이익환수제 등 각종 규제는 1기 신도시 재건축에 더욱 큰 충격으로 다가올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리모델링에 대한 대폭적인 제도개선 주문도 나온다. 기존 아파트에서 층수를 추가로 올리는 수직증축 리모델링의 경우 가구수가 늘어나 사업성이 높아지지만 안전성 검토 과정이 까다로워 아직 적용되는 사례가 극히 드문 상황이다. 2014년 이 제도가 허용된 이후 전국에서 수직증축으로 사업승인을 받은 곳은 서울 송파구‘성지아파트’가 유일하다. 

전문가들은 수도권 주택시장 안정을 위해 1기 신도시 정비사업과 관련한 특별법이나 개선된 지구단위계획 등 장기적·종합적인 계획이 나와야 한다고 주장한다. 개별 단지별로 정비 사업이 이뤄지면 당초 신도시로 계획한 효율적인 도시계획을 짜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