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비 대출금리 인상에 재개발·재건축 초비상
이주비 대출금리 인상에 재개발·재건축 초비상
대출 못받아 사업 차질… 조합원 금융비 부담 가중
한강변 알짜사업장까지 직격탄… 현장 위기감 고조
270만가구 주택공급계획에 ‘불똥’ … 대책마련 시급
  • 문상연 기자
  • 승인 2022.11.28 11: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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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징헤럴드=문상연 기자] 부동산경기 침체에 레고랜드발 자금 경색까지 겹치면서 재건축·재개발 사업을 추진 중인 조합들이 이주비 마련에 난항을 겪고 있다.

소규모 현장뿐만 아니라 강남의 알짜 사업지로 꼽히는 주요 정비사업지까지 휘청이며 말 그대로 전국 정비사업 현장에 빨간불이 켜진 상황이다.

당장 이주를 앞둔 단지에선 조합원들이 대출을 받지 못해 사업 진행에 차질을 빚는 중이고, 이미 대출을 받은 지역에서는 추가 대출을 두고 금융기관에서 금리 인상을 요구해 금융비 증가에 따른 조합원 부담이 큰 폭으로 상승, 정비사업 현장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대표적인 현장이 신축 가구수만 3천여가구에 달하는 한강변 매머드 사업지인 신반포3차·경남아파트 통합재건축사업이다. 신반포3차·경남(래미안원베일리) 통합재건축조합은 지난달 조합원들에게 이주비 집단대출 금리 인상을 통보했다. 조합에 따르면 이주비 집단대출 금리가 종전 2%대에서 4.98%로 급등했다. 나아가 오는 12월부터 이주비 대출이자를 조합원들이 직접 내야할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 예상보다 입주시기가 지연되면서 사업비가 부족해진 탓이다. 

오는 24일부터 이주를 개시하는 서울 동작구 흑석11구역 재개발사업도 이주비 조달 문제로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시공자인 대우건설은 기본 이주비 LTV 40%외에 LTV 30%를 추가이주비로 조달하겠다고 제안했는데 높은 금리로 인해 조합원들의 불만이 커진 상황이다. 조합에 따르면 추가이주비 대출금리가 7.43%로 적용됐다. 나아가 대우건설이 2천억원 규모 이주비 대출 대주단 모집에 한차례 실패하면서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이주를 진행 중인 서울 은평구 갈현1구역 재개발사업에서는 이주비 금리 인상으로 조합원들이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이곳의 이주비 대출금리는 5%로, 기본이주비인 LTV 40%외에 추가이주비 LTV 30%의 경우 금리는 7.45%다. 또한 조합의 고지문에 따르면 추가이주비는 향후 금리가 인상될 여지까지 있어 조합원들의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경기 광명시 광명11R구역 재개발조합은 은행으로부터 이주비 대출금리를 기존 연 3.4%에서 5.68%로 상승해 달라는 요구를 받았다. 조합이 수용할 수 없다며 반발했지만, 은행측에서 이를 거부했다. 결국 조합은 사업지연을 막기 위해 울며겨자 먹기식으로 은행의 금리인상 요구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한편 최근 국세청의 유권해석이 나오면서 배당소득세를 절감하기 위해 조합원이 직접 이주비 대출 이자를 납부해야 하는 상황에서 금리가 크게 오르자 조합원들의 불만이 극에 달하고 있다. 심지어 이주비 대출이자 부담 증가로 사업을 포기하자는 조합원들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진희섭 주거환경연구원 부장은 “대규모 사업지 조차 이주비 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며 주택공급 계획에 차질이 생길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어 정부가 HUG 보증 등의 방법으로 정비사업 활성화를 뒷받침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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