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짝 열린 수직증축 리모델링… 조합들 셈법 복잡해졌다
활짝 열린 수직증축 리모델링… 조합들 셈법 복잡해졌다
‘파일공법’ 대치1차현대 안전성검토 통과 이후…
  • 최진 기자
  • 승인 2022.12.0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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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장풀리자 시장선 환호… 증축방식 1순위로 꼽혀 
사업장들 본격적인 가세… 기존 조합들도 전환 고심 
사업성·동 간격 장점에도 일부선 사업지연 우려

 

[하우징헤럴드=최진 기자] 최근 리모델링 시장이 ‘수직증축’으로 술렁이고 있다. 파일기초로 지어진 대치1차현대아파트가 지난달 수직증축을 위한 안전성검토를 최초로 통과했기 때문이다.

국내 아파트 대다수가 파일기초 아파트로 지어졌는데 최근 수직증축 가능성이 열려서 수평·별동증축으로 사업을 추진해오던 기존의 리모델링 조합들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수도권 내 파일기초로 지어진 아파트 중 절반 이상이 대치1차현대아파트처럼 사업 활로가 열린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다만, 같은 파일기초라고 할지라도 공법에 따라 종류가 다양하기 때문에 실질적인 통과 여부는 단지마다 상황이 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더불어 대치1차현대의 경우처럼 수직증축을 위한 안전성 검토가 수년간 걸릴 수 있어, 무리한 사업전환은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파일기초 첫 수직증축 허용… 국내 수직증축 2호 사례

서울 강남구 대치1차현대아파트가 송파구 성지아파트에 이어 수직증축 리모델링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 대치1차현대아파트 리모델링조합은 지난 10월 14일 국토안전관리원으로부터 공동주택 리모델링 수직증축을 위한 2차 안전성 검토 최종심의를 통과했다고 통보받았다.

이로써 대치1차현대는 지상 15층 120가구 규모에서 수직증축을 통해 지상 18층 138가구로 재탄생하게 됐다. 수직증축 리모델링은 기존 아파트 층수에 최대 3개층(15층 이하는 2개층)을 올리는 증축방식이다. 용적률이 높고 대지면적이 제한적이어서 수평·별동증축이 어려운 단지의 경우 가구수를 증가하려면 수직증축이 유일한 사업수단이다.

대치1차현대는 지난 1990년 준공된 32년차 노후단지로 지난 2017년부터 수직증축 리모델링을 추진해왔다. 조합과 협력업체들은 수직증축 안전성을 담보할 수 있는 데이터 값을 도출하기 위해 노력했고, 결국 5년여간의 시도 끝에 지난달 국토안전관리원의 2차 안전성검토를 통과했다.

대치1차현대 리모델링의 수직증축이 주목받는 이유는 파일공법으로 지어진 아파트 중 최초로 수직증축이 허용됐다는 점이다. 앞서 수직증축 1호 사업장인 송파 성지아파트의 경우 암반과 맞닿은 지내력 기초라는 특수성 때문에 수직증축 대중화 사례로 보기 어려웠다. 

반면, 대치1차현대는 국내 아파트의 90%이상을 차지하는 파일기초 아파트이기 때문에 수직증축 대중화의 길이 열렸다고 보는 것이다. 파일기초는 흙바닥에 파일을 암반까지 박아 아파트 하중을 지지하는 형태다.

▲수직증축 실효성 기대에 시장 반응 즉각적… 증축방식 1순위

수직증축의 빗장이 풀리자 일선 리모델링 현장에서도 즉각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수직증축 이점이 탁월한 리모델링 추진단지들이 본격적인 사업추진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서울 동작구 사당 극동·우성2·3단지 리모델링 추진위원회는 지난달 5일 조합설립을 위한 창립총회를 개최하고 본격적인 사업추진에 나섰다. 총가구수가 3,485가구에 이르는 매머드급 규모를 자랑한다. 현행법상 리모델링은 전체 가구수의 15%까지 증가할 수 있어, 리모델링이 이뤄지면 4천여가구 규모의 단지로 확장될 수 있다.

같은 날 서초구 서초유원아파트도 공개토론회를 개최하며 리모델링 조합설립 동의율 확보를 위한 주민소통에 나섰다. 해당 단지 용적률은 이미 265%에 달해 재건축이 어렵다는 것이 추진위의 설명인데, 포스코건설과 롯데건설, GS건설 등도 사업설명회를 개최하며 리모델링사업 추진에 힘을 실을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이들 단지들은 모두 수직증축 방식을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리모델링 증축방식은 △수평증축 △별동증축 △수직증축이 있고, 이를 연계해서 유기적으로 증축할 수 있다. 다만 수평증축과 별동증축의 경우 일정 기준의 대지면적이 필요하고 동간거리가 짧아질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정부가 지난 2014년 리모델링 활성화를 위해 수직증축 리모델링을 허용했을 당시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1기 신도시 아파트 대부분이 수직증축을 시도했을 만큼 수평·별동증축보다 사업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선 조합들, “수직증축 사업전환 어렵지만, 추가사례·시장반응 주시할 것”

파일기초 수직증축 허용사례가 나오면서 기존 조합들의 셈법도 복잡해지고 있다. 이미 수평·별동증축 등으로 사업노선을 정했지만, 단지의 미래가치와 주거 쾌적성 등을 높이기 위해 수직증축 카드를 검토하는 것이다.

수도권의 한 리모델링 조합장은 “수직증축이 지닌 장점이 명확하고 소유자들의 요구도 예상되기 때문에 향후 리모델링 시장흐름 등을 주시하면서 더 나은 방향을 저울질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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