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주택시장, 대응 모드 전환이 중요
2023년 주택시장, 대응 모드 전환이 중요
  • 김덕례 / 고려대학교 겸임교수
  • 승인 2022.12.2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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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징헤럴드] 올해 주택시장은 금리 영향으로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다. 지난해 7월까지 0.5%였던 기준금리는 올 11월 기준으로 3.25%까지 상승했다. 불과 16개월만에 9차례 인상하면서 만들어진 결과다.

중요한 것은 금리인상이 아직도 진행형이기 때문에 과격한 금리인상으로 인한 시장 변동성 위험이 2023년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점이다. 

금리인상 경험은 과거에도 있었다. 그러나 당시에는 금리인상 속도가 지금처럼 빠르지 않았다. 2005년 9월에 3.25%였던 기준금리는 2008년 9월에 5.25%가 되었다. 36개월에 걸쳐 2%포인트 인상되었다.

2010년 6월에 2%였던 기준금리는 2011년 6월에 3.25%로 1.25%포인트 인상되었다. 당시의 금리인상 속도는 과격하지 않았기 때문에 시장에서 시간을 가지고 충분히 적응하면서 감당할 수 있었다. 

그 결과 2005년 금리인상기에 아파트 값은 상승했고, 전셋값은 안정적인 상승흐름을 보였다. 2010년 금리인상기에 전국 아파트 값은 하락했지만, 서울 아파트값은 상승했고, 전셋값도 상승했다. 금리인상 영향이 지역에 따라, 상품 종류에 따라 달랐던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상당히 짧은 기간에 과거에 경험해 보지 못한 금리상승을 경험하고 있기 때문에 시장에 주는 충격은 과거와 다르다. 이러한 점에 유의하여 2023년 주택시장을 진단하고 준비해야 한다.

금리급등 영향으로 올해 6~7월경부터 아파트 값이 전국적으로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 가격폭등이 있었던 지역, 공급과잉 위험이 있었던 지역을 중심으로 가격 하락세가 매우 가파라지고 있다. 전세값도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다.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상한제를 활용한 전세가구들의 계약종료 시점에 전세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지만, 금리급등 영향과 집값 하락이 거세지면서 전세가격도 떨어지고 있다.

유례없는 기준금리 인상으로 역머니 무브 현상도 가속화되고 있다. 저금리로 시중에 있던 유동자금이 은행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은행이 수신금리를 올리면서 시중자금이 은행의 정기예금으로 몰리고 있다. 결과적으로 자금조달 비용이 증가하면서 은행은 대출 변동금리를 계속 올릴 수밖에 없는 악순환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금리급등으로 주택수요가 크게 줄어든 가운데 주택거래도 비정상적인 상황이다. 올 10월 기준으로 전국 매매거래는 45만건이다. 이는 5년 평균 매매거래 98만1천건의 45.9%에 불과한 수준이다. 서울의 거래상황은 더 심각하다. 10월까지 5만1천건의 매매거래가 있었는데, 이는 5년 평균 매매거래 24만5천건의 34.7%에 불과하다. 즉 금리급등으로 주택거래시장이 상당히 비정상적으로 작동되고 있다. 

주택공급 측면에서도 위험이 감지된다. 10월까지 인허가 물량은 42만8천다. 5년 평균 대비 7.1%정도 증가해 금리인상에 따른 위험은 없어 보인다. 그러나 문제는 착공과 분양이 줄고 있다는 점이다. 착공 물량은 33만1천호, 분양물량은 22만3천호다. 이는 5년 평균 대비 각각 △13.9%(착공) △10.3%(분양)가 줄어든 물량이다.

현재 착공과 분양이 줄고 있다는 것은 2~3년 후에 시장에 직접적으로 공급될 입주물량이 줄어든다는 이야기이다. 이는 금리급등으로 야기된 시장불안이 안정화되고, 주택시장이 정상화되었을 때 또 다시 주택수급 불안으로 인한 집값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따라서 주택공급기반이 훼손되지 않도록 하는 정책집중이 중요하다.

2023년에도 금리인상 영향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저금리 상황에 맞춰졌던 주택시장 정책시계를 고금리 상황으로 빠르게 변화시켜야 한다. 개인 소비자와 기업도 금리환경 변화를 고려한 의사결정에 좀 더 신중해질 필요가 있다.

김덕례 / 고려대학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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