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 재개발·재건축사업 규제완화 힘 받을까
신년기획- 재개발·재건축사업 규제완화 힘 받을까
초과이익환수제·분상제 여전히 걸림돌… 시장활성화 역부족
  • 문상연 기자
  • 승인 2023.01.17 13: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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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과이익산정·개별분배… 주민들 갈등만 부추겨 
합리화 방안도 도움안돼… 이익 발생시점서 부과를 
민간 분상제 폐지 절실… 조합들에 부담으로 작용
 조합원 지위 양도금지… 재건축·재개발 동등해야

 

[하우징헤럴드=문상연 기자] 정부가 정비사업 3대 규제의 대못을 뽑는 등 지속적으로 규제를 완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손봐야할 규제가 많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현 정부 출범 초기만하더라도 집값 상승 우려로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해온 것과 달리 최근 적극적인 규제 완화 방침을 세웠지만, 핵심 규제들은 여전히 장벽으로 존재하고 있어 정비사업 활성화를 도모하기엔 역부족이란 지적이다.

업계에서는 전 정부이전 수준으로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정부 공약을 지키는 것과 동시에 규제책들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해 시장의 불안감을 확실하게 해소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전면 재검토 필요… 초과이익 제대로 산출 못해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는 정부가 다방면으로 규제를 완화하고 있지만, 여전히 재건축사업 추진의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규제다. 지난해 9월 정부가 합리화 방안을 발표했지만, 근본적인 문제가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현재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자체가 조합원 개별의 이익을 계산해 초과이익분에 대한 부담금을 개별 부과하는 것이 아닌, 단순 재건축 단지 전체를 대상으로 초과이익을 일괄 계산한 뒤 조합원 개별에 분배하는 구조다. 이에 초과이익 산정 및 개별 분배과정에서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재건축사업에서 조합원들이 소유하고 있는 주택규모가 각각 다른데다가 분양받게 되는 주택규모 또한 개인별로 다르기 때문에 이를 분배하는 과정에서 갈등이 불가피하다. 또한 합리화 방안으로 인해 조합원 개인별 감면받는 내용이 상이해졌기 때문에 조합 업무는 이전보다 더욱 복잡해졌다. 조합원들의 개별 분배를 위한 추가 용역비가 불가피한 상황인데다가, 향후 조합원들이 개별 부담금 분배에 불만을 가져 소송들을 제기할 경우 막대한 소송비용이 발생하게 된다.

또한 개별 주택 취득시점과 취득가격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일괄 적용하기 때문에 조합원 개인당 실제 발생한 이익과 전혀 다른 초과이익이 산출될 수밖에 없다.

이같은 문제가 발생하는 원인으로 근본적인 제도의 구조가 잘못됐다는 지적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를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재건축 단지 전체에 부과하는 방식이 아니라 재건축사업으로 인한 조합원 개인별 이익을 계산해 개별부과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입주 후 1년 안에 수억원에 달하는 부담금을 납부해야 되는 방식이 아닌 실제 이익이 발생한 시점에 부과금을 부담하는 방식으로 변경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부담금 부과액도 더욱 감면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지난해 발표한 개편안대로라면 부담금 규모가 10억원 이상으로 예측되는 서울 강남권 재건축단지들은 당초 예정액에 비해 감면 효과가 10% 수준을 넘지 않을 전망으로 사실상 감면 효과가 거의 없다.

또한 큰 감면혜택을 보는 지방은 부담금이 부과되는 것만으로 조합원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이에 재건축 부담금이 투기방지를 위해 도입된 제도인 만큼 투기지역이 아니라고 판단되는 비규제지역 등은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적용을 제외시켜야 한다는 지적이다. 

▲“규제 강화 이전 수준으로 환원”… 공약 이행위해서라도 민양가 분양가 상한제는 폐지가 마땅

현 정부 출범 당시 대표 공약이 부동산 규제 완화였다. 하지만 부동산 가격 상승을 우려해 시장에 거의 영향이 없는 소극적인 완화책만 펼쳤다. 규제의 주요 타깃인 서울 및 수도권 등 핵심지역에는 규제완화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금리가 급등하고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자 그제서야 핵심지역에 대한 규제 완화가 이뤄지고 있다.

때문에 정부의 규제 완화책이 실제 시장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가격은 오르고 내리고를 반복하는데 정비사업은 공급까지 수년 이상 걸리는 장기사업인 만큼 시각을 달리해야 된다고 지적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정비사업을 통해 물량을 제때 공급할 수 있도록 시장 상황에 따라 규제를 풀고 조이는 것이 아니라 일정하고 꾸준하게 공급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제도를 개편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규제가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다. 최근 국토부가 서울 강남3구와 용산구를 제외한 전국 전지역에 대해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지역을 해제키로 했지만, 이전 정부 이전시점으로 회귀해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자체를 폐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분양가 상한제가 조합들에게 부담으로 적용돼 사업 자체를 미루거나 중단할 우려가 있다. 특히 현재처럼 적용지역이 주택시장 상황에 따라 변할 수 있기 때문에 규제가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또한 주택도시보증공사와 지자체의 분양가 심의 등으로 충분히 대체 가능해 폐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규제지역에 대한 적용 기준도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 지난 정부 초기만하더라도 핵심 지역 위주로 규제지역을 지정하자 풍선 효과로 인접한 지역들의 부동산가격이 상승했다. 이에 규제지역이 점점 늘어나면서 사실상 전국 모든 지역이 규제지역으로 지정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현 정부에서도 최근까지 총 4차례에 걸쳐 규제지역을 서서히 풀어주고 있지만, 부동산 가격이 들썩일 경우 이전 정부와 같은 상황이 재현될 가능성이 크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재건축 규제완화는 결국 국민의 주거환경을 개선하고 주택공급을 늘리는 차원에서 독보다는 득이 더 많다는 것을 정부는 이해하고 규제만이 능사가 아님을 알아야 한다”라며 “최소한의 규제는 필요하겠지만, 시장 상황과 상관없이 공급 물량은 일정하고 꾸준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급작스런 규제의 변화가 일어나지 않도록 안정성을 보장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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