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모아타운 밀어주기 어설픈 市政에 주민 갈등
서울시 모아타운 밀어주기 어설픈 市政에 주민 갈등
창3동, 재개발·모아타운 추진단체 양립
서울시·도봉구 규정 어기고 대립 부추겨
  • 최진 기자
  • 승인 2023.02.06 10: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하우징헤럴드=최진 기자] 서울시의 과도한 모아타운 밀어주기 행정이 재개발지역의 주민갈등을 초래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주민들은 모아타운 공모 요건에서 재개발 추진지역을 제외한다는 규정이 있음에도 불구, 서울시가 고의로 모아타운 접수를 받은 후 중복사업을 문제삼아 재개발을 가로막았다며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서울 도봉구 창3동 주민들은 지난 2021년 서울시 신속통합기획을 시작으로 통합재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창3동 재개발 추진준비위원회에 따르면 해당 지역은 지역 노후도가 78%에 이르고 주택이 밀집해 소방도로 조차 마련하기 힘든 낙후지역이다.

또 대지면적이 약 19만㎡에 이르기 때문에 소규모 정비사업보다 체계적인 대규모 재개발사업이 필요하다는 것이 추진준비위의 설명이다. 일부 구역이 모아타운으로 정비된다 하더라도 도로나 상하수도 등 주변의 기반시설이 매우 낙후돼 있어, 모아타운의 새 거주자들조차 불편을 겪어야하기 때문이다.

이에 창3동 추진준비위는 지난 2021년 12월 공공재개발 2차 후보지 공모가 시작되자, 지난해 2월 28일까지 주민동의 30%를 확보해 도봉구청에 신청서를 접수했다. 그러나 이후 후보지 검토과정에서 모아타운이 중복 접수된 상황이 확인되면서 심사에서 탈락했다. 

주민들은 서울시 모아타운 사업부가 해당 사안을 인지했음에도 불구하고 실적을 쌓기 위해 중복접수를 받아 재개발이 무산된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의 모아타운 공모신청은 지난해 2월 14일부터 시작됐고, 이후 2월 28일 변경 공모를 통해 공공재개발 2차 후보지 신청지역은 대상에서 제외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변경 공모가 발표된 날이 바로 창3동 준비위가 공공재개발 2차 공모신청을 접수한 날인데 서울시 공모에 따르면 사실상 모아타운 공모가 접수돼서는 안 되는 상황이다.

서울시는 후보지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공공재개발과 모아타운이 중복된 점이 확인됐고 규정에 따라 후보지에서 탈락했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모아타운 사업부 관계자는 “창3동 공모신청을 검토하던 중 공공재개발이 신청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결국 두 사업이 모두 유보된 것”이라며 “구역경계를 중복하지 않고 신청하는 것은 구청에서 당연히 정리했어야 하는 사항”이라며 구청에 책임을 떠넘겼다.

하지만 주민들은 서울시 모아타운 사업부가 공공재개발 추진지역임을 알고도 모아타운을 중복신청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기준 창3동 재개발 추진준비위원장은 “도봉구청 담당자가 공공재개발 공모신청 지역임을 알리면서 모아타운 접수를 받지 말아야 하는 것을 물었을 때, 서울시 모아타운 사업부가 ‘접수되면 무조건 올려라’고 해서 모아타운이 접수됐다”라며 “담당자들과의 통화녹취가 다 있고 어떤 공문과 질문이 오갔는지 다 알고 있는데, 나중에 문제가 되니까 담당자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일갈했다.

결국 서울시의 허술한 행정으로 현재 창3동에는 재개발 추진단체와 모아타운 추진단체가 양립하며 주민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양 단체가 서로의 사업에 대한 반대동의서를 징구하며 갈등이 증가돼, 재개발 추진 여부가 불투명해지고 있다.

노기준 위원장은 “서울시가 모아타운 실적에 과욕을 부린 점을 반성하고 공공재개발 후보지를 원점에서 재검토해주길 바란다”라며 “주민갈등을 증폭시킨 책임을 모르쇠로 일관할 경우 주민들은 모아타운 사업부와 담당자들에 대한 집단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