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면받던 재건축 신통기획… 1년만에 인기몰이 ‘왜’?
외면받던 재건축 신통기획… 1년만에 인기몰이 ‘왜’?
사업현장 분위기 반전 원인과 전망
  • 문상연 기자
  • 승인 2023.04.17 10: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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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만해도 신청 저조
올들어 여의도·강남 등
핵심단지들 대거 합류

자문방식 도입하면서
기획설계용역 발주없이
계획수립기간 단축 기대

재건축단지 20곳 진행
목동·상계까지 붐확산

 

[하우징헤럴드=문상연 기자] 재개발사업과 달리 재건축사업에서 관심받지 못했던 신속통합기획이 최근 분위기가 완전히 뒤바뀌었다.

작년까지만 해도 신청하는 단지 수가 저조했을 뿐만 아니라, 그마저도 철회가 줄을 이었던 반면 최근 여의도 강남 등 내로라하는 핵심 단지들에서 신속통합기획을 신청하는 곳들이 늘어나고 있다. 또한 목동신시가지 아파트들도 신속통합기획 도입을 적극 검토하면서 재건축시장에 뒤늦은 ‘신통기획’ 바람이 불고 있다. 

▲공공재건축과 마찬가지로 외면받았던 신속통합기획 재건축

지난해까지만 해도 신속통합기획을 신청하는 재건축단지들은 극히 드물었다. 주거정비지수제 폐지 등 규제 완화 지원대책이 뒷받침된 재개발과 달리, 재건축은 뚜렷한 지원대책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에 시는 재개발의 경우 수요가 많아 연 1회 공모방식으로 후보지를 선정했지만 재건축은 상시 모집으로 후보지를 선정했음에도 참여도가 저조했다.

실제로 지난 2021년 시가 최초로 신속통합재건축 후보지로 발표한 곳은 7곳으로, 모두 정비계획을 수립하거나 변경하는 과정에서 장기간 사업이 지연되거나 답보상태에 놓인 현장들이다. 세부적으로 △구로 우신빌라 △여의도 시범아파트 △대치 미도아파트 △송파 장미1·2·3차아파트 △송파 한양2차아파트 △고덕 현대아파트 △미아 4-1구역 등이다. 이 단지들은 주민들이 직접 신청한 것이 아니라 시에서 먼저 신속통합기획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아가 신속통합기획을 신청한 단지에서도 철회가 줄을 이었다. 신통기획 1호로 지정됐던 서울 송파구 오금현대아파트와 서초구 신반포4차는 주민들의 반대로 신통기획 참여를 철회했다. 송파구 한양2차의 경우 지난해 주민 85.2%의 반대로 신통기획의 철회를 요구했으나, 서울시가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갈등을 벌이기도 했다. 

신속통합기획 재건축사업이 외면 받았던 이유는 시가 신속통합기획에 참여할 경우 각종 도시계획과의 정합성 검토나 층수 규제 등을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다며 재건축단지들의 참여를 독려했지만 실제로 재개발과 달리 큰 혜택이 없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과도한 임대주택 비율 등 공공성 기여를 요구해 신청했던 단지들마저도 등을 돌린 것이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는 “행정 절차를 간소화시킨다지만 기본적으로 행정기관이 절차를 주도하는 과정에서 기부채납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돼, 다른 선택지가 더 효과적이라고 판단한 단지들의 철회가 많았다”며 “최근 서울시가 패스트트랙 도입 등으로 제도를 보완하면서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패스트트랙’ 도입…기획설계에서 자문방식으로 바뀌며 신청 급증

지난해까지 재건축단지들에게 외면 받았던 신속통합기획이 최근 완전히 분위기가 바뀌었다. 올해 초 서울시가 제도를 보완하면서 재건축단지들이 신청을 적극 검토하게 된 것이다. 

지난 1월 서울시는 신속통합기획의 속도 인센티브를 더욱 향상하기 위해 기존의 기획방식과 더불어 자문방식을 도입한 ‘신속통합기획 개선방안’을 수립했다. 신속통합기획에 자문방식을 도입하면서 주민제안이나 지구단위계획 등 기존 계획이 마련된 지역은 기획설계 용역 발주 없이 자문을 통해 계획수립 기간을 단축할 수 있게 됐다. 

기존 신속통합기획에서는 서울시가 직접 정비계획을 기획하고 사업의 방향을 제시해왔다.

새롭게 도입된 자문방식의 주요 타깃은 재건축사업이다. 자문방식을 적용하는 대상지가 원칙적으로 주민제안과 지구단위계획 수립지역이기 때문에 이를 모두 수렴하는 것이 대부분 재건축단지이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시는 공공기여분에 대한 반발이 큰 단지의 경우 임대주택 비율을 낮추고 다른 공공시설 기부채납을 늘리는 등의 기부채납 방식에서도 유연한 대안을 제시하면서 재건축사업의 호응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나아가 서울시의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까지 더해져 한강변 재건축 단지들의 참여도가 급속도로 늘고 있다.

여의도 대교아파트 재건축 추진위원회 관계자는 “기존 신속통합기획의 가장 큰 문제점이 시가 직접 정비계획안을 수립해 과도함 임대주택 요구 등 주민 의견이 배제됐기 때문”이라며 “자문방식을 통해 계획안 자체를 주민들이 만들고 기부채납에 대해서도 시가 유연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많은 재건축 단지들이 신속통합기획 신청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의도·서초·잠실 등 주요 재건축단지 20곳 신속통합기획 적용

새로운 서울시의 신속통합기획은 재건축단지들 사이에서 뜨거운 이슈로 부상했다. 여의도를 시작으로 주요 재건축단지 20곳이 신속통합기획 재건축 대열에 합류하면서 속도를 내고 있다. 

시에 따르면 현재 신속통합기획안이 확정된 단지는 여의도 시범·한양, 대치 미도, 구로 우신빌라, 미아4-1, 신반포2차, 상계5, 신향빌라 등 8곳이다. 또한 잠실장미1·2·3차, 고덕 현대, 송파 한양2차, 압구정2·3·4·5구역, 개포 우성·현대·경남과 서초 진흥 등은 신통기획을 진행 중이다. 

시는 이들 단지들에 대해 지역 특성에 맞는 맞춤형 도시계획 기준을 적용할 계획이다. 

특히 가장 속도를 내고 있는 곳은 여의도 재건축 단지들이다. 이곳 단지들은 신속통합기획 재건축을 통해 초고층 재건축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여의도 시범아파트는 신속통합기획으로 최고 65층으로, 한양아파트는 최고 54층 등으로 조성될 예정이다. 이외에도 공작(최고 49층), 삼부(최고 55층), 대교(최고 59층) 등도 신속통합기획 절차를 진행 중이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안전진단 완화로 그동안 눌려있던 재건축단지들이 사업추진에 속도를 내면서 여의도뿐만 아니라 서초·송파·강남은 물론 목동·상계까지 신속통합기획 재건축 붐이 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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