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 임대주택 비현실적 매각價에 용적률 잠식…공적부담 ‘이중고’
재개발 임대주택 비현실적 매각價에 용적률 잠식…공적부담 ‘이중고’
재개발·재건축조합들 임대주택 제도개선 ‘목청’
  • 최진 기자
  • 승인 2024.05.13 12: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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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한 부담이 사업 발목
임광1·2차아파트 재건축
임대비율 논란 사업중단

송파한양2차아파트도
1년 가까이 사업 지연

표준건축비, 공사비 절반
조합에 오롯이 부담 전가

 

[하우징헤럴드=최진 기자] 재개발·재건축 정비사업 정책지원이 이어지면서 공공임대주택 공적부담 개선에 대한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실제 공사비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매각가격과 용적률 인센티브까지 갉아먹는 이중손실 구조가 정비사업 시행자에게 가장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재개발·재건축의 핵심 규제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정부·지자체도 임대주택 부담을 완화하는 도시계획을 발표하면서 부작용을 초래하는 임대주택 제도개선의 필요성이 더욱 힘을 받고 있다. 

▲과도한 임대주택 부담에 재개발·재건축 속도 저하

서울시는 지난 3월 21일 제3차 도시계획위원회를 열고 서초구 방배동 임광1·2차아파트 재건축사업에 대한 정비구역 해제 안건을 가결했다. 정부·서울시의 지속적인 정비사업 지원정책에도 불구, 구역지정 후 4년간 조합설립 추진위원회 구성에 실패하면서 결국 사업이 중단된 것이다.

임광1·2차아파트는 지난 1985년 지어진 준공 40년차에 다다른 418가구의 노후단지다. 지난 2019년 9월 정비구역으로 지정됐지만, 이후 용적률 완화와 임대비율 증가를 두고 주민 간 이견이 발생했고 결국 4년동안 간극을 좁히지 못했다.

정비계획은 임대주택 148가구를 부담하는 조건으로 용적률을 299.9%까지 완화하기로 했지만, 과도한 임대주택 비율 때문에 곧장 분담금 논란이 발생했고 결국 정비구역 해제라는 사태에 이르렀다.

서울 송파구 한양2차아파트도 임대주택 문제로 사업이 지연됐다. 지난 3월 20일 서울시 신속통합기획안이 접목된 정비계획안을 제출하면서 사업 정상화가 이뤄졌지만, 정작 신통기획안이 확정된 시점은 지난해 9월이라는 점에서 사업지연이 1년가량 진행된 것이다. 

송파한양2차아파트는 지난 1984년 송파동 151번지 일원 6만2,370.3㎡ 부지에 744가구 규모로 지어진 준공 40년차 노후단지다. 지난해 9월 신통기획안에 따르면 이 단지는 최고 31층 규모의 약 1,270가구로 변모할 예정이지만, 고도제한과 더불어 임대주택 공적부담으로 주민의 80%가 신통기획을 반대해 대표적인 신통기획 불화현장으로 꼽혔다.

결국 신통기획을 접수했던 이전 집행부는 모두 해임됐고 2기 집행부가 나서서 서울시와 9차 자문회의까지 설전을 벌인 끝에 임대주택을 감소시키면서 사업이 정상화됐다. 당초 270가구에 이르던 임대주택은 지속적인 협상 끝에 220가구 수준으로 완화됐다. 임대주택 부담이 완화된 후 조합의 설득 끝에 비로소 정비계획 입안동의서를 제출할 수 있었다.

▲실제 공사비 절반수준의 표준건축비, 손해는 조합 몫

서울 서대문구 홍제3구역도 임대주택 문제로 사업지연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시공자인 현대건설과 공사비 갈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서울시가 절반 수준의 공사비로 임대주택을 요구하고 있어, 조합의 사업추진이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지하철3호선 무악재역에 인접한 홍제3구역은 용적률 280%를 적용해 최고 23층 총 620가구를 짓는 사업으로 할당받은 임대주택 공적부담은 80여 가구에 이른다.

정비업계에 따르면 조합과 시공자 간의 공사비 줄다리기는 800만원대 중반이 거론되고 있지만, 서울시가 표준건축비로 매입하는 표준건축비는 400만원에도 못 미친다. 실제 공사비를 3.3㎡당 830만원으로 가정하면 임대물량이 차지하는 총공사비는 280억원 수준이지만, 표준건축비에 따른 서울시 매입가격은 125억원 수준이라 나머지 비용은 오롯이 조합원 분담금 상승으로 전가되는 상황이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동의서징구 8일 만에 동의율 요건을 충족시킨 송파한양2차와 같이 주민들의 재건축 열의가 높은 현장이라 하더라도 과도한 임대주택 부담은 사업을 지연시키는 핵심 규제로 인식되고 있다”라며 “과거에는 단순히 임대단지에 대한 거부감에서 비롯된 주민반대였다면, 최근에는 실제 공사비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비현실적인 표준건축비와 이에 따른 조합원들의 분담금 증가로 정비사업의 사활이 걸린 반대가 이어지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사업시행자에 가장 부담되는 공적부담, 임대주택 개편 절실

전문가들은 공사비 인상이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정비사업 조합에게 가장 부담되는 공적부담이 임대주택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우선 임대주택 스스로가 아파트 용적률을 차지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일회성 비용부담으로 끝나는 토지 및 기부채납 시설과 달리 이중으로 사업성을 떨어트린다는 것이다. 

또 현실성이 떨어지는 표준건축비 매각으로 실제 공사비와 간극이 벌어지는 만큼 손해가 고스란히 사업시행자에게 전가되기 때문에 조합원들의 분담금을 널뛰게 하는 악재가 된다는 것이다. 나아가 임대주택 비율이 높아질수록 단지의 상품성이 떨어져 미분양 리스크도 증가하는 총체적인 부작용을 초래한다는 설명이다.

이태희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원은 “임대주택은 정비사업 시행자에게 가장 불합리하게 요구되는 공적부담임에도 불구하고 서울시가 가장 강력하게 요구하는 것이기 때문에 현장에서 가장 개선이 필요한 핵심규제로도 풀이된다”라며 “임대주택 부담의 경우 조례와 기본계획 변경을 통해 일정부분 개선이 가능한 만큼, 사업추진에 어려움을 겪는 현 시점에서는 반드시 해당 규정을 개선하는 것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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