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주택시장 변화와 과제
특별기고-주택시장 변화와 과제
부동산가격 하향 안정화 지속… 주택투자·수익 감소는 불가피
  • 김우진 원장 / 주거환경연구원
  • 승인 2024.06.04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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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산세·금융비 등에 매각차익위주 투자 줄어
투자수요 축소 따른 민간 임대주택시장 급랭
개발이익 기반의 정비사업 사고전환 고민해야 

 

1. 문제의 인식

지난 정부 5년(2017.5.~2022.5.)간 가구 수 증가에 비해 주택공급이 적지 않았으며, 27번에 걸친 ‘부동산안정 대책’에도 불구하고 주택가격은 지속적으로 급등했다. 

그럼에도 빈집은 매년 증가해 서울의 경우 2만호를 넘었다. 그러다 2022년 3분기부터, 현 정부가 들어오면서 거래절벽이 나타나고 가격은 하락하기 시작했다. 미래를 대비하는 첫 걸음은 이러한 주택시장 변화의 원인을 파악하려는 노력일 것이다. 

2. 주택시장 변화 Ⅰ

상품의 가격은 수요와 공급의 관계에서 결정된다. 지난 정부 때의 주택가격 급등의 첫째 원인은 수요의 급증이었다. 주택수요는 직접 거주하기 위해 주택을 구입하는 실수요와 매각차익이나 임대료 수입을 목적으로 하는 투자수요로 대별할 수 있다. 

실수요 변화를 보여주는 지표중 하나가 자가점유율 변화이다. 전국의 경우 2019년 자가점유율은 58.0%였는데 2020년에는 57.9%, 2021년에는 57.3%로 하락했다. 그럼에도 주택가격은 급등했다.  

국토부의 ‘주거실태 조사’에 따르면 주택소유자중 2채 이상을 소유한 가구가 2016년의 경우 198만가구로 전체주택소유자의 14.9%였다. 그러나 2021년에 314만5천가구로 주택소유자의 26.1%로 급증했다.

우리의 경우 제4차 산업혁명의 결과 2010년대 후반부터 소득구조에 변화가 왔다. 상위 30% 가구들의 소득은 코로나 사태를 거치면서도 지속적으로 상승했고, 중위40% 가구들은 큰 변화가 없는 반면, 하위 30%가구들의 소득은 ‘공공이전 소득’이 적었다면 오히려 줄어들었다. 

코로나와 함께 시작된 경기 침체에 대응하여 정부는 저금리와 양적완화 정책을 시행했다. 상위 30% 가구들은 저금리 대출을 받아, 실거주 목적뿐만 아니라 투자목적으로도 주택을 구입, 주택가격 상승을 선도했다. 

엔에이치(NH)투자증권 자료에 따르면 2021년 1분기 기준 가계대출 잔액의 63.2%는 상위 30% 고소득층이 차지하고 있었다.

또한, 지난 정부에서는 철거 위주로 진행되던 주택재정비사업을 점진적으로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도시재생으로 정책 기조를 전환했다. 뉴타운구역을 해제하고, 안전진단 요건을 강화하고, 재건축초과이익 환수제를 도입하는 등 철거 재정비사업을 억제하기 시작했다. 

철거 재정비사업은 100호의 주택을 철거하여 110호의 주택을 공급하는, 따라서 숫자상 증가하는 호수는 10호에 불과하다. 그러나 2G 핸드폰과 같은 주택이 철거되고 소비자가 원하는 5G 핸드폰과 같은 아파트가 110호 공급되므로 신규주택 공급은 10호가 아닌 110호이다. 

결과적으로 원하는 지역에 원하는 주택이 공급되지 않은 상황에서 초저금리의 풍부한 유동성이 신규아파트와 재정비사업 주택가격을 끌어 올리고 주변으로 확대된 것이다.

우리의 전세제도도 투자수요 확대에 일조했다. 10억원의 주택이 5% 상승한다 할 때, 순수 자기자금으로 투자한다면 투자수익률은 5%(각종 세금이나 타 비용은 감안하지 않고)이다. 이를 6억원에 전세를 주고, 2억원을 4% 대출을 받아 투자한다면 수입총액은 ‘매각차익 5천만원-금융비용 800만원=4,200만원’이다. 본인이 투자한 금액은 2억원이므로 수익률은 21%에 이른다. 

주택가격이 상승하는 시기에 전세제도는 적은 돈으로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지렛대(Leverage) 역할을 한 것이다. ‘갭 투자’나 ‘전세사기’도 전세제도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지난정부에서 주택가격 안정을 위해 보유세 중과, 전매제한, 임대료 통제까지 시행했으나 주택가격 급등을 막지 못했다. 주택투자의 목적이 매각차익인데 운영수익을 축소시키는 정책들은 투자수요를 줄이는데 한계가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주택가격이 상승하면서, 사업성이 없어서 ‘오도 가도 못하고 있던 재개발·재건축사업’들이 재개되기 시작했다. 뿐만 아니라, 투자수요의 급증은 역설적으로 전세시장의 안정을 가져왔다. 

임대주택시장의 관점에서 보면, 2채 이상 소유가구의 증가는 임대주택 공급 증가를 의미한다. 따라서 한국부동산원의 서울아파트 주간 전세가격 지수 변화를 살펴보면, △2017.1.2.에 92.7, △2019.1.7.에 94.1, △2021.1.4.에 98.4로 주택가격은 급등해도 전세가는 안정된 현상을 보였던 것이다.

그러나 주택가격 급등은 자산의 불평등을 악화시켜 사회적 갈등을 심화시켰다. 국토교통부 ‘주거실태조사’에 의하면, 지난 2016년·2021년 사이 소득계층별 자가가구 비율을 살펴보면, 중소득층 가구는 59.4→61.9%로, 고소득층 가구는 73.6→74.6%로 증가했다. 그러나 저소득층 가구들은 초저금리에서도 46.2→44.8%로 오히려 줄어들었다.

또한 같은 기간 세대별 자가가구 비율 변화를 살펴보면, 40대 이상 가구들의 자가가구 비율은 높아졌다. 그러나 20대는 7.6→6.3%로, 30대는 45.1→35.7%로 낮아졌다. 

자가 가구들은 주택가격 상승에 따른 과실을 가질 수 있었으나, 주택을 구입할 수 없는 가구들의 ‘상대적 박탈감’은 커졌다. 소득의 양극화에 더해, 주택을 매개로 소득계층 간 그리고 세대 간 자산의 양극화가 심화된 것이다. 결국, ‘평등’이라는 진보정권의 정통성(Legitimacy)이 부동산에서 무너진 것이다. 

3. 주택시장 변화 Ⅱ

그러나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의 결과 우리경제는 침체기에 빠져들고, 가구소득도 미래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었다. 상위소득 가구들의 소득도 증가세는 둔화되었고, 금리는 상승하기 시작했다. 가구 수 증가세는 둔화되는 반면, 지난 주택가격 급등 시 인·허가 받은 주택들이 준공되기 시작했다. 

또한 지난 정부 후반기에 사업이 재개된 재정비사업도 완공되기 시작하면서 ‘원하던 곳의 원하는 주택 부족’ 문제도 완화되었다. 이러한 변화들이 겹쳐 나타나면서 2022년 3분기부터 거래절벽이 나타나고, 가격이 하락하기 시작했다. 

투자수요가 감소하면서 신규 민간임대주택 공급은 줄어들고, 기존 다주택자들은 보유 주택을 자녀에 증여 혹은 매각했다. 이에 따라, 지난 정부 때와는 반대로 주택가격은 하락하나 전세가는 상승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4. 주택시장 전망과 과제

우리 경제에 대한 전망은 비관적은 아니지만 낙관적이지도 않다. 또한 소득의 양극화가 개선될 전망도 밝지 않다. 금리는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나 코로나 초기와 같은 초저금리로 하락하지 않을 전망이다. 또한 주거용 오피스텔을 포함하면 주택의 절대적 부족상태는 이미 넘어섰으며, 가구 수 증가는 둔화되고 있다. 

통계청 장래가구 추이 분석에 의하면 서울시는 2029년에 정점에 이르는 것으로 추계되고 있다. 증가수를 살펴보면, 2023년 1만9천가구, 2024년 1만8천가구, 2025년에는 1만5천가구, 2029년에는 2,341가구 증가하다 2030년에는 32가구 감소하는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반면 공급의 경우, 물론 인·허가를 받고도 착공하지 않은 경우와 준공 지연된 경우도 있지만, 서울의 경우 2021년에 인·허가 된 8만3천호가 2024년에, 2022년에 인·허가된 4만3천호가 2025년에 준공될 예정이다.

결론적으로 지역에 따른, 주택유형에 따른 가격 변동은 있겠으나 전반적 주택가격은 하향 안정화 될 전망이다.

주택가격이 안정화 되면 첫째, 재산세, 금융비용, 수선유지비, (간주)임대소득세 등을 지출하면서 주택에 자금을 묶어두는, 매각차익 위주 주택투자는 점차 줄어들 것이다. 둘째, 한편에서는 이러한 지출 때문에 기존 전세를 반전세나 월세로 전환하고 있고, 베이비붐 세대가 대부분 은퇴하면서 이러한 추세는 가속될 것이다. 

투자수요가 축소되면, 민간임대주택 시장이 축소되고, 임대료는 상승하기 마련이며, 임대시장에서의 낙수효과(Trickle Down Effects)는 줄어든다. 그러나 단기간에 공공부문이 이를 커버하기는 어렵다. 

종국적으로 가장 큰 피해자는 지금의 무주택 저소득가구와 2030세대들이 될 것이다. 지난정부 때 이들의 불만은‘상대적 박탈감’이었으나, 이제는‘절대적 박탈감’으로 현 정부에 부담이 될 것이다. 

임대시장의 안정을 위해서는 임대주택이 지속적으로 공급되어져야 한다. 투자수요가 매각차익 위주에서 운영수익 위주로 바뀌고 있는 상황에서, 운영수익을 억제하는 규제들은 임대주택 공급을 위축시킨다. 

실제 리츠나 기관임대사업도 임대료 규제와 보유세가 중과되면서 운영수입으로 운영경비를 충당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종부세의 전면폐지를 고민해야 되며, 먼저 보유세 중과와 합산과세부터 폐지하는 조치가 이루어져야 한다. 

독일의 경우처럼 민간임대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 임대인에게 적정 임대수익을 보전하는 정책을 도입하지는 못해도, 임대주택 축소를 유발하는 임대료 규제는 무주택자를 위해 폐지되어야 한다. 반면, 저소득층과 2030세대를 위한 월세지원 대책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 

주택재정비 사업에서, 조합원 본인이 거주할 주택과 노후생활을 위한 임대수입을 목적으로 소형주택을 한 채 더 받는 1+1 정책을 장려하여 임대주택공급을 확대해야 한다. 또한 전매제한과 실거주 의무와 같은 규제를 철폐해서 임대시장의 유동성을 확대시켜야 한다. 

주택가격은 하향 안정화 되는 반면, 공사비는 지속적으로 상승한 결과 재정비사업도 양극화가 심화될 것이다. 도시 외곽의 많은 노후·불량 주택들은 사업성이 없어서 기존사업은 중단되고, 신규 사업은 시작되기 힘들 것이다. 

향후 3기 신도시가 공급되면, 방치되고 있는 노후불량주택들은 시장에서 더욱 외면될 것이다. 지금은 빈집이 드문드문 생기고 있는 상태이나, 가구가 줄어 들 것으로 전망되는 2030년부터(서울의 경우)는 서구에서 경험한 슬럼(slum)이 또 다른 사회문제로 대두 될 것이다. 

개발이익에 바탕을 둔 재개발·재건축 사업에서, 재개발사업은 다시 도시계획사업으로 전환할 것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김우진 원장 / 주거환경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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