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 차입방법·이율·상환방법’ 결의방식
‘자금 차입방법·이율·상환방법’ 결의방식
  • 진상욱 대표변호사 / 법무법인 인본
  • 승인 2024.06.10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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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징헤럴드] A재건축조합은 창립총회를 개최하면서 총회안건으로 ‘자금의 차입과 조달방법, 이율 및 상환방법 승인의 건’을 상정하여, “재건축사업의 시공사 선정시까지 필요한 운영비 및 사업비 자금의 차입은 토지등소유자의 납부금과 협력업체의 입찰보증금 및 대여금으로 조달하고 상환은 조합설립인가 후 시공사를 선정하여 입찰보증금으로 정산한다”는 내용을 의결했다. 이와 더불어 조합 예산안에 관한 안건도 의결했다. 

그 후 A재건축조합의 조합장 갑은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로부터 1억원의 자금을 차입해 정비사업비로 지출했고, 시공자 선정 후 시공자로부터 받은 입찰보증금을 대여금으로 전환해 기존 차용금을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에게 상환했다. 위와 같은 조합장 갑의 자금차입 행위는 적법한가?

도시정비법 제137조 제6호는 45조에 따른 총회의 의결을 거치지 아니하고 같은 조 제1항 각 호의 사업을 임의로 추진한 조합임원을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45조 제1항 제2호는 자금의 차입과 그 방법·이자율 및 상환방법을 총회의 의결을 거쳐야 하는 사항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처럼 도시정비법이 일정한 사항에 관하여 총회의 의결을 거치도록 하고 이를 위반한 조합 임원을 처벌하는 벌칙규정까지 둔 취지는 조합원들의 권리·의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항에 대하여 조합원들의 의사가 반영될 수 있도록 절차적 참여 기회를 보장하고 조합 임원에 의한 전횡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대법원 2016.10.27. 선고 2016도138 판결). 

따라서 조합의 임원이 사전 의결 없이 자금차입 등 조합원의 부담이 될 계약을 체결했다면 이로써 도시정비법 제137조 제6호를 위반한 범행이 성립한다.

그러나 정비사업의 성격상 조합이 추진하는 모든 업무의 구체적 내용을 총회에서 사전에 의결하기는 어려우므로, 위 도시정비법 규정 취지에 비추어 사전에 총회를 열어 추진하려는 계약의 목적과 내용, 그로 인해 조합원들이 부담하게 될 부담의 정도를 개략적으로 밝히고 그에 관해 총회의 의결을 거쳤다면 사전 의결을 거친 것으로 볼 수 있다(대법원 2010.6.24. 선고 2009도14296 판결, 대법원 2015.9.10. 선고 2015도9533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총회 의결 없이 조합의 부담이 늘어나는 계약을 체결해 조합원의 이익이 침해되는 일이 없도록 하면서도, 기존 총회 의결 과정에서 조합원들의 부담 정도를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정보가 제공된 상태에서 장차 그러한 계약이 체결될 것을 의결한 경우에는 사전 의결을 거친 것으로 보아 정비사업의 원활한 추진에 지장이 없도록 조화롭게 해석할 필요가 있다(대법원 2018.6.15. 선고 2018도1202 판결 참조).

위 법리에 따르면,‘자금의 차입과 그 방법·이율 및 상환방법’에 대해 사전 의결이 있었다고 보기 위해서는 총회 의결 과정에서 조합원들의 부담 정도를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정보가 제공되어야 할 것이다. 

위 사례의 경우 조합 창립총회에서 ‘자금의 차입과 조달방법, 이율 및 상환방법 승인의 건’의 안건이 결의된 사실은 있으나, 위 결의 당시 조합원들에게 차입의 필요성 및 차입금의 규모에 관한 기초 내용, 즉 시공사 선정시까지 필요한 운영비 및 사업비, 예상되는 토지등소유자의 납부금, 자금차입에 관한 이율의 상한선 및 협력업체의 입찰보증금 등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 이루어지지 않았던 바, 이에 따르면 조합원들이 시공사 선정시까지 필요한 차입금 및 이율의 상한 등에 관한 대략적인 범위를 예상하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다. 

이에 더하여 창립총회 안건으로 조합 예산안 승인의 건이 상정돼 의결되었으나, 위 예산을 집행하는 것과 외부에서 자금을 차입하는 것은 다른 문제이므로 운영비, 사업비의 지출이 예상된다고 하여 그러한 지출을 위한 금원을 차입하는 것까지 예상된다고 볼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위 창립총회에서 제공된 내용만으로는 조합원들의 부담 정도를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조합장 갑의 자금차입 행위는 도시정비법 제137조 제6호에 위반된 것으로 위법하다고 할 것이다.

진상욱 대표변호사 / 법무법인 인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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