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비계획단계서 왠 분담금 통지… 조합원 혼란만 부추긴다
정비계획단계서 왠 분담금 통지… 조합원 혼란만 부추긴다
공사비 급등으로 산출 모호… 신뢰성 의문
  • 김병조 기자
  • 승인 2024.06.25 10: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업참여 판단위해 도입…통지 너무 빨라 부작용 
급등한 공사비 감안땐 추가부담 20~30% 상승 
도입 2년에 효과는 미비…잘못된 정보 제공 우려

 

[하우징헤럴드=김병조 기자] 최근 공사비 급등으로 정비계획 단계에서 추정분담금 신뢰성 문제가 부각되며 추정분담금 공개 제도의 개선이 요구되고 있다. 현행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서는 ‘토지등소유자별 분담금 추산액 및 산출근거’를 제공하고 있는데, 최근 2~3년 공사비 급등으로 당시 통지한 추정분담금이 과연 믿을 수 있는 것인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당초 제도 도입 취지는 정비계획 수립 시 토지등소유자로 하여금 사업참여 여부를 판단하게 하기 위한 근거로 사용하기 위해서였는데, 결국 잘못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되레 조합원 혼란을 초래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토지등소유자에게 그릇된 정보 제공할 수도

실제로 정비계획 수립 단계에서의 추정분담금 공개 제도의 폐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업의 구체성이 빈약한 초기 단계에서 개략적인 추정분담금을 공개하는 것이 오히려 사업의 신뢰성을 저하시켜 주민 혼란을 발생시키고 사업을 지연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현행 추정분담금 제도는 ‘서울시에서는 4회’, ‘서울 이외 지역에서는 3회’의 추정분담금 공개 및 통지가 진행되고 있다. 이 중 토지등소유자가 최초로 추정분담금을 확인할 수 있는 시기가 정비계획 수립 단계다. 

도정법 제9조 제1항에 따르면 “정비계획에는 다음 각 호의 사항이 포함되어야 한다”라고 규정하면서, 이후 제2호 2의2 규정에서 “토지등소유자별 분담금 추산액 및 산출근거”를 명시해 정비계획 수립 단계에서 개별 토지등소유자에게 추정분담금을 공개하는 제도를 운영 중이다.

아울러 국토부가 고시한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계획 수립지침’에서는 추정분담금 내용을 토지등소유자별 소재지 및 물건별로 산출하도록 강제했다. 정비계획 수립 시 개별 토지등소유자가 자신의 추정분담금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때 만들어져 해당 토지등소유자에게 공개된 추정분담금 내용이 최근 급등한 공사비로 인해 정보로서의 효용가치가 급격히 떨어졌다는 점이다. 당초 취지는 사업 초기 자신의 개략적인 분담금 추산액을 살펴보고 사업에 참여할지 말지를 판단하게 하는 기준을 제공하자는 것이었는데, 지금은 정보로서의 가치가 사라졌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향후 토지등소유자에게 잘못된 판단근거로 작용하게 함으로써 향후 조합설립 및 분양신청 등 후속 단계에 가서 급락한 사업성에 혼란을 겪는 조합원들이 다수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부 조합원들로부터 “정비계획 수립 때는 이 금액이었는데, 갑자기 왜 이렇게 분담금이 올랐느냐”는 하소연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이러한 추정분담금을 산출해 전파한 담당자의 책임론으로 번질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는 상황이다.  

한 정비사업 전문 감정평가사는 “2022년 해당 제도 도입 후 추정분담금이 공개된 현장을 기준으로 봤을 때,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 코로나19 사태 등을 원인으로 급등한 공사비를 감안한다면 당시보다 20~30% 가량 분담금이 상승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2022년 6월 시행, 아직 제도도입 효과도 미검증 상태

정비계획 수립 단계에서의 추정분담금 통지 제도 폐지를 주장하는 또 다른 이유는 제도의 효과가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 제도가 초기 분담금 정보를 제공하겠다는 당초 취지대로 효과를 보려면 공사비 및 분양가가 안정적인 장기 우상향 형태로 움직여야 하는데, 앞으로 펼쳐질 시장환경은 그럴 가능성이 적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강남구 은마아파트처럼 정비계획 단계만 십수 년을 진행할 수 있기 때문에 이 단계에서의 추정부담금 공개는 피하는 게 더 낫다는 주장이다. 따라서, 앞으로도 공사비 급변 상황 등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이참에 폐지하는 게 적절하다는 것이다. 

정비계획 수립 단계에서 추정분담금 실무를 담당하는 감정평가사들도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정비계획 단계에서는 사실상 확정된 내용들이 없기 때문에 추정분담금 산출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추정분담금 산출을 위해서는 수입과 비용 부분의 추산이 이뤄져야 하는데, 너무 먼 미래의 공사비와 분양가를 추정해 판단해야 한다는 점에서 자칫 근거 없는 위험한 수치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정비사업 전문 감정평가사는 “초기 단계의 추정분담금은 정비사업 경험이 없는 토지등소유자에게 이 금액이면 재건축·재개발 아파트 입주가 가능하다는 부정적 사인을 머릿속에 각인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면서 “특히, 도정법에 근거가 있고, 부동산평가전문가인 감정평가사의 도장도 찍혀 나온다는 점에서 그렇게 공개된 분담금이 나중에도 계속 유효할 것이라 생각하는 분들이 많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이참에 정비계획 수립 단계에서의 추정분담금 공개 제도의 폐지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