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재건축 반대동의서 남발… 주민갈등·행정혼란 부채질
재개발·재건축 반대동의서 남발… 주민갈등·행정혼란 부채질
무분별한 징구에 정비사업장들 ‘몸살’
  • 최진 기자
  • 승인 2024.06.24 10:47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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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통기획·모아타운 후보지
반복적으로 활용 논란

서대문구 남가좌동 주민들 
25~30%가 신통기획 반대
구역지정해제 단체 행동

창3동·양재·개포동 일대
모아타운 선정싸고 진통

동의서찬반 형평성 어긋나
행정청 어려움도 가중

 

[하우징헤럴드=최진 기자] 무분별한 반대동의서 징구문제로 정비사업 현장들이 몸살을 앓고 있다. 정비구역 지정을 신청할 때 연번이 부여되는 찬성동의서와 달리, 반대동의서는 연번이 없어 징구시점을 알 수 없으니 반복적으로 활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가 정비사업 활성화를 위해 꺼내든 신속통합기획·모아타운도 반대동의서 재활용으로 정책 추진에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 정비업계는 토지등소유자의 최종 의사를 왜곡 없이 반영하기 위해서는 반대동의서도 징구 시점을 한정하는 연번을 부여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서울시 신통기획, 주민반대 30% 넘기며 ‘진통기획’으로

최근 서울시 신속통합기획 후보지로 선정된 정비예정구역 곳곳에서 주민반대에 따른 사업 갈등이 발생하고 있다. 서대문구 남가좌동 주민들은 최근 신통기획 반대동의서가 25~30%를 넘어섰다며 구역지정 해제를 위해 시청 앞에서 단체행동에 나선 상황이다. 동대문구 답십리동, 구로구 가리봉동에서도 신통기획 후보지 선정을 철회하라며 구청 앞에서 주민집회가 열리는 등 진통이 확산되고 있다.

서울시가 소규모정비사업 활성화를 위해 꺼내든 모아주택·모아타운 정책도 반대동의서 징구에 근거한 반대집회가 들끓고 있는 상황이다. 도봉구 창3동의 2~5구역, 양재동·개포동 일대에서도 모아타운 선정을 둘러싼 진통이 심화되면서 일부 현장들은 아예 모아타운 대상지 선정에서 탈락되는 결과를 맞이하고 있다. 공사비 인상과 고금리 장기화 등이 지속되면서 이러한 주민갈등을 더욱 확산되는 모양새다.

정비업계는 정부와 서울시가 정비사업 활성화를 위해 각종 기준과 규제를 완화했음에도 불구, 무분별하게 징구되는 반대동의서를 손질하지 않은 것이 정책 동력을 떨어트리는 원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연번이 부여되지 않는 반대동의서 특성상 한 번에 여러 장의 반대동의서를 받아내면 지속적으로 해당 반대동의서를 시기·회차와 상관없이 활용할 수 있어, 후보지 공모 및 정비구역 지정에서 지속적으로 반대비율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종로구 창신동 주민인 A씨는 과거 재개발사업을 반대할 당시 반대동의서를 한번에 3장씩 제출했다고 털어놨다. A씨는 “반대동의서는 시기와 회차에 상관없이 반복적으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재개발 반대단체가 한번에 3~5회 분량의 반대동의서를 한 번에 징구했다”라며 “반대동의서 3장을 써냈더니, ‘앞으로 3년간은 재개발로 쫓겨날 걱정 없이 살 수 있다’라며 ‘넉넉하게 5장은 써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밝혔다.

▲반대동의서 징구는 수월한데, 찬성동의서는 페널티 문턱 높여

정비업계는 무분별하게 사용되는 반대동의서 제도를 시급하게 손질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정비사업 후보지 신청이나 구역지정 입안동의서와 달리 반대동의서에 대한 기준이 허술해, 지속적으로 부작용이 초래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모아타운의 경우 반대동의서 양식조차 마련되지 않아 일선 현장에서 다양한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과 이에 따른 시행령, 서울시 조례 등에 따르면 입안권자에게 정비구역 지정을 위한 정비계획을 입안요청하기 위해서는 전체 토지등소유자의 30% 이상의 동의율을 달성하고 요청되는 서식에 따라 관련 자료를 자치구에 제출해야 한다.

정비계획의 기본방향과 절차, 운영 방법 등은 시장 재량으로 정할 수 있다. 반대동의서에 대한 기준과 양식도 시장 재량권으로 정하는 사안이다.

서울시 도시정비기본계획에 따르면 토지등소유자 15% 이상이 재개발사업에 반대할 경우 입안을 재검토하도록 기준을 마련하고 있다. 또 토지등소유자의 25% 이상, 토지면적의 1/2 이상이 반대할 경우 입안제안 자체가 취소될 수 있으며, 신통기획 후보지의 경우 선정된 곳이라 하더라도 입안제안이 전면 취소된다.

서울시는 신통기획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신통기획 탈락 현장에 대해 동의율 패널티를 부과하고 있다. 후보지 선정과정에서 동의율 미충족·주민반대 등으로 탈락하면 다음번 신통기획 신청에서는 동의율 문턱을 10% 더 높이는 것이다. 예컨대 신통기획 신청에 2번 낙방한 창신12구역의 경우 통상적인 30%의 동의율보다 20%가 높은 50%의 동의율을 달성해야 신통기획 후보지 신청이 가능하다. 

▲동의서 찬·반 불균형 요건, 행정혼란 부추겨

신통기획 신청과 정비계획 입안절차 등에서 사용되는 반대동의서 문제는 행정 일선에서도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하고 있다.

토지등소유자 한명의 이름으로 찬반 동의서가 모두 징구되면 구청에 따라 △반대동의 철회서를 추가로 요구하거나 △해당 소유주에게 직접 전화로 확인하거나 △찬반 동의서 모두를 무효처리 하는 등의 추가적인 행정절차가 이뤄지는 상황이다.

최근 동대문구청의 경우에는 답십리동 간데메공원 일원 신통기획 반대위원회가 제출한 반대동의서 25%가 제출되자, 신통기획 주민찬반 의사를 재확인하는 방향으로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 구청은 신통기획안 수립이 주민반대 의사와 상관없이 진행되는 것이기 때문에 향후 정비계획안이 완료된 후 주민의견 조사를 재실시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신통기획 반대위는 구청이 주민의사를 무시한 채 재개발사업을 강행하려 한다며 더욱 격렬한 반대투쟁을 예고한 상태다.

강북지역의 한 모아타운 추진위에서는 당초 50%에 육박하는 압도적인 주민동의율로 모아타운을 신청했는데, 구청이 주민반대를 우려해 더 높은 동의율을 요구한다면서 정책 기준이 담당공무원 성향에 따라 좌우되고 있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모아타운 역시 공모신청을 위한 주민동의율은 30%이지만, 일부 주민들이 구청에 항의방문을 이어가면서 돌연 동의율 기준을 높였다는 것이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서울시가 과거 정비구역 해제를 수월하게 하려고 의도적으로 느슨하게 만들어놓은 반대동의서 징구절차가 오늘날 정비사업 활성화 정책과 충돌하면서 일선 사업장에 심각한 혼선을 발생시키고 있다”라며 “찬반에 따라 동의서 징구 난의도가 달라지는 것은 주민갈등 심화와 행정혼란을 부채질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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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순희 2024-06-27 21:43:18
정말 동감합니다.
최진 기자님 감사합니다.

종로킹 2024-06-24 15:17:30
매년 찬성동의서는 바뀌는데 반대동의서는 유지되는 아이러니..

서울시민 2024-06-24 14:17:03
맞는 말씀입니다. 반대동의서도 공식화해서 찬성동의서와 같은 기준으로 받자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