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사업 공공임대 지하층공사비 인수가격서 제외…조합들 뿔났다
재개발사업 공공임대 지하층공사비 인수가격서 제외…조합들 뿔났다
국토부, 2년째 ‘팔짱행정’… 커지는 논란
  • 김병조 기자
  • 승인 2024.06.26 10: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실제 비용들여 완공불구
공사비 한푼 주지않고
임대주택 인수하는 실정

표준건축비 적힌 고시문
‘공급면적’ 표기가 도화선

정비사업활성화에 배치
전문가 “공사비 지급해야”
엇박자 행정 빨리 시정을

 

[하우징헤럴드=김병조 기자] 재건축·재개발 조합들이 공사비 급증에 따른 사업성 추락으로 신음하고 있는 가운데 공공이 인수해가는 재건축·재개발 공공임대주택 인수가격 기준마저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어, 조합들의 공분이 일고 있다.

이미 2년 전부터 논란이 됐던 사안인데, 주무부서인 국토교통부가 여전히 팔짱만 끼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버젓이 지어놓은 지하주차장에 대해 공사비를 주지 않고 있어, 일부 조합원들은 “그렇다면, 임대주택 입주민은 지하주차장을 사용하지 못하게 막아야 한다”는 과격한 반응까지 불러일으키게 하고 있다. 

▲임대주택 매각대금 산정 시 지하주차장 등은 제외

논란의 발단은 지하층 공사가 실제 비용을 들여 완공되었음에도 불구, 공공이 지하층 공사비를 한 푼도 주지 않고 임대주택을 인수해 가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최근 공사비가 급등하며 조합의 사업성이 쪼그라들면서 공공의 불합리한 임대주택 지하층 인수가격 피해는 더욱 커지는 분위기여서 그만큼 조합 반발도 커지는 모양새다. 

현행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서는 재건축·재개발 조합들에게 법적상한용적률까지 용적률을 완화했을 때 그 절반의 용적률만큼 임대주택을 지어 공공에 소유권을 넘기도록 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토지는 용적률 인센티브의 댓가로 기부채납하고, 건축비는 표준건축비를 적용해 지급해 준다. 

문제는 대부분의 인수기관들이 인수가격 산정을 할 때, 지상층 공사면적만 표준건축비 공사비를 곱해 산출한다는 점이다. 지하층을 인수가격 산정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어 조합 입장에서는 공공으로부터 강제 가격할인을 당하는 셈이다. 

그러다보니 조합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시세보다 절반 이상 낮은 표준건축비를 적용하는 것도 불만인데, 이에 더해 지하층 공사비까지 커팅 당하니 불만 수위가 정점에 이르고 있는 것이다.  

LH 등 임대주택 인수기관의 지하층 제외 판단 근거는 표준건축비 고시문 상에 명시된 ‘공급면적’문구다. 지난해 2월 국토부가 발표한 표준건축비 고시문에 따르면, 개별 층수 및 면적별 표준건축비 적용 상한가격이 명시돼 있는데, 해당 건축비 상한가격 옆에 ‘주택공급면적에 적용하라’는 부기가 적혀 있다.

아울러 표 아래쪽 부기 내용에서 “주택공급면적이라 함은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제21조 제5항에 따른 공급면적 중 그 밖의 공용면적을 제외한 면적을 말한다”고 명시했다. 이를 근거로 인수기관들은 지하층 면적 등이 제외된‘공급면적’을 기준으로 임대주택 인수가격을 산정하는 것이다. 

실제로 2년 전, LH 인천지역본부가 최근 고양시 능곡연합 재건축조합에게 발송한 ‘재건축 소형주택 인수가격 산정요청’ 공문에서는 “해당 주택의 공급가격은 국토부장관이 고시하는 공공건설임대주택 표준건축비로 하며, 부속 토지는 인수자에게 기부채납하도록 하고 있다”며 “공공건설임대주택 표준건축비는 주택공급면적에 대해 적용하게 되며, 주택공급면적은 공급면적 중 기타 공용면적(지하층, 관리사무소, 노인정 등)을 제외한다”고 밝혔다.

이에 당시 능곡연합 재건축조합 측에서는 “헐값에 아파트를 매각하라는 것이냐”며 “실공사비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표준건축비라는 낮은 공사비용을 적용하는 것도 서러운데, 실제 철근, 시멘트 등 자재를 들여 공사한 지하주차장 등 기타 공용면적 부분을 인정하지 않겠다고 하고 있는 것은 커다란 문제”라고 반발했다.  

▲전문가들 “공공이 돈 안 주려는 것, 실제 지어진만큼 공사비 지급해야”

업계에서는 국토부의 조속한 교통정리를 요구하고 있다. 여전히 방치되고 있는 임대주택 공사비 지하층 제외 논란은 최근 정부가 1·10대책에서 추진 중인 침체된 정비사업 활성화 정책 흐름과도 배치된다는 지적이다.

재건축·재개발 활성화에 보수적인 서울시조차 지난 3월 ‘2대 사업지원 방안’을 발표, 용적률 인센티브 규제완화 등을 약속할 정도로 정책 분위기가 확 바뀌었기 때문이다. 

업계 전문가들도 지하층 공사가 실제 진행됐다는 점에서 공사비를 지급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고시문의 ‘공급면적’을 통한 단순 해석으로 지하층을 제외하는 것은 인수가격을 낮추려고 하는 일종의 꼼수라고 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임대주택 지하층 인수가격에 대한 해석이 서울시와 서울시 이외의 지자체 판단이 달라 이 같은 형평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며 “원활한 임대주택 인수 절차가 진행되기 위해서는 실제 공사가 진행된 부분에 대해 공사비를 지급하도록 하는 통일성 있는 기준 정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서울시와 그 외 지자체가 이렇게 각기 다른 행정을 펼치는 건 행정청이 형평성을 잃었다는 명확한 증거”라며 “지자체가 누구냐에 따라 누구는 혜택을 보고, 누구는 손해를 보는 이 같은 엇박자 행정은 하루빨리 제도 정비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공급면적으로 나와 있으니 공급면적만 돈을 주겠다는 것은 공적기관이 돈을 덜 주겠다는 몽니로밖에 보이지 않는 탁상행정의 전형”이라며 “고시문 문구 해석으로 시비를 가리는 것 자체가 불합리한 상황으로, 사실상 실제 비용이 투입된 공사면적을 기준으로 인수가격을 산출하는 게 올바른 행정”이라고 덧붙였다. 

한 정비업체 대표도 “최근 재건축·재개발 조합들의 공사비 급증으로 임대주택 매각대금 기준을 완화하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데, 이 지하층 산입 문제 또한 이번 기회에 재정립돼야 한다”며 “인수가격 산정 시 표준건축비를 적용하는 대신 기본형건축비를 적용하고, 이와 더불어 지하층 공사면적도 산입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가장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은 기부채납 되는 토지 면적을 평가를 통해 토지비를 받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