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계획도시에 꼭 맞는 맞춤형 정책제도 발굴하자
노후계획도시에 꼭 맞는 맞춤형 정책제도 발굴하자
  • 윤영호 원장 / 한국주거학회 주거연구원
  • 승인 2024.06.20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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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징헤럴드] 지난 4월 27일 ‘노후계획도시 정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의 시행에 이어 최근 ‘1기 신도시 선도지구 지정 기준’이 발표됐다.

대상은 ‘1기 신도시’라고 명명했지만, 1기 신도시뿐만 아니라 특별법을 적용받는 지방의 대도시 주변 택지지구 같은 아파트 밀집 지역들도 참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1기 신도시를 포함해 노후화 단계에 진입한 기존 노후도시를 어떻게 할지에 대한 과제가 던져진 것이다.

특히, 원만한 노후계획도시 사업추진을 위해서는 ‘사업환경 변화에 대한 분석’과 ‘사업을 가능하게 하는 적절한 정책제도 마련’이 필수적이다. 

우선, 사업환경 변화 상황을 살펴보자. 작금의 상황은 1기 신도시가 지어진 30년 전과 180도 달라졌다. 최근 뉴스 보도에 따르면, 지역 내에서 20년 연속 아기를 가장 많이 출산한 분만 전문병원이자 2018년 단과병원 중 전국 분만 수 1위였던 경기도 성남의 산부인과 병원이 개원 40년 만에 문을 닫았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그동안 TV에서 많이 듣기는 했지만, 내 삶과 다소 거리가 멀게 느껴졌던 저출생이슈가 이제 피부에 와닿는 현실 상황이 돼버린 것이다. 저출생은 고령화, 지방도시 소멸이라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시대 상황의 변화를 절감하게 한다.

실제로 30여년 전, ‘주택부족·인구증가’라는 아파트 개발사업의 사업 여건이 지금은 ‘주택노후화·인구감소’라는 성격이 완전히 다른 여건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점을 주지해야 한다. 

사업 주체 입장에서도 지자체가 주민들과 함께 스스로가 해법을 찾아야 하는 현실이 기다리고 있다. 30여년 전 1기 신도시를 개발할 당시에는 중앙정부가 주도해 계획을 세우고, 실제 사업실행까지 전담했다.

이와 달리 특별법을 적용해야 하는 현재 상황은 지자체가 해당 지역에 맞는 세부 기준을 세워 사업 발판을 만들고, 그 발판 위에 주민들이 사업실행에 나서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 같은 점에서 노후계획도시 정비 및 지원에 대해 과거 신도시개발과는 다른 시각으로 바라봐야 한다. 다시 말해 사업의 총괄 주체가 중앙정부가 아닌 지자체의 전문가 몫이라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특히 시행착오를 겪더라도 지자체가 직접 나서서 실무 과정을 직접 진행해야 한다.

현재 노후계획도시 상황은 과거 신도시 개발 때와 달리 지역 여건에 따라 부동산 수요의 차이가 존재하고 그에 따라 사업성도 각각 다르기 때문이다. 중앙정부는 국가의 책무를 다한다는 차원에서 한 발 뒤로 물러서 지자체의 파트너로서 자리매김해야 한다. 

한편, 사업을 가능하게 하는 맞춤형 정책제도 마련도 필요하다. 시대 상황 변화 때문에 노후계획도시 사업추진을 위해서는 30여년 전 개발 당시보다 더욱더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 당시 신도시의 주목적은 서울의 도심기능 분산과 주택공급 확대였다.

실제로도 대도시 인구를 분산하고 지역개발과 수도권 주택공급을 도모하는 수단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했다. 이로써 1기 신도시들은 1980년대 후반 진행됐던 수도권 주택가격의 급등을 진정시키고, 주택 보급률을 70%까지 높이는 데 크게 기여했다.

하지만 당시 개발은 도시의 자족성이나 고용 문제가 해결되지 못해 결국 수도권의 인구집중을 초래하는 부작용을 낳았다. 이어 개발이 시작된 2기 신도시는 1기 신도시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대규모 주택공급보다는 충분한 녹지율 확보와 자족 기능 강화에 중점을 두었으며, 신도시별 특화계획 등으로 차별화를 시도했다.

무엇보다 서울 생활권에 의존하지 않고 지역거점으로서 자립할 수 있도록 대규모 산업단지를 비롯해 기업들을 다양하게 배치하는 자족복합도시로 계획되어 판교업무지구 등 현재 그 성과가 하나둘씩 나오고 있다.

이번 노후계획도시 사업은 통합 재건축을 통해 대규모 슈퍼블록을 조성하자는 정부의 정책 방향 취지가 담겨 있다. 물론 다양한 이해 충돌은 불가피하고 적지 않은 갈등이 발생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같은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노후계획도시 정비사업에 적절한 맞춤형 정책제도 발굴이 중요하다. 지자체가 전문기관으로서 지역 상황에 최적화된 제도를 발굴, 발전시킬 수 있는 제반여건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중앙정부는 노후계획도시에 대한 공간 재구조화 권한을 지자체에 위임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한다. 작금의 시대에 정부가 그 권한을 끌어안은 상태에서 사업을 추진하는 데는 무리가 따를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지자체가 지역 여건에 맞춰 사업추진의 범위를 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즉, 중앙정부는 노후계획도시 사업 전체를 거시적으로 살펴 선언적인 역할을 책임지는 한편, 노후계획도시의 관할 지자체는 각 지역의 다양한 여건에 사업을 최적화하는 전문가 역할을 도맡아야 한다.

윤영호 원장 / 한국주거학회 주거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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