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건설사 선정 위해 공사비 높이는 공공재개발...도입 취지 흔들
대형건설사 선정 위해 공사비 높이는 공공재개발...도입 취지 흔들
낮은 부담금, 저렴한 주택 공급 취지 살려야
브랜드보다 주거 안정성 확보가 우선돼야
  • 문상연 기자
  • 승인 2024.06.17 14: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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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징헤럴드=문상연기자] 최근 한껏 높아진 공사비로 건설사들이 비싼 몸값을 요구하면서 공공재개발사업의 본래 도입 취지가 흔들리고 있다. 대형건설사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공사비를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분담금 최소화를 통한 원주민 재정착과 저렴한 분양가로 주택 공급이라는 공공정비사업의 본래 도입 취지가 무색해지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공공정비사업의 경우 주민들의 참여가 극히 제한적이고 공공기관이 시행하는 사업인 만큼 주민 동의를 위해서는 명확한 수익보장 기준이 필수적이다. 이에 정부가 공공정비사업 도입 당시 확정수익 보장을 유인책으로 내세웠다.

특히 공공정비사업을 추진 중인 현장에서 예상을 뛰어넘는 높은 공사비가 책정되면서 추가분담금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주거환경연구원의 조사결과 공공정비사업의 평균 공사비가 전체 정비사업의 평균 공사비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로 연구원 조사 결과 지난해 정비사업 평균 공사비는 3.36875천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공공정비사업의 경우 서울 3개 구역(강북5, 중곡아파트, 신설1)의 평균공사비는 7565천원이었다.

또한 최근에는 시공자 선정에 나서는 공공정비사업 현장들이 대형건설사들의 참여가 저조하자 그들의 요구에 따라 예정보다 공사비를 올려 입찰에 나서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기존 책정한 공사비에 입찰할 건설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형건설사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예정공사비 상한가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서울 광진구 중곡아파트 공공재건축사업의 경우에는 3.3당 공사비 670만원을 제시했다가 무응찰이 지속돼, 결국 3.3800만원으로 예정공사비를 상향, 시공자로 포스코이앤씨를 선정했다.

지난 2022년에는 경기도 공영재개발을 추진하는 수진1구역과 신흥1구역 재개발사업은 3.3당 공사비 495만원을 제시했다가 무응찰이 지속돼, 결국 예정공사비를 3.3당 공사비 510만원으로 상향해 시공자를 뽑기도 했다.

애초에 공사비를 인상해 시공자 선정을 나선 현장들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최근 시공자 선정에 도전하고 있는 거여새마을 재개발사업의 경우 예정공사비가격을 3.3780만원으로 정해 시공자 선정에 나서고 있지만, 2차례 입찰 모두 유찰의 고배를 마셨다. GS건설과 삼성물산이 참여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예정공사비 가격이 낮아 삼성물산이 입찰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처럼 최근 시공자 선정에 나서고 있는 공공재개발구역들이 예정공사비로 3.3800만원에 육박하는 공사비를 책정하자 사실상 공공재개발의 의미가 없어졌다는 지적도 늘고 있다.

공공정비사업은 공공이 시행한다는 이유로 구체적인 근거와 산정방식 없이 단순 기존 대비 10~30%p의 추가수익이 발생한다며 주민들의 동의를 받았다.

하지만 최근 시공자 선정 과정에서 민간 정비사업과 사실상 거의 차이없는 예정공사비를 책정하면서 높은 추가분담금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또한 공사비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일반분양가 상승까지 필연적으로 이어지게 되기 때문에 질좋고 저렴한 주택공급이란 목표도 달성이 어렵다는 분석이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대형건설사들의 요구에 맞춰 공사비를 상향시킬 것이 아니라 공공재개발의 본래 취지를 살리기 위해 적정한 공사비를 책정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대형건설사와 브랜드 아파트를 짓기 위해 공공재개발의 본래 취지를 잃어선 안된다애초에 공공재개발은 사업성이 낮아 재개발사업 추진이 힘든 곳들이 대부분으로 낮은 추가부담금으로 원주민 재정착, 고품질아파트를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기 위해 합리적인 선택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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