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재개발 대형건설사 붙잡고 싶은데…높아진 공사비는 어쩌나
공공재개발 대형건설사 붙잡고 싶은데…높아진 공사비는 어쩌나
도입 취지 흔들리는 공공정비사업
  • 문상연 기자
  • 승인 2024.06.28 10: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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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건설사 선정하려면 
공사비 상향 불가피
주민들 추가부담금 우려

저렴한 주택공급 역행
프리미엄 브랜드보다 
주거안정성이 우선돼야

중곡아파트 공공재건축
건설사들 무응찰 지속
결국 3.3㎡당 800만원

 

[하우징헤럴드=문상연 기자] 최근 한껏 높아진 공사비로 건설사들이 비싼 몸값을 요구하면서 공공재개발사업의 본래 도입 취지가 흔들리고 있다.

주민들이 원하는 대형건설사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공사비를 높여야 하는데, 그렇게 될 경우 주민들의 추가분담금이 높아지고 분양가도 상승해 LH와 SH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분담금 최소화를 통한 원주민 재정착과 저렴한 분양가로 주택을 공급한다는 공공정비사업의 본래 도입 취지가 무색해지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형건설사 선정 위해 공사비 상향 조정… 추가부담금 우려 확산

공공정비사업의 경우 주민들의 참여가 극히 제한적이고 공기업이 시행하는 사업인 만큼 주민 동의를 위해서는 명확한 수익보장 기준이 필수적이다. 이에 정부가 공공정비사업 도입 당시 확정수익 보장을 유인책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최근 공공정비사업을 추진 중인 현장에서 예상을 뛰어넘는 높은 공사비가 책정되면서 추가분담금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시공자 선정에 나서는 공공정비사업 현장들이 대형건설사들의 참여가 예상보다 저조해지자 그들의 요구에 따라 예정보다 공사비를 올려 입찰에 나서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기존 책정한 공사비에 입찰할 건설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형건설사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예정공사비 상한가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서울 광진구 중곡아파트 공공재건축사업의 경우에는 3.3㎡당 공사비 670만원을 제시했다가 무응찰이 지속돼, 결국 3.3㎡당 800만원으로 예정공사비를 상향, 시공자로 포스코이앤씨를 선정했다.

지난 2022년에는 경기도 공영재개발을 추진하는 수진1구역과 신흥1구역 재개발사업은 3.3㎡당 공사비 495만원을 제시했다가 무응찰이 지속돼, 결국 예정공사비를 3.3㎡당 공사비 510만원으로 상향해 시공자를 뽑기도 했다. 

애초에 공사비를 인상해 시공자 선정을 나선 현장들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최근 시공자 선정에 도전하고 있는 거여새마을 재개발사업의 경우 예정공사비가격을 3.3㎡당 780만원으로 정해 시공자 선정에 나서고 있지만, 2차례 입찰 모두 유찰의 고배를 마셨다. 현재 GS건설과 삼성물산이 참여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최근 시공자 선정 입찰을 앞둔 전농9구역 공공재개발사업의 경우 당초 3.3㎡당 740만원으로 입찰에 나서려고 했고, 해당 공사비로 입찰에 참여하려는 중견건설사도 있다. 하지만 대형건설사가 해당 공사비로 입찰에 참여할 수 없다고 의사를 표현했고, 공사비를 3.3㎡당 780만원 이상으로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전농9구역 시공자 선정 입찰의 예상공사비 상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전농9구역 주민 설문 결과 주민들 역시 3.3㎡당 공사비로 740만원을 가장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 정비사업과 공사비 차이 없어… 낮은 추가분담금, 저렴한 주택공급 도입 취지 무색

최근 시공자 선정에 나서고 있는 공공재개발구역들이 예정공사비로 3.3㎡당 800만원에 육박하는 공사비를 책정하자 사실상 공공재개발의 의미가 없어졌다는 지적도 늘고 있다. 

공공정비사업은 공공이 시행한다는 이유로 구체적인 근거와 산정방식 없이 단순 기존 대비 10~30%p의 추가수익이 발생한다며 주민들의 동의를 받았다. 하지만 최근 시공자 선정 과정에서 민간 정비사업과 사실상 거의 차이 없는 예정공사비를 책정하면서 높은 추가분담금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공사비가 높아지는 만큼 분양가 상승도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대형건설사들의 요구에 맞춰 공사비를 상향시킬 것이 아니라 공공재개발의 본래 취지를 살리기 위해 적정한 공사비를 책정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중견건설사들이 참여하더라도 LH와 SH가 품질관리를 제대로 하면 질 좋은 아파트를 공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시공자를 선정한 신설1구역 공공재개발의 경우 예정공사비로 인근보다 저렴한 3.3㎡당 700만원을 책정해 대형건설사들의 관심을 받지 못했지만, 저렴한 공사비로 공공재개발 최초로 시공자(두산건설)를 선정하면서 사업속도를 높이고 있다. 

정비업계 관계자는“대형건설사와 브랜드 아파트를 짓기 위해 공공재개발의 본래 취지를 잃어선 안 된다”며“애초에 공공재개발은 사업성이 낮아 재개발사업 추진이 힘든 곳들이 대부분으로 낮은 추가부담금으로 원주민 재정착, 고품질아파트를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기 위해 합리적인 선택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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