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재건축 신통기획 선정에 주민동의율 강화…‘새 변수’에 사업장들 초긴장
재개발·재건축 신통기획 선정에 주민동의율 강화…‘새 변수’에 사업장들 초긴장
서울시 동의율 가·감점 확대 논란
  • 최진 기자
  • 승인 2024.07.02 1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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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율 50% 넘으면 가점…반대동의율 5%부터 감점 
주민의견 수렴 대폭 강화…갈등현장 후보지서 ‘제외’

주민의사 왜곡방지 위해 '반대동의서'도 연번 부여해야
한번에 여러장 받아 활용…제도적 보완장치 마련 시급

[하우징헤럴드=최진 기자] 서울시가 신속통합기획 재개발 후보지 선정에 주민동의율 반영을 강화하겠다고 나서면서 일선 재개발 현장들의 근심이 커지고 있다.

서울시는 주민의지가 높은 현장은 정비구역 구역지정에 속도를 내겠다는 입장이지만, 반대동의율 5%부터 감점을 하는 제도를 시행하겠다고 밝혀 득보다는 실이 많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반대동의서의 경우 연번이 적용되지 않아 중복적인 징구가 가능하다는 제도적 결함 때문에 해당 점수체계가 오히려 서울시 재개발 사업추진에 악수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주민동의율에 신통기획 당락 좌우… 가·감점 확대

서울시는 지난달 5일 신통기획 재개발 후보지 선정기준 개선사항을 발표했다. 시는 신통기획 후보지 선정 시 찬성동의율이 50%를 넘을 경우 가점을 부여하고, 반대로 반대동의율이 5% 이상인 구역은 감점을 부여해 주민동의율이 높은 구역을 후보지로 정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주민의견을 최우선으로 수렴해 재개발이 빠르게 추진되도록 지원하겠다”며 정책 취지를 밝혔다.

시는 신통기획 재개발 후보지 선정과정에서 ‘정량적 평가’를 진행할 때 찬성동의율이 50~75%인 구역의 가점을 기존 최대 10점에서 최대 15점으로 높인다. 반대로 반대동의율이 5~25%인 구역은 후보지 선정기준 감점 폭을 기존 최대 5점에서 최대 15점으로 강화했다. 

특히, 시는 지난 2월 도시·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에 신설한 ‘입안 재검토 및 취소’ 기준에 따라 후보지 선정 제외검토 반대동의율 기준을 기존 15%에서 20~25%로 높이고, 제외기준은 현행 25%를 유지했다.

시는 법령·조례 개정 등으로 정비사업 입안요청제가 본격 시행됨에 따라 신통기획 후보지 선정기준을 개선한 것이라고 밝혔다. 

앞으로 재개발 구역지정 요건을 충족하고 토지등소유자 30% 동의율을 확보하면 정비구역 지정을 요청(입안요청제)할 수 있는데, 신통기획의 경우 주민동의율 가·감점을 통해 정책 안정성을 높이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주민동의율에 따라 사업 성패가 결정되는 재개발의 특성을 반영한 보완책으로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정비업계는 반대동의서 중복징구에 대한 제도적 결함을 방치한 채 주민 의견을 최우선으로 반영하겠다는 개선책은 설계결함을 안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반대동의서 중복징구로 주민의사가 왜곡되는 부작용을 개선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재개발 반대동의서 중복징구 수법… 징구시점 알 수 없어

최근 서울 재개발 현장 곳곳에서는 반대동의서에 대한 연번 부여가 필요하다는 제도개선의 목소리기가 높아지고 있다.

도시정비법과 시행령, 서울시 조례 등에 따르면 정비구역 지정을 위한 입안요청이나 신통기획 후보지 신청을 하려면 자치구의 ‘연번’이 찍힌 동의서로만 동의율을 확보해야 한다. 사전에 징구해둔 동의서는 반영되지 못한다.

가령 2024년 6월에 신통기획 재개발 후보지 수시모집을 신청하려면 자치구가 번호부여 일자와 구역 지번이 기재된 동의서를 사용해야 한다. 이 동의서에는 자치구에서 확인이 가능한 도장이 찍혀있기 때문에‘2024년 6월’로 한정된 동의서 양식과 자치구가 도장을 찍어 새롭게 발급한 도장이 확인돼야 한다.

자치구가 동의서를 확인할 때 손가락으로 연번을 문질러 잉크나 인주의 번짐을 확인하기 때문에 사전에 동의서를 징구해두거나 양식을 위조하기가 어렵다. 

반면, 반대동의서는 이러한 연번이 없어, 반대동의서를 징구한 시점을 알 수 없다. 동일하게 2024년 6월 신통기획 후보지 신청 상황을 가정할 때 반대동의서는 2023년에 징구했더라도 구청이 반대동의서 작성시점을 확인할 방법이 없다. 

사실상 지난해에 작성된 반대동의서라 하더라도 올해 6월은 물론, 향후 언제든지 신통기획 신청을 막는 유효한 반대동의서로 활용될 수 있다.

▲주민의사 ‘최우선’하려면…“반대동의서 제도개선 선행돼야”

서울 재개발 현장 곳곳에서 이러한 반대동의서 중복징구에 대한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 실제로 종로구 창신동, 서대문구 연희동 등에서는 주민들이 재개발 반대단체로부터 여러 장의 반대동의서를 중복해 써달라는 요청을 받았다는 증언이 이어지고 있다.

심지어 반대동의서를 징구하는 단체들은 반대동의서를 중복해 기재할수록 오랫동안 재산권을 지킬 수 있다며 “3장을 적으면 3년간 내 집에서 쫓겨나지 않고 살 수 있다”고 주민들을 설득하는 것이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반대동의서 중복징구 문제는 활용방식이나 지역범위 등을 고려하면 그동안 재개발에 반대해 온 도시재생업자나 신축빌라업자들 사이에서 매뉴얼처럼 활용된 것으로 보인다”라며 “재개발에 대한 주민의사가 왜곡 없이 반영되기 위해서는 반대동의서 연번에 대한 제도적 보완장치가 선행돼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조창흠 법무법인 인본 전문변호사는 “도시정비법 및 시행령 등에서는 정비사업 동의서 징구과정에서 관할청의 연번이 부여되도록 일련의 기준을 마련하고 있다”라며 “현재 반대동의서에 대한 법적양식이 존재하지는 않지만, 동의서와 마찬가지로 토지등소유자의 최종의사를 확인하는 절차라는 점에서 서울시가 주민의견 반영을 제대로 반영하기 위한 제도개선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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