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 분당 선도지구
신탁방식 사업에 가점
한솔마을 1·2·3단지
시범단지 우성·현대도
한국토지신탁 예비선정
한양·삼성한신 KB낙점
금전신탁 허용 등 관심
[하우징헤럴드=문상연 기자] 1기 신도시 재건축사업에서 선도지구 지정을 두고 신탁사들의 수주전쟁이 뜨겁게 펼쳐지고 있다. 성남시가 선도지구 지정 시 신탁방식으로 재건축을 추진하면 가점을 주도록 하면서 신탁방식에 대한 선호도가 급상승하고 있다.
신탁사들은 이번 기회에 1호로 선도지구로 지정받게 되면 그 여파로 1기 신도시 재건축사업의 주도권을 가질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선도지구 선정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여기에 통합재건축을 추진하는 단지들은 원활한 사업추진을 이유로 신탁방식 도입에 대한 논의가 늘어나면서 그 주도권을 잡기 위해 신탁사들의 움직임이 점점 바빠지고 있다.
▲1기 신도시 재건축사업에 떠오르는 신탁방식… 신탁사들 각축전 본격화
1기 신도시 재건축사업의 선도지구 지정을 앞두고 신탁사들이 치열한 수주 전쟁이 펼쳐지고 있다. 특히 성남 분당 신도시의 경우 사업시행방식이 신탁방식인 경우 선도지구 선정 평가에서 가점을 받게 되면서 재건축 추진단지들이 예비신탁사를 잇달아 선정하고 있다.
경기 분당 한솔마을 1·2·3단지 통합재건축 준비위원회는 지난 6월 24일 한국토지신탁과 신탁방식 재건축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재준위는 같은달 3일 재건축 정비사업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 우선협상대상자(예비신탁사)로 한국토지신탁을 선정하고 신도시 최초로 입찰·투표를 통해 예비신탁사 선정 및 신탁방식 통합재건축 추진을 확정지었다.
최근에는 분당 임광보성·서광영남·계룡·한라·유천화인 등 다섯 단지를 통합재건축하는 정자일로 통합재건축추진준비위원회도 코람코자산신탁과 대한토지신탁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신탁방식 사업을 준비 중이다. 분당 까치마을도 지난 6월 5일 교보자산신탁과 업무협약을 맺었으며, 시범단지 우성, 현대아파트는 지난 6월 20일 한국자산신탁을 예비신탁사로 선정했다.
4개 단지 통합 재건축사업을 추진하려고 했던 시범아파트는 재건축 적정 규모, 주민동의율 등을 고려해 두 개 단지로 분리해 각각 신탁사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 사업을 추진 중이다. 4,200가구 규모의 시범 한양·삼성한신은 KB부동산신탁을, 3,569가구 규모의 시범 우성·현대는 한국자산신탁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총 4,392가구 규모의 양지마을도 한국토지신탁과 MOU를 체결하고 미금동 까치1·2단지와 하얀주공5단지 통합재건축은 교보자산신탁과 MOU를 체결했다.
이 밖에도 아름마을(풍림·선경·1,246가구), 이매촌1·2·3·5단지(2,496가구), 정든마을 동아·우성(1,982가구) 등도 조만간 예비신탁사 선정에 나설 것으로 알려지면서 신탁사들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처럼 분당 신도시에 신탁방식을 도입하는 단지들이 늘어나고 있는 이유는 선도지구 평가기준에서 1기 신도시 중 유일하게 신탁방식에 가점을 주는 기준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성남시는 평가 항목 중 ‘사업실현 가능성’부문에서 △신탁방식 △총괄사업관리자+조합방식 △공공시행방식 중 하나를 선택하면 가점 2점을 부여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한편 다른 1기 신도시 지역에서도 선도지구 선점을 위해 신탁사들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평촌 민백블럭 통합재건축 ‘더퍼스트드림 재건축추진준비위원회’는 최초로 평촌에서 한국자산신탁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신탁방식을 추진 중이다. 평촌 목련마을 두산 6단지와 우성 7단지도 사업설명회에 KB부동산신탁을 초청하면서 신탁방식 도입을 적극 검토 중이다.
▲금전신탁 허용, 신탁계정 대여금 상환청구권 유동화 등 신탁사들 역할 더욱 커지나 관심
국토교통부는 지난 4월 금융투자협회에 체계적인 재건축 추진을 위한 대규모 자금 조달 방안 검토를 요청했다. 특히 분당·일산 등 1기 신도시 재건축이 대규모로 추진되면 정비사업을 위한 자금 조달에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대비하기 위한 차원에서다.
금투협은 신탁사와 증권사·저축은행·서울보증 등 업계 의견 수렴을 거쳐 개선방안을 마련했다. 금투협은 신탁사가 직접 사업시행자로 재건축사업에 참여하는 방법 말고도 다양한 방안으로 1기 신도시 재건축사업에 신탁사의 역할을 늘리는 방안을 제시했다.
재건축사업의 자금 조달을 위해 정비사업에 한해 부동산 매입·개발 목적의 금전신탁을 허용하고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금을 조기 상환할 수 있도록 신탁계정 대여금 상환청구권을 유동화하는 방법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외에도 금투협은 부동산신탁 업계의 대체 시공자 풀을 구축하고 신탁방식 정비사업 육성을 위한 관리 방안을 강화하는 등 다양한 추진 과제를 업계와 논의하고 있다.
신탁사 관계자는 “최근 정비사업장에서 사업성, 자금조달 등의 문제로 시공자 선정에 어려움이 많다”며 “신탁사 참여를 늘려 비용을 투명하게 하고 공사비 등 갈등을 줄이겠다는 취지로 여러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금투협이 제안한 또다른 방안은 신도시 사업장별로 특화된 공모·상장 리츠(펀드)를 설립하는 것이다. 모리츠를 공모·상장해 대규모 자금을 조성하고 신도시별 개별 하위 리츠를 운용하는 공모 재간접 구조도 제시됐다. 이들 모두 정부 기금이나 기관투자가뿐 아니라 개인도 투자가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