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생에너지 등 시설 만들면
재건축때 공공기여로 인정해야
정부 정책과도 맞아 떨어져
[하우징헤럴드=김병조 기자] 분당 재건축의 선도지구 지정이 추진되는 가운데 분당에 탄소중립 아파트를 짓겠다는 독특한 아이템이 주목받고 있다. 분당 파크타운 재건축 추진준비위원장과 가천대학교 IT융합대학 스마트시티학과 교수를 겸직하고 있는 박시삼 위원장의 주장이다.
그는 GS건설 미래기술연구원에서 20여년간 근무 후 최근 대학으로 자리를 옮겨 스마트시티에 대해 연구 중이다. 마침 분당 재건축 추진에 앞장서고 있는 가운데 분당에도 신재생에너지 등을 활용한 탄소중립 스마트주거단지 조성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재건축 준비위원장으로 뛰어들게 된 이유는.
=제가 살고 있는 아파트가 지속적으로 노후화되고 있는 데 궁극적인 해법이 없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신축 아파트에서 누릴 수 있는 다양한 커뮤니티 서비스 등을 간접 체험하게 되면서, 상대적인 박탈감까지 느끼고 있었다.
17년 넘게 파크타운에 거주하면서 동대표에 참여, 체계적·효율적인 아파트 관리를 시도해 봤지만, 3,028가구라는 대규모 단지의 효율적인 관리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절감했다.
그러던 차에 2021년 국민의힘 김은혜 의원이 1기 신도시 특별법을 발의하는 것을 보고, 이거다 싶었다. 용적률을 올려주고 특히 안전진단을 면제해 준다고 해서 이 사업은 현실화 될 수 있는 것이라고 보고 직접 사업추진에 앞장서기 위해 뛰어들었다.
▲탄소중립 단지 계획에 대해 소개해 달라.
=요약하자면, 단지 내의 모든 에너지 수요를 신재생에너지로 보급할 수 있는 에너지 자급자족 도시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정부와 지자체에서도 신재생 에너지 사용 보급을 추진 중이다. 그래서 우리 분당에서도 재건축 추진 시 탄소중립 스마트시티를 만들자는 내용으로 국토부와 성남시에 제안을 했다.
정부가 현재 추진 중인 탄소중립 로드맵 추진 전략은 정책 방향성은 좋지만, 문제는 비용 부담이 아직 크다는 것이다. 정부와 지자체도 탄소중립 기반의 신재생에너지공급 기반시설을 확대해야 할 입장인데, 초기투자 비용 증가에 대한 문제와 상대적으로 저렴한 현행 전기요금 체제로 인해 신재생에너지의 사업성이 좋지 못해 민간주도의 신재생에너지 사업확장은 어려운 측면이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우리 단지는 우리가 직접 소유주의 비용을 투입해 탄소중립 신재생에너지 공급시설과 상하수도 처리시설 등을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발맞춰 우리가 정부와 지자체에 요구하는 것은 이 같은 신규 기반시설에 투입된 비용을 1기 신도시 재건축 시 조합에 부담해야 할 ‘공공기여’로 인정해 달라는 것이다.
정부도 어차피 별도의 예산을 들여 탄소중립 시설을 설치해야 하니 이참에 재건축 공공공기여 또는 기부채납 시설로 인정하게 되면, 민간주도 탄소중립 대규모 단지 조성에 활기를 띨 수 있다. 또한, 용적를 상향에 따른 에너지 공급시설과 상하수도 처리시설 확충에 대한 정부·지자체의 부담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분당 최초로 공공시행방식 추진을 선언했던데.
=‘공공시행방식’, ‘총괄관리자+조합방식’, ‘민간신탁방식’ 중 한 가지를 재건축 시행방식으로 선택해야 가점 2점을 주는 성남시의 평가기준 때문에, 이 중 한 가지 방식은 반드시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다.
올해 상반기부터 선도지구로 선정되기 위해서는 민간신탁방식을 선택해야 한다는 소문이 분당 내에 돌고 있어, 분당의 선도지구 신청을 준비하고 있는 대부분의 단지는 민간신탁방식의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굴하고 우리 파크타운이 공공시행방식을 선택한 이유는 크게 3가지 전략적 판단이 깔려 있다.
첫 번째 이유는, 공공시행방식 재건축을 추진하는 첫 번째 대규모 단지가 파크타운이 되면, LH가 우리 단지에 총력을 기울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분당에서는 우리 단지가 공공시행방식을 추진하는 유일한 단지가 될 것이다.
두 번째 이유는 공공시행을 유도하는 정부 시책과 부합한다는 면에서 선도지구 선정 및 그 이후 인허가 과정에서 여러 혜택 가능성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LH는 국토부 산하기관이다.
세 번째 이유는, 총괄사업관리자+조합 방식에 비해 재건축 속도가 빠르게 진행될 수 있으며, 민간신탁방식에 비해 수수료가 저렴할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다. 단, 추후 사업방식 변경의 기회는 열려 있다.
성남시에서도 선도지구로 선정된 이후, 위의 3가지 재건축추진 방식 중 다른 방식으로 변경이 가능하다고 공고했기 때문에, 선도지구 선정된 이후 전체 조합원의 투표를 통해 공공시행방식에서 총괄사업관리자+조합방식 또는 민간신탁방식으로 변경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