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우징헤럴드=김병조 기자] 서울 도심복합사업 연신내역‧방학역‧쌍문역동측 등 시범지구 3곳이 지난 22일 건설사들의 사업신청확약서 제출을 마감한 결과, 참여 업체가 없어 유찰됐다. 이에 사업시행자인 LH는 건설사들의 참여를 높이기 위해 공사비 상향 및 참여조건 완화 등을 검토해 재공모에 나설 예정이다.
이번 공모에서 드러난 건설사들의 불참 이유는 사업참여 조건이 너무 높다는 것이다.
우선, 낮은 공사비가 근본적인 이유로 지목되고 있다. LH가 요구한 3.3㎡당 추정공사비는 연신내역 ‘950만원 이하’, 방학역과 쌍문역동측은 각각 ‘820만원 이하’였다. 이 공사비에는 일반적인 건축공사비에 추가해 △기반시설공사비 △폐기물처리비, 분양홍보비 등 기타 공사비와 아울러 △부가가치세까지 포함돼 있는 상태다. 건축공사비만 따져볼 때 평균 공사비 수준보다 낮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도심복합사업의 3.3㎡당 추정공사비 ‘950만원’, ‘820만원’은 외형상 공사비 수위가 높음에도 불구, 건설사들은 이익이 나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500가구 안팎의 소규모에 층수가 40층 안팎에 육박해 실제 투입되는 공사비가 많아 이익이 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최근 시공자를 선정한 공공재개발사업 현장인 거여새마을에서 제시한 3.3㎡당 780만원에 시공자가 참여한 이유는 부가가치세와 기반시설공사비가 포함되지 않은데다 대단지이고 층수도 35층이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건설사에게 요구하는 높은 자격조건도 또 다른 불참 이유다. LH는 참여 건설사에게 신용평가등급 기준, ‘회사채 BBB+ 이상’ 및 ‘기업어음 A3+ 이상’을 충족한 사업자만 참여를 허용했다. 개별홍보 및 사은품 또는 금품제공 등 토지등소유 등을 상대로 한 개별적인 홍보 행위가 적발된 업체도 참여를 불허했다.
LH 관계자는 “1,678가구를 신축하는 대규모 사업지인 거여새마을 등 공공재개발사업(780만원)과 달리 도심복합사업은 상대적으로 소규모이고 층수도 높아 3.3㎡당 제시한 추정공사비가 높을 수밖에 없다”면서 “다음번 재공모를 위해 950만원과 820만원 추정공사비와 함께 건설사 참여를 제안하는 조건들도 재검토해 건설사 참여 폭을 넓힐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적정 수준의 추정공사비 조율이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공사비를 많이 올리면 주민 부담이 늘어나고, 너무 적게 올리면 참여 건설사가 없어 또다시 유찰이 발생해 사업기간이 늘어날 수 있는 곤란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고민 중인 추정공사비 상향 폭은 2~5% 사이인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예컨대, 추정공사비가 820만원일 때 2%를 적용하면 17만원이 상승해 3.3㎡당 837만원이 되고, 5%를 적용하면 41만원이 상승해 861만원이 된다. 일부 중견 건설사들은 2% 정도만 인상해줘도 입찰에 참여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도심복합사업의 사업규모는 고용적률에 소규모, 고층의 형태를 갖고 있는 상태다.
추정공사비가 3.3㎡당 950만원인 연신내역은 서울시 은평구 불광동 319-1번지 일원에서 진행하는 도심복합사업으로 용적률 649.46%를 적용, 46층, 392가구를 짓는다.
추정공사비가 3.3㎡당 820만원인 방학역은 서울시 도봉구 도봉동 622-6 일원에서 진행 중인 도심복합사업으로 용적률 599.89%를 적용, 39층, 420가구를 짓는다.
마지막으로 추정공사비가 3.3㎡당 820만원인 쌍문역 동측은 서울시 도봉구 창동 663-3번지 일대에서 추진 중인 도심복합사업으로 용적률 498.58%를 적용, 38층, 639가구를 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