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우징헤럴드=최진 기자] 인천 미추홀구 주안4구역 재개발사업에서 법인세 절세와 관련한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세무회계 용역업체가 실 법인세가 아닌, 자신들이 임의로 산정한 추정법인세를 기준으로 15억여원의 용역비와 수수료를 챙긴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조합원들은 이로 인해 분담금이 늘어났다며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주안4구역 재개발조합은 지난 2011년 3월 개인사업자인 청솔 세무회계사무소와 조합 청산시까지 세무·회계관련 업무를 위임하는 용역계약을 체결했다. 4개월 후 청솔 세무법인이 설립되자 변경계약 없이 해당 용역을 지속·승계해 줬다. 

당시 세무·회계 용역계약서에 따르면 청솔 세무법인은 세무·회계 자문과 법인세, 사업소득세 등의 신고업무를 대행하도록 명시했다. 

이후 청솔 세무법인은 아파트 준공 1년여를 앞둔 2021년 6월경 조합의 법인세가 115억3,432만원으로 예상된다며 조합과‘법인세 조정(절감)을 위한 세무·회계용역 추가계약’을 공개입찰 절차 없이 체결했다. 

용역의 범위는 법인세·지방세 절세를 위한 업무와 기타 세무에 관한 전반적인 세무컨설팅이었고, 용역비는 계약금·1·2·3차 중도금 각 1억원과‘절세금액의 25%’를 용역수수료로 지급하는 조건이었다.

이후 1년 후인 2022년 5월 관리처분(변경)총회에서 청솔 세무법인은 법인세를 73억원으로 추정해 비례율을 산정하고, 당초 추정 법인세 115억원에서 42억원을 자신들의 노력으로 절감했다며 절감액의 25%인 10억5천만원을 받아 갔다.

법인세 추가용역계약서에 의해 받아간 금액은 계약금·1·2·3차 중도금 4억원을 포함할 경우 15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사실은 기존 조합집행부가 공사비 증액 및 보류지 분양 문제로 해임되고, 지난 2월 새 집행부가 구성되면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미추홀구청이 아파트의 준공인가를 앞두고 2022년 5월부터 10월까지 진행한 외부회계감사에서‘추가용역계약 자체가 부당하고 용역비도 부당한 자금사용지출’이라며 부적격 판단을 내린 사실을 기존 집행부가 숨겨왔던 것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외부회계감사 자료에 따르면 용역업체가 자신들이 115억원을 추정해 놓고 이후 73억원으로 낮춰 신고한 것은 절세로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일반적으로 법인세 절감은 국세청으로부터 과세당한 확정금액을 세법에 따라 이의신청 등을 통해 줄이는 것인데, 아직 부과되지도 않은 추정금액을 기준으로 신고를 낮게 한 것은 절세가 아니라는 것이다. 따라서 42억원의 25%인 10억5천만원을 받기로 계약한 것은 부당한 자금지출계약이라고 지적했다. 

또 회계감사에서는 추가용역계약 자체가 부당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당초 지난 2011년 세무·회계 용역계약을 체결할 때 이미 계약서에 명시한‘수임사무’에는 법인세를 포함한 세무·회계 전반에 대한 신고업무 및 고문이 명시돼 있고 절차에 따른 수수료가 명시돼 있는데, 법인세 절세를 별도 항목으로 분리해 이를 절감한다며 추가용역계약을 체결한 것은 이중·중복계약이라는 것이다. 

주안4구역 조합원들은 과도하게 부풀려진 추정법인세를 기준으로 신고액을 낮춰 절세 명목으로 인센티브를 수령하는 것도 상식적이지 않다는 입장이다.

조진숙 조합장은 “용역업체가 마음대로 정한 추정법인세를 늘리고 줄이는 방식으로 추가용역비와 인센티브를 챙긴다는 것이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다”라며 “이는 부당하게 취득한 이득으로 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조합원들의 상실된 이익을 되찾기 위해 해당 금액을 조합으로 반환하도록 추가적인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외부 회계감사에서 지적한 것처럼 부당한 추가용역계약 자체가 이중·중복계약이기 때문에 해당 계약이 체결된 경위를 파악해 추가적인 대응도 준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청솔 세무법인은 지난 5월 내용증명을 통해 “법인세 등 절세용역은 세무회계 영역에서 특수한 분야이며 전문성을 갖추지 못하면 수행하기 어렵다”라며 “법인세 등은 자진신고납부 세목이기 때문에 절세업무가 확정금액을 기준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조합의 전제는 잘못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정비사업 세무회계 관계자는 “조합과 체결하는 세무·회계용역계약 자체의 신고업무와 자문 등에는 절세와 관련한 컨설팅 업무가 포함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최초 115억원으로 산정했다가 법인세 절감 추가용역계약 후 73억원으로 줄여 수수료를 챙긴 것은 최초 조합과 맺은 세무·회계 용역계약을 충실히 이행하지 않은 비도덕적 행위”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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