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 예측가능성 부족해 논란
선도지구 선정절차 투명해야
미공개땐 탈락단지 거센 반발
[하우징헤럴드=김병조 기자] 지난달 27일 성남 분당 재건축 선도지구 공모접수가 완료된 가운데 그간 드러난 성남시의 재건축 행정 미숙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줄을 잇고 있다. 행정 예측가능성이 부족해 주민 혼란을 초래했고, 주민동의율로 변별력을 확보하겠다는 당초 계획들도 모두 실패했다는 것이다.
최종성 성남시의회 시의원(더불어민주당·도시건설위원회 부위원장)이 대표적이다. 그는 지난달 성남시를 상대로 한 시정질의에서 “성남시가 예측가능성 없는 1기 신도시 재건축 행정으로 주민들에게 혼란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분당신도시 재건축 선도지구 공모절차를 진행해 온 성남시 행정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나.
=성남시가 준비를 충분히 하지 못한 채 재건축 선도지구 선정 절차를 강행함으로써 미숙한 행정 능력이 드러났다.
우선, 주민들이 사업성 판단을 전혀 할 수 없는 상태에서 무조건 선도지구 동의서부터 징구하게 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기본계획 공람안 발표를 통해 주민들이 기준용적률이 얼마인지 알고 사업성 분석을 통해 개략적인 분담금 내역을 확인한 후 사업에 참여할지 말지를 선택하도록 했어야 했는데 먼저 선도지구 동의서부터 징구하게 했다. 한 마디로 앞뒤가 뒤바뀐 것이다.
또한, 주민동의율로 선도지구 자격을 갖춘 아파트단지들의 변별력을 확보하겠다는 당초 계획도 헝클어졌다. 95% 동의율에 도달하는 아파트 단지들이 별로 많지 않을 것이라는 전제 하에 최고점 구간을 ‘95% 이상’으로 결정했는데, 상당 수 단지들이 이 95% 기준을 뛰어넘어 주민동의율 기준이 변별력을 잃었다.
무효표 등을 확인한 후 실제 동의율을 확인해야겠지만, 95%를 넘는 단지들이 이렇게 많다는 것을 시가 미리 파악하지 못한 채 점수 구간을 결정한 것은 엄연한 행정 실수다.
▲또 다른 문제는 뭔가.
=5개 1기 신도시 중 성남시만 유일하게 과도한 ‘도시기능 활성화’ 부문에 대한 주민 부담을 강요하고 있는 것도 문제다. 추가 공공기여를 하면 몇 점, 장수명 주택을 지으면 몇 점을 준다는 식으로 여러 부담항목을 추가해 주민 부담을 높였다.
이렇게하면 사업성이 확 떨어져 주민부담이 높아질 것이 명백하다. 예컨대, 장수명 주택으로 지으려고 해도 기존 벽식구조 건축비의 최대 1.5배가 더 든다고 하니 주민부담이 더욱 커질 것이다.
이 내용은 선도지구 선정 과정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후 이 약속의 실행가능 여부를 놓고 더욱 어려운 문제로 파생될 것이다. 나중에 실제 사업을 하려고 했더니 분담금이 너무 높아 이 같은 계획이 실현 불가능하다고 판단된다면 그때는 어떻게 할 건가. 더 큰 혼란이 발생할 것이다.
▲오는 11월 선도지구 선정 발표 때 예상되는 문제점은.
=11월 선도지구 단지 선정 발표 때, 성남시는 해당 단지 발표와 함께 어떤 근거로 그렇게 선정했는지에 대한 각 단지별 평가점수를 공개하고 시민들의 이해를 구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탈락 단지들의 거센 반발을 사게 될 것이다.
애초에 이 같은 논란을 우려해 정성평가를 모두 없애고 점수 환산이 가능한 정량평가를 했다. 따라서, 어떤 단지가 어떤 항목에서 얼마나 높은 점수를 받아 선도지구에 선정됐는지 시민 누구나 이해가능하도록 공개해야 한다.
▲분당은 서울공항에 인접해 재건축 시 일정부분 층수제한이 불가피하다. 성남시는 이 문제에 대한 해법을 어떻게 찾고 있나.
=성남시는 평균 층수 개념을 적용해 용적률 확보에 문제가 없도록 하겠다는 입장이다. 즉, 비행안전구역에 포함된 대지에서 층수제한을 받은 만큼, 비행안전구역에 포함되지 않은 대지에서 그만큼 층수를 더 완화해 부여된 용적률을 모두 활용할 수 있게 해주겠다는 것이다.
분당은 성남대로를 중심으로 서울공항과 평행하게 위치해 있어 비행안전구역에 아파트단지의 일부가 걸쳐 있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비행안전구역에 해당되지 않은 부지에서 아파트 층수를 더 높이도록 해 전체적으로 326%의 기준용적률 확보를 가능하게 하겠다고 한다.
이번에 발표한 기본계획 공람안에서 ‘준주거지역 용도지역 상향’ ‘통합재건축’ 같은 해법을 제시한 이유도 이 같은 방침의 일환이라고 보고 있다. 구체적인 내용은 성남시에서 발주한 서울공항 고도제한 관련 연구용역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수내3동·분당동 등을 지역구로 하는 재선 시의원으로서 분당 재건축과 관련한 향후 활동 계획은.
=현재 성남시의회 도시건설위원회 부위원장으로 활동하면서 재건축 현안에 관심이 많다. 2020년 초선 때부터 분당 재건축 필요성을 처음으로 공론화했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사안마다 주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담아 챙기려고 노력 중이다. 개인적으로 나도 분당 아파트 주민으로 재건축이 잘 진행되길 바라는 사람 중 한 명이다. 의정활동 기간 내내 재건축 추진을 지원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