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우징헤럴드=김병조 기자] 부산광역시 남부교육지원청이 대연8구역 재개발조합(조합장 정성수)에게 비용이 500억원으로 추산되는 초등학교 재건축 의무를 부여하면서 조합과의 갈등이 본격화하고 있다.
남부교육지원청이 교육환경영향평가 심의를 앞두고 학생 분산 배치 방안 차원에서 대연8구역 조합에게 석포초등학교 재건축 의견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조합은 교육당국의 책임을 조합에게 떠넘긴 것이라며 집단 시위에 들어갔다.
조합은 지난 23일 남부교육지원청 앞에서 교육환경평가심의 개최 촉구 집회를 열면서 석포초교 재건축 비용 요구 철회를 요구했다. 이들은 “학생 배치 방안 수립은 교육지원청 본연의 업무임에도 불구하고, 조합에 무리한 요구를 하며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며 “교육지원청은 신속히 심의를 개최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연8구역은 사업시행인가를 받기 위한 사전절차로 교육영향평가 심의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이 심의를 담당하는 주관부처가 부산시교육청이며, 심의가 열리기 위해서는 먼저 해당 관할 교육지원청이 시교육청에 관련 자료를 전달해야 정상적으로 개최돼 절차를 이행할 수 있는데, 석포초교 재건축 문제로 이 과정이 막힌 것이다.
남부교육지원청 입장은 학생 배치 방안이 확정되지 않으면 어차피 시교육청의 심의를 통과할 수 없기 때문에 조합이 구체적인 해답을 먼저 마련해야 한다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부교육지원청이 조합에 요구한 대안은 구역 인근에 위치한 ‘동천초교 10개 학급 증축’과 ‘석포초교의 철거 후 재건축’ 등이다. 남부교육지원청은 석포초교가 1966년 설립된 노후 건물인데가, 주변에 여유 부지도 없어 학생들을 추가로 받을 별관도 건립할 수 없기 때문에 학교 철거 후 전면 재건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조합은 동천초교 학급 증축은 수용했으나 석포초교 재건축 비용 부담까지는 떠안을 수 없다고 반발하고 있다. 석포초교 전면 재건축은 조합원들의 경제적 부담이 너무 크다는 것이 이유다.
이와 관련해 대연8구역 정성수 조합장은 지난 23일 밤부터 단식 농성에 돌입했다. 대안 없는 무리한 요구를 중단하라는 취지다.
조합 관계자는 “조합은 학생 배치 방안에 협조하기 위해 최대한 가능할 수 있는 책임을 지려고 하지만 남부교육지원청의 터무니없는 요구까지 수용할 수 있는 여력이 없다”며 “일단 부산시교육청 심의에 상정돼 반려된다면 기꺼이 수용하겠으니 일단 심의를 받을 수 있는 기회를 보장해 달라”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