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원총회 출석조합원의 의미는 뭔가 (I)
조합원총회 출석조합원의 의미는 뭔가 (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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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2.04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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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일규
변호사/H&P 법률사무소
www.parkhong.com

 

 

조합원 총회에서 이루어진 결의가 효력을 발휘하여 조합의 의사로 인정받기 위하여는 법령과 정관에서 요구하는 다양한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직접 안건의 심의와 결의에 필요한 의사정족수 및 의결정족수 요건이다.


나아가 ‘도정법’은 의사정족수 및 의결정족수 이외에 일정비율의 조합원들이 총회 현장에 직접 참석할 것을 강제하는 직접참석자 비율 요건까지 더하고 있다.
도정법 제24조 제5항 단서, 시행령 제34조 제2항에 따르면 일반 조합원 총회의 경우 전체 조합원의 10%, 창립총회·사업시행계획의 수립 및 변경을 위한 총회·관리처분계획의 수립 및 변경을 위한 총회는 전체 조합원의 20%에 이르는 비율의 조합원이 직접 참석해야 한다.

결국 조합원 총회에서 안건에 관한 의결을 이루어내기 위하여 요청되는 조합원 수에 관한 요건만 해도 직접참석자 비율, 의사정족수, 의결정족수 등 3가지에 이르는 셈이다.


조합원 수에 관한 3가지 요건은 조합원의 수를 정확히만 헤아리면 되는 것이기에 조합원의 총회 참석을 독려하여 그 수를 높이는 사실상의 업무가 고단할 뿐 특별히 법률적 쟁점이 될 만한 것이 아니라는 선입견을 가지기 쉽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조합원 수에 관한 다툼이 심심찮게 까다로운 쟁점으로 떠올라 다툼의 대상이 되곤 한다.


조합원 수 관련 법률적 쟁점에 관하여 흔히 언급되고 있는 리딩케이스는 대법원 2008두 5568호 사안이다. 성원보고시 출석하였다가 결의 당시 퇴장한 조합원을 출석조합원에서 제외할 것인지 아니면 포함할 것인지가 문제였다.


관리처분계획수립 안건이었기에 의결정족수가 ‘출석조합원의 3분의 2’였고 ‘출석조합원 수’를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가결·부결의 결론이 갈리는 사안이었다.
인가권을 지닌 행정청은 성원보고시 출석한 조합원은 당연히 출석조합원으로 보아야 하고 그렇게 산정한 출석조합원 3분의 2의 찬성에 이르지 못하였기 때문에 의결정족수 미달을 이유로 인가를 거부했다.

조합은 이러한 행정청의 처분에 불복하여 비록 성원보고시 참석하고 있던 조합원이라 하더라도 결의당시 퇴장하였다면 출석조합원으로 볼 수 없기에 줄어든 출석조합원 수를 기준으로 본다면 의결정족수를 충족하였다며 소를 제기한 것이다.


대법원의 판단은 이러하다. “도정법 제24조에 따라 조합원 총회에서 관리처분계획의 수립을 의결하는 경우의 의결정족수를 정하는 기준이 되는 출석조합원은 당초 총회에 참석한 모든 조합원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가 된 결의 당시 회의장에 남아 있던 조합원만을 의미하고, 회의 도중 스스로 회의장에서 퇴장한 조합원은 이에 포함되지 않는다.”


즉, 회의에 ‘출석’한 것으로 인정되려면 성원보고시에 현장에 존재한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해당 안건의 결의 당시까지 퇴장하지 않고 현장에 남아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위 대법원 사안은 의결정족수의 기준이 되는 출석조합원 수를 어떻게 파악하느냐에 관한 것이지만 결국 조합원의 ‘참석’을 어떻게 이해하느냐에 관한 해답을 제시한 것이기에 직접참석 조합원 비율이나 의사정족수에 관하여도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는 일반적 법리를 설시한 것이다.


일견 ‘참석’ 혹은 ‘출석’의 개념을 대단히 명료하게 정리하여준 판결처럼 보이지만 이로써 모든 쟁점이 일거에 해소되진 않았다.

‘결의당시 현장에 남아있는’이라는 표현 때문에 진정한 판결취지가 잘못 받아들여지는 경우까지 빚어졌기 때문이다.
즉, 위 대법원 판결이 선고된 후부터 참석조합원으로 인정되려면 무조건 의결절차가 종료되고 가결 혹은 부결이 선포될 때까지 총회장소에 착석하고 있어야 한다는 해석론까지 등장하게된 것이다.

특별한 해석이 아니라 대법원 판결취지를 충실히 적용한 것 아니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지만 전체적인 의결절차가 종료하기 전에 먼저 안건에 관하여 의결권을 행사하고 자리를 떠난 조합원을 과연 참석한 조합원으로 볼 수 있겠느냐는 질문을 던져보면 상당히 혼란을 야기하는 해석론임을  알 수 있다.


대법원이 적시한 ‘결의당시 현장에 남아있는’이라는 표현을 반드시 전체적인 결의절차가 종료할 때까지 총회장소에 존재하여야 한다는 의미로 좁혀 해석하는 것은 불필요할 뿐 아니라 결과에 있어서도 부당하다.

의결권 행사는 ‘참석’ 혹은 ‘출석’을 전제로 하는데 전체적인 결의절차가 종료하기 전에 먼저 의결권을 행사하고 퇴장한 조합원을 출석조합원에서 배제한다면 의결권은 행사하였으되(의결정족수에 포함된다는 뜻) 출석은 인정되지 않는다는 기이한 해석으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법원의 밝힌 ‘결의당시 현장에 남아있는’의 의미는 ‘총회현장에서 의결권을 행사하거나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더라도 전체적인 의결절차가 종료될 때까지 총회현장에 존재하는’ 정도의 의미로 해석하는 것이 온당하다.
현장에 나와 의결권을 행사한 조합원의 경우 대법원이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의결권행사 없이 현장에서 퇴장한 것이 아니기에 의결권 행사는 출석을 전제로 한다는 논리적 해석상 당연히 출석조합원으로 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다음 기고에 계속〉
    


 ☞ 문의 : 02-584-25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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