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공급의 세 가지 방식
주택공급의 세 가지 방식
  • 하우징헤럴드
  • 승인 2010.11.29 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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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29 10:04 입력
  
윤영선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기획조정실장
 

주택을 공급하는 방식에는 몇 가지가 있을까? 답은 세 가지이다. 첫째는 신축을 통한 방식이다. 둘째는 재건축·재개발을 통한 방식이다. 우리는 대체로 이 두 가지 방식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다. 그동안 익히 보아 온 방식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나머지 하나, 세 번째 방식은 무엇일까? 그것은 리모델링을 통한 방식이다. 신축 및 재건축·재개발 방식에 비하여 리모델링은 아직 우리 사회에서 주택을 공급하는 방식으로 제대로 자리잡지 못하고 있다.  
거시적으로 보면 주택을 공급하는 이 세 가지 방식은 일정한 시차를 두고 전개되는 특징을 보인다. 즉, 주택공급 방식은 대체로 신축 → 재건축·재개발 → 리모델링의 순으로 변하게 된다.
 

선진국들은 이미 이 단계의 방식들을 거쳐 왔다. 우리나라는 지금 어느 단계에 있을까? 이것을 살펴보는 일은 우리나라 주택시장 및 산업의 큰 흐름을 내다보고 미래 대응방향을 찾는데 도움을 줄 것이다. 
 
먼저, 신축을 통한 주택공급 방식을 보자. 신축은 주택을 공급하는 가장 전형적이면서도 초기 단계의 방식이다. 신규택지를 확보하여 수요자가 요구하는 새로운 주택을 건설, 공급하는 방식이다. 당연히 양호한 신규주택을 건설하는 것이지만 양적 공급 확대에 중점을 두고 있다.
 
신축을 통한 주택공급은 아직도 우리나라에서 주택공급의 주류를 이루고 있다. 여전히 주택공급이 부족한 수도권의 경우 신규주택 공급을 위한 신도시 건설이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이제 수도권마저도 신규 주택공급에 대한 대량의 수요는 예전 같지 않다. 수도권에서도 입지가 좋지 않은 지역에 건설한 신규 아파트들은 미분양이 속출하는 사태가 자주 벌어지고 있다.
 
제2단계의 주택공급 방식인 재건축·재개발은 이러한 과정에서 새로운 관심과 수요를 끌게 된다. 이제 주택은 절대적으로 부족한 것이 아니라 필요한 지역에 적정한 주택의 공급이 요구되는 상황으로 변하게 된 것이다.
 
자연스럽게 신도시 또는 주거단지를 신규로 건설하기보다는 기존 도심지 내 노후 주택을 재건축 또는 재개발하는 것이 보다 나은 방안으로 평가된다.
 
재건축 및 재개발 대상의 주택들은 대부분 도심지 내에 있으므로 유리한 입지를 확보하고 있다. 도심지역의 노후주택들을 허물고 새로운 주택을 건설하여 공급하면 여러 측면에서 이점을 제공한다. 또한 공적 측면에서 보면, 외곽지역에 새로운 택지를 확보할 필요가 없을 뿐만 아니라 슬럼화되어 가고 있는 도심지의 활성화에도 도움을 주게 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1990년대 이후 추진되기 시작한 재건축·재개발은 2000년대에 들어서 본격적으로 활성화되고 있다.
 
지금도 재건축·재개발을 위하여 지정되었거나 대기된 단지 또는 지구들이 무수히 많다. 앞으로 10여년 정도 재건축·재개발은 지속적으로 추진될 것이다.
 
그런데 이 방식도 점점 문제에 봉착하게 된다. 주택공급의 절대량이 늘어감에 따라 재건축·재개발 주택에 대한 신규수요도 줄어들게 되고 따라서 점점 경제적 타당성이 떨어지게 된다. 이미 지방과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공공의 입장에서 보면 재건축·재개발을 활성화시키기 위하여 도심지의 용적률 즉, 밀도를 높이는 정책은 도시환경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또한, 도시 전역에 아파트 고층화를 추구함으로써 도시의 이미지와 품격을 떨어뜨리는 문제도 낳게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등장하게 되는 제3단계의 주택공급 방식이 리모델링이다. 리모델링은 주택의 절대 공급이 부족하지 않은 시대에 필요한 주택공급 방식이다.
 
지금 우리나라가 빠르게 이러한 시대로 접근하고 있다. 인구 감소가 예상됨에 따라 주택 수요는 과거처럼 늘지 않는 반면, 재고주택의 수는 크게 늘어났다. 문제는 이렇게 늘어난 재고주택들이 빠르게 노후화 되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양적 확보보다는 질적 개선이 중요한 시대가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재건축·재개발을 통한 노후 주택의 질적 개선이 점점 어려운 시대가 다가올 것이다. 이러한 시대적 상황에 효과적으로 부응할 수 있는 방식이 리모델링인 것이다.
 
혹자는 리모델링이 어떻게 주택을 공급하는 방식이 될 수 있느냐고 의문을 가질 것이다. 이러한 의문은 주택공급을 양적인 측면에서만 이해하기 때문에 생겨난다.
 
주택공급은 양적 측면뿐만 아니라 질적 측면도 동시에 포함하는 개념이다. 주택공급 방식은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양적 공급 위주에서 질적 개선 중심으로 변해가게 된다. 이미 서구의 선진국들이 이러한 과정을 거쳐 왔다. 주택 수요자들과 공급자들은 이제 우리 사회도 이러한 방향으로 변해가고 있음을 충분히 인지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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