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러운 한국인 SAT, SSAT 유출
부끄러운 한국인 SAT, SSAT 유출
  • 윤경선 명대명고 기자
  • 승인 2016.10.28 10: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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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미국의 보딩 스쿨에 입학을 원한다면서, 대기자에서 합격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컨설팅을 의뢰한 학부모가 있었다. 당시 A양은 미국 LA 근교에서 한국인이 운영하는 관리형 유학을 하면서 7, 8학년 2년 동안 사립학교에 다니고 있었는데, 보딩 스쿨 지원을 앞두고 A양이 받은 SSAT 점수는 무려 98% 였는데 반하여, TOEFL 점수는 79점이었다. 누가 봐도 이상한 점수를 받은 A양은 이 점수를 제출하여 Top에 속하는 명문 보딩 스쿨에 지원했지만, 9학교에서 Reject 되고 오직 한 학교에서만 Wait List에 들어갔다고 했다. 반드시 보딩 스쿨로 옮겨야 하기 때문에 컨설팅 Fee에 구애됨 없으니까 제발 Waiting에서 빠져 나올 수 있도록 이를 풀어 달라는 간절한 요청이었다.

불법적으로 유출되는 SSAT와 SAT 시험

그러나 필자는 A양의 수상한 SSAT 점수 때문에, A양의 보딩 스쿨 컨설팅 요청을 거부하고  일을 맡지 않았었다. 토플 79점 밖에 안 되는 학생이라면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SSAT 98%는 결코 있을 수 없는 점수였기 때문에, 도저히 정직하게 받은 점수로 생각할 수 없어서 필자는 A양의 부모와는 함께 일할 수 없었다.

A양과 같이 SSAT 혹은 SAT의 문제 유출로 말미암아 “Ugly Koreans”은 인구에 회자되고, 특히 미국의 Collegeboard에서는 급기야 한국에서 친 SAT 점수를 신뢰할 수 없다고 하며, 시험 전 날에 시험을 취소하기도 하고, 심지어 한국에서 치러 진 시험 점수를 한꺼번에 취소하여 학생들을 당황하게 만들기도 한다.

지난 2013년 한국의 교육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SAT문제 유출사건은 서울지검 첨단범죄수사부에서 저작권법위반, 업무방해로 학원 원장과 강사 등 21명을 불구속 기소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당시 검찰은 어학원 운영자와 강사 등 16명을 불법으로 구입하여 대량 유출한 SAT 기출 문제를 학원의 강의나 교재에 무단으로 사용한 혐의로 기소했다. 또한 4명은 일당을 주고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하여 시험장에서 문제를 암기해 오도록 하거나, 소형 카메라를 이용해 문제지를 촬영하는 방법으로 SAT 문제를 유출한 혐의였다.

미국에서는 Gap Year를 가져 고교 졸업 후 한참 후에 SAT를 치는 나이 많은 수험생에게 연령 때문에 SAT 시험을 못 치게 하는 경우는 없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지능적인 범죄로 말미암아 나이 많은 수험생은 아예 시험 등록을 거부하기도 한다.

검찰은 기소에 앞서 강남 소재 어학원 14곳등 총 44곳을 압수수색하기도 했다.            당시 Collegeboard는 성적 발표를 보류하면서까지 사태가 심각하다고 판단했지만, 재판의   주인공들은 어떻게 됐는지 알려지지 않고 있다. 다시 말하면 이들에게 솜방망이 처분이 이루어져 벌금을 내고는 버젓이 학원 강사 일을 계속하는 것이다.

솜방망이 처분을 받은 “소문의 그 강사들” 제주도나 중국에 진출하여 버젓이 영업해

그러나 필자가 최근 접한 소식에 의하면, 그 때 재판을 통해 벌금형을 받았던 “소문의 그 강사들”은 현재 제주도에 가서 국제학교 학생들을 상대로, 학원 수업 혹은 개인 별 수업을 하거나, 심지어 중국에 진출하여 중국 학생들에게 SAT 강의를 계속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전 국민에게 “Ugly Koreans”의 오명을 씌운 파렴치한 강사들이 불구속 기소되어도 단순히 벌금형으로 마무리되어 언제 그랬냐는 듯이 같은 범죄를 되풀이 하고 있는 실정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Collelgeboard에서 한국 시험장을 폐쇄하여 아예 SAT시험을 치르지 못하게 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New SAT 시험으로 변경된 후 아직까지는 아무런 문제없이 시험도 치러 지고 문제의 어학원들도 정상 영업 중이다.

그런데 더 기가 막힌 것은 일부 학부모들이다. 학부모들은 “소문의 그 강사들”과 “소문의 그 학원들”에 더 관심을 가지면서 그 강사들에게 자녀의 SAT 교육을 의뢰한다는 것이다. 이런 학부모들 때문에 “소문의 그 강사들”은 SAT 유출을 더 자랑스럽게 선전하면서 학생들을 끌어 모으고 있는 실정이다. 같은 SAT 시험 날짜에 치러 지는 것이라도 미국은 우리나라보다 거의 하루가 늦기 때문에 한국의 시험장에서 출제된 문제는 충분히 미국의 한국 학원이나 한국 학생들에게 전달될 수 있다는 것이다.

Ivy League에 합격했지만 중도 탈락하는 한국 학생 많아

SAT 시험은 New SAT 문제로 변경되는 바람에, 과거와 같이 총체적으로 불법적인 유통이   이루어지지는 않지만, 최근 들어 많은 한국 학생들이 관심을 갖기 시작한 ACT 문제는 상대적으로 시험 감독이나 관리가 허술하기 때문에 아직도 불법이 판을 치고 있다는 것이다.

파렴치한 강사와 영리에 눈이 먼 학원들에 의하여 자행되고 있는 SAT문제 유출은 그들의 부도덕함으로 궁극적으로 우리나라의 국격을 훼손하는 것이 된다. 한국 학생은 물론 한국인들이 모두 부도덕, 비윤리 등의 씻을 수 없는 오명을 얻게 되는 것이다. 한편 우리나라에서 취소된 시험을 치르기 위하여 일본, 홍콩, 필리핀 등지로 날라가 시험을 치는 것은 비용의 면에서도 손해가 아닐 수 없다.

필자가 4-5년 전 블로그에서 Samuel Kim의 Columbia University 박사학위 논문을 인용했던 기억이 난다. Dr. Kim의 논문에 의하면 한국 학생이나 한국 교포 학생들이 Ivy League 등의 명문 대학교에 비교적 수월하게 입학했지만, 졸업률은 불과 56%로, 현지 미국인 학생들은 물론, 다른 나라 유학생들에 비해서도 현저하게 낮은 졸업률을 보여 줬다고 했다.

불법이 판치는 학원가 자정 능력 갖춰야

Dr. Kim의 논문에서의 이런 통계는 SAT 문제 불법 유출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수 천만원에 SAT 문제를 사서 거의 만점에 육박하는 SAT 시험 점수를 얻어 Ivy League에 합격했지만, Ivy League에서 살아 남을 수 있는 “진짜 실력”이 없는 한국 학생은 Ivy League에서 도태되어 퇴출될 수 밖에 없는 위기에 봉착한 것이다.

"Ugly Korean Tutors”, “Ugly Korean Moms”, “Ugly Korean Students”
총제적인 불법과 편법이 난무하는 우리나라 사회가 부끄럽다. “Ugly Korean Tutors”를 학원  사회에서 퇴출하여 이들이 발 못 붙이게 하는 학원가의 자정이 중요하다. 또한 어떻게 해서는 내 아이만은 Ivy League에 입학시키겠다는 이기심과 양심 불량의 “Ugly Korean Parents”가   스스로 진정한 자녀 교육이 무엇인가를 고민하고 자중자애 하는 것이 필요하다. “Ugly Korean Students”는 어떤 사람이 되어, 무슨 일을 하면서 이 사회와 세계가 발전하는데 이바지 할 수 있을지 진지한 고민하는 것이 필요할 때다.

글. 세쿼이아 그룹 박영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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