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쇠퇴를 어떻게 볼 것인가?
도시 쇠퇴를 어떻게 볼 것인가?
  • 박순신 / (주)이너시티 대표이사
  • 승인 2018.07.24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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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징헤럴드=박순신 대표} 재개발·재건축과 같은 정비사업은 쇠퇴한 도시지역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수단으로 마련된 것이다.

그러나 사업시행과정에서 나타난 여러 문제들로 몸살을 앓아 왔다. 사업과정에 드러난 여러 문제들을 해결하고자 제도를 개선하고 새로운 법률을 제정해 시행한 것과 더불어, 대통령이 직접 공약한 도시재생뉴딜사업까지 시행되고 있다.

그럼에도 전국 각지에서 일어나고 있는 재개발․재건축관련 문제들은 여전히 많고, 또 정비구역내 토지등소유자와 세입자들의 민원 또한 끊이지 않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이런 현실 속에서 정부와 지자체가 내놓은 여러 대안 중에 하나는 재개발․재건축사업을 중단하는 것이다.

재개발․재건축사업을 할 것인지 혹은 하지 않을 것인지가 선택의 대상이 된다면, 그런 지역은 도시쇠퇴를 심각하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도시의 일부 지역이 심각하게 쇠퇴되어 사람이 거주하기에 여러 가지 측면에서 위험한 지역들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즉, 어느 지역과 어떤 건축물은 그대로 두어서는 안 되는 심각한 상황에 처했고, 이런 건축물과 지역에 대해서 충분한 대책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인데도 불구하고, 민원이 많아서 재개발사업이나 재건축사업을 중단하도록 하는 것은 너무나 단편적인 시각이라고 할 것이다.

우리가 사는 도시는 오래되지 않았으며, 건축물의 자재 또한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는 그런 것들이 아니라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또한 사람이 거주하기에 불편한 도시기반시설 등의 문제도 가벼이 볼 수 없는 지역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재개발․재건축을 그냥 사업으로만 본다면 단순하게 결정할 수 있을 것이다. “사업성이 없으니 사업을 안하는 것이고, 사업성이 좋으면 한다”라고 말이다. 우리는 그동안 정비사업의 문제들을 해결하고자 하면서 바로 이렇듯 사업을 할 것인지 말 것인지를 중요한 잣대로 했던 것을 부인할 수 없다. 지금도 재개발사업을 중단하게 해달라는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는 것이 이를 반증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우리 도시의 현실은 이렇게 간단하지가 않다. 얼마 전에 있었던 노후 건축물의 붕괴사건이 이를 보다 극명하게 드러내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만일 전국에서 연일 이런 노후건축물의 붕괴사고 일어난다면 어떻게 될까? 그런데 우리가 파악하고 있지 못하지만 연일 붕괴는 일어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쇠퇴한 지역에 가면 너무나 쉽게 허물어 내려진 집들을 목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단지, 우리 국민 모두의 관심을 끌만한 대형 사고가 없이 진행되고 있는 것에 불과하다.

도시는 쇠퇴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리고 도시 쇠퇴를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 건축물의 노후화다. 건축물이 너무 노후되어 사용할 수 없게 되면 다시 짓거나, 혹은 대대적으로 보수를 해야 한다. 물론 건축물을 헐고 빈터로 남겨두는 것도 가능한 방법 중에 하나일 수 있다.

이렇게 노후화된 건축물이 집단으로 모여 있으면 그 지역은 활기를 잃고 쇠락하게 된다. 이런 도시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 또한 자연스러운 것이다. 쇠퇴한 도시지역을 있는 그대로 받아 드릴 수 없을 때 우리가 잘 아는 재개발․ 재건축 혹은 도시재생사업과 같은 수단을 사용하는 것이다.

만일 쇠퇴한 도시지역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도시는 어떤 모습이 될까? 우리가 너무나 쉽게 목격할 수 있는 지방 중소도시와 같은 모습으로 변하게 될 것이다. 여기에서 우리가 결정해야 할 몫이 남아 있다.

도시내의 공간을 이렇게 쇠락하도록 계속 내버려 두어도 괜찮은 것인지에 대한 합의가 필요하다. 그러나 이런 합의에 이르기는 너무나 어렵다. 쇠퇴한 지역을 그대로 방치하는 것은 안전에 대한 문제, 거주환경에 있어서의 위생 문제 등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즉, 재개발․재건축사업을 하지 않는다면 다른 대안은 무엇인가를 이제 고민해야할 시기가 된 것이다. 단순히 민원이 많아서 재개발․재건축사업을 중단한다면 도시 쇠퇴라는 근본 문제는 그대로 남아 있게 된다.

재개발․재건축사업을 중단하고, 구역을 해제하면 도시재생사업이 가능할 것이고, 그러면 도시쇠퇴 문제도 해결된다고 믿는 사람들도 적지 않을 것이다. 만일 도시재생사업이 가능하다면 재개발․재건축사업도 가능할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도시재생사업은 무엇을 말한 것일까? 노후 건축물들이 밀집한 도시 쇠퇴지역의 문제를 해결하는 수단이 도시재생사업이면, 당연히 건축물을 새로 짓거나 대대적으로 수선하는 것이 수반되어야 할 것이다. 노후한 건축물을 새로 짓지 못하거나 대대적으로 수선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도시재생사업을 한다면, 쇠퇴한 도시 문제를 해결하는 본질적인 목적을 달성했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쇠퇴한 지역을 어떻게 볼 것인지가 중요한 측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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