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우징헤럴드=김상규 전문기자] 정복문 조합장이 이파트 단지 내 14층 옥상에 설치된 망루에서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말 시청 앞 1인시위에 이어 두 번째다. 한낮 30도가 넘는 기온을 감안하면 노령의 조합장이 얼마나 버틸지 걱정이다. 정 조합장은 ‘시장의 약속이 지켜질 때까지 목숨을 걸고 투쟁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장에게 하고 싶은 말은
=정치인의 생명은 약속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우리는 정치인이자 시장인 박원순 시장께 주민들과 한 약속을 지키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국제공모를 우리가 제안한 것이 아니다. 박 시장이 먼저 제안했다. 국제공모를 하면 통과시켜준다는 말도 박 시장이 하셨다.
박 시장이 제안한 국제공모 때문에 잠실5단지는 사업이 지연되었고, 이로 인해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에 해당해 우리조합원들은 재건축부담금으로 1조원 가까이 부담해야 한다. 박 시장이 별도로 요구한 국제공모비용만도 36억원에 이르며 조합은 건축심의 완료 후 지급해야 한다.
박원순 시장은 지금이라도 피해당사자인 5단지 4천여 조합원, 2만여 조합원가족에게 사과하고 정치인으로서 한 약속을 지켜주실 것을 촉구한다.
▲최근 집회를 열고 있다. 그간의 경과와 향후 일정은
=작년 말부터 서울시청 앞에서 1인 시위를 해왔다. 언론 종사자, 정치인, 공무원 등 사회 유력층뿐만 아니라 많은 시민들을 만나 소통하면서 서울시장의 약속이행을 촉구했다. 많은 서울시 공무원들도 공감하면서 응원을 보내주기도 했다.
지난 4월 9일 서울시청 앞 항의집회에는 조합원 약 2천여명이 참여했다. 또한 4월 17~19일 청와대 앞에서 매일 300여명, 7월 10일 잠실역사거리에서 약 800명이 모여서 집회를 했다. 잠실역사거리 집회 후에는 현재 옥상에 망루를 설치해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추후 타단지와 연대해서 집회를 이어갈 예정이다. 공급이 없는 부동산 정책으로는 결코 부동산가격을 안정시킬 수 없다고 생각한다. 정책의 일관성과 신뢰성, 적정한 공급을 통해 조속히 부동산을 안정시켜 주시기 바란다.
▲조합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조합원들을 떠올리면 미안하고 고맙다. 지금 우리 조합원들은 너무 힘들고 지친 상태라고 생각한다. 이제 자포자기하고 싶은 지경까지 이르렀을 것이다. 재건축만 바라보는 연로하신 조합원들은 죽기 전에 입주가 어렵겠다고 생각하고 계시다.
울분에 차 있는 조합원들의 마음을 그 무엇으로도 채워드릴 수 없어 가슴이 아프다. 너무 억울하고 분통이 터진다. 주어진 시간동안 조합사업과 조합원들의 이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힘든 상황이지만 조합을 믿고 하나로 뭉쳐 지금처럼 한목소리로 빠른 사업정상화를 위해 같이 고민해주셨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