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포4단지 재건축 현장을 가다
개포4단지 재건축 현장을 가다
조합·시공자 ‘공사비 협상’ 일단락… 명품단지 건설에 상생
  • 김상규 전문기자
  • 승인 2021.04.22 11:1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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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 마감자재 변경·고급화 노력 결실
개포 프레지던스 자이 모델하우스 개관

 

[하우징헤럴드=김상규 전문기자] 개포4단지 재건축조합(조합장 윤석양)이 시공자와의 공사비 협상을 원만하게 처리했다. 하지만 이 과정은 쉽지 않았다. 1천380억원에 달하는 시공자의 공사비 증액 요구에 맞서 조합은 GS건설 본사 등에서 모여 시정을 요구했다. 국토교통부를 항의 방문해 GS건설의 공사비 내역 제출을 촉구하는 청원서를 제출했다. ‘강대 강’으로 치닫던 대치가 이어졌지만, 사업의 두 축은 결국 상생의 길을 택했다.

▲시공자 1천380억 공사비 증액 요구, 총 공사비 1조400억원

시공자는 조합에 공사 연면적 증가, 물가상승률, 마감재 고급화 등 1천380억원 규모의 공사비 증액을 요구했다. 물가상승률은 무려 3년이나 적용되었고, 고급화 내역이 불투명했다. 

조합원들은 특히 마감재에 대해 최대 27%에 이르는 간접비를 청구하면서 그 세부 내역이 불분명하고, 물가지수변동에 따른 공사비 증액 또한 계약체결일과 실제 착공일 기준이 아닌 임의 적용으로 370억원 중 190억원을 과도하게 청구해 조합원들에게 재산상 손해를 끼쳤다고 주장했다. 

절대적인 금액보다는 증액의 내용에 대한 불신이 컸다. 조합원들의 주장에 따르면 당초 도급 계약 규모는 9천89억원이었지만, 시공자가 1천378억원을 증액 요청하면서 총공사비는 1조400억원으로 올라갔다고 한다. 

▲항의집회, 공사비 검증 요구 청원서 제출 등 활동 전개

조합원들은 GS건설 본사와 서초동 GS자이갤러리 등에서 시정 조치를 요구하는 집회를 이어갔다. 당시 이들은 GS건설이 증액을 요청한 1천380억원의 공사비 가운데 ‘고급화를 위한 품질 향상’예산 500억원에 대한 상세 내역이 없다고 주장했다.

조합은 총회를 열어 조합원의 중도금 집단 대출 기표를 지연하고, 예정된 중도금의 연체를 결정했다. 또한 지난해 8월 19일에 조합원들은 GS건설에 공사비 내역 제출(공사비 검증)을 촉구하는 내용의 청원서를 국토교통부에 제출했다. 청원서에는 공사비 검증 제도를 무력화하는 시공자의 행태에 대해 알리고 관련 입법을 보완해달라는 내용이 담겼다.

▲주거명품을 위한 조합의 노력과 시공자의 화답

조합은 마감자재 변경과 고급화를 위한 노력을 계속했다. 여성조합원 3인을 중심으로 조합 이사 4인이 결합해서 마감자재 세팅을 처음부터 다시 했다. 꼬박 1년이 걸렸다. 노력의 결과는 결실을 맺었다. 시공자인 GS건설도 큰 역할을 했다. 

윤 조합장은 “우리 단지처럼 오랜 시간 동안 마감재 협상에 임한 시공자도 없을 것이다”며 “시작은 조합원이 했으며, 시공자와 갈등도 있었지만 어느 시점부터는 시공자와 같은 방향을 향해 나아갔다. 그래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생각한다”고 과정에 대해 설명했다. 

개포4단지는 지난 2019년 11월 착공에 들어가 올 4월로 착공 18개월 차가 되었다. 지금은 거의 모든 동이 지상 층 골조 공사를 하고 있다. 

▲개포 프레지던스 자이의 모델하우스 개관

조합원들이 숙원하던 개포 프레지던스 자이의 조합원 견본주택이 강남구 GS자이갤러리에서 지난 2월 20일부터 3월 14일까지 문을 열었다. 이번 견본주택은 추가 분담금 증가, 사업 지연, 고급화 실패 등으로 조합 집행부가 해임된 뒤 새 조합장이 이끄는 조합 집행부가 시공자 GS건설과 약 10개월간 재협상 끝에 얻은 결과물이다. 

일부 재건축단지가 시공자와의 갈등 등으로 난항을 겪는 가운데 강남권 재건축단지의 고급화에 첫발을 뗀 것이다. 견본주택에는 빠르게 바뀌는 주거 트렌드에 대한 고민 결과가 적극적으로 반영됐으며, 마감자재를 고급화해 외형과 내실을 모두 추구했다. 

▲기부채납 할 개포초교 개축공사 조합이 떠안아… 안전 우려

사업과정 중 기부채납이라는 돌발 변수가 등장했다. 단지 내에 개포초등학교가 있었는데, 재건축을 하면서 기부채납으로 개축을 해야 했다. 그런데 현금이 아닌 현물이다. 

즉 조합이 학교 개축의 시행자가 된 것이다. 시공자, 감리자를 발주해야 한다. 공사 관리를 맡고, 품질과 준공을 책임지게 됐다. 학교 공사는 경험이 없다. 

윤 조합장은 “학교 준공에 문제가 생기면 개교가 늦어지는 사태가 발생할 것이다. 품질 관리에 문제가 생기면 아이들 안전이 위협받을 것이다”며 “그 일은 교육청이 더 잘하지 않겠는가. 국가 기본시설인 학교 개축에 왜 교육청이 아닌 조합이 책임져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퀄리티, 가성비, 깔맞춤 3박자 갖춰

시공자 입장에서 옵션은 매출이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옵션 매출이 높다는 것은 시공자의 기본 안이 소비자의 선택을 받지 못했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조합은 작년 10월에 GS건설과 기본형 업그레이드에 거시적으로 합의했다. 그 이후로 옵션과 별개로 조합원의 기본안 개선이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견본주택 중 조합원 기본형의 59㎡ 유닛이 그렇게 만들어졌다. 옵션 중에는 특이하게도 대면형 주방이 대대적으로 적용됐다. 

전체 조합원의 40%가 패키지 대면형 옵션을 선택한 것이다. 기록적인 수치다. 조합원 기본형인가 패키지인가는 호불호가 아닌 더 좋고 덜 좋음의 문제, 기호와 취향의 문제였다. 조합의 적극적인 노력과 시공자의 협조로 단지는 퀄리티, 가성비, 깔맞춤의 삼박자를 갖추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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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ie 2021-04-24 07:42:16
개포주공4단지 대단한데요^^ 재건축 사업에서 이렇게 투명하게 조합을 운영하는 경우는 처음인 듯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