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필귀정’ 도시재생
‘사필귀정’ 도시재생
  • 강대선 회장 / 도시재생 폐지연대
  • 승인 2021.06.30 10:53
  • 댓글 3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하우징헤럴드] 지난 15일 드디어 오세훈 서울시장과 서울시의회의 합리적인 의사 결정으로 도시재생실이 폐쇄가 결정됐다. 무려 7년만의 올가미가 사라진 것이다.

‘도시재생’이라는 개념은 △개발이 필요한 경우 개발을 추진해 낙후된 환경을 개선하고 지역사회를 되살리는 것 △보존가치가 높은 지역은 테마와 컨셉에 맞게 환경을 유지·발전시켜 가치의 전승을 통한 지역 활성화를 도모하는 것으로 진행돼야 한다.

그런데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도입한 도시재생은 낙후된 인프라로 인해 쇠퇴하고 슬럼화 된 지역까지 모두‘보존’이라는 개념에 억지로 끼워 맞추는 편협한 개념만을 추구했다.

도시재생으로 성공을 거둔 대표적인 사례는 군산시에서 찾아볼 수 있다. 군산시는 애초에 도로 등의 사회 인프라가 잘 갖춰진 도시였으나, 젊은이들이 점차 도시를 떠나면서 도시가 쇠락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군산시는 2014년부터 도시재생의 일환으로 원도심을 지역 특색이 묻어나는 ‘테마와 컨셉’을 갖춘 공간으로 바꾸기 시작했고 이런 변화를 인지한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도시가 다시 활력을 되찾게 됐다. 물론 군산시 도시재생이 성공한 것에는 군산시민들의 전폭적인 협력과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처럼 도시재생은 ‘인프라가 갖춰진’ 현장에 ‘테마와 컨셉’이 접목돼 ‘지역주민의 협력’을 이끌어내는 3박자가 갖춰질 때 비로소 성공할 수 있다. 이른바 ‘인프라’라는 바탕에 ‘컨텐츠’라는 스토리텔링이 더해져 ‘지역주민과의 결합’이 성사될 때 비로소 도시재생의 효과가 극대화되는 것이다.

반면, 서울시 창신·숭의, 서계동, 구로동의 경우 도시재생의 바탕이라고 할 수 있는 인프라가 열악하고 빠르게 슬럼화가 진행되는 곳이기 때문에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고 볼 수 있다.

소방차조차 진입하기 불가능한 열악한 도로 환경, 정화조도 설치 못하는 화장실, 가파르고 좁은 길로 인해 눈이 오거나 비가 오면 주민들의 생명까지 위협하는 열악한 인프라는 보존의 가치보다는 개발의 가치가 선행돼야 할 지역이다.

이처럼 열악한 인프라로 인해 해당 지역들에서는 새롭게 유입되는 인구가 거의 없고 오히려 기존 주민들이 거주지를 떠나는 이른바 ‘셀프 젠트리피케이션’이 발생한다. 기존 거주민들이 떠나면서 해당 지역의 슬럼화는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이런 지역을 도시재생을 통해 ‘보존’한다는 것은 명분이 없는 행정이다. 

하지만 정부와 서울시는 열악한 인프라 기반에도 불구하고 불분명한 테마와 컨셉, 빈약한 스토리텔링에 기반 둔 앵커시설 건축사업 몇몇을 시행한 후 도시재생이 성공적인 것처럼 포장해 보도자료를 내고 언론을 호도해왔다. 심지어 창신동의 경우 대다수의 주민들이 어떤 도시재생 프로그램이 얼마의 예산으로 집행됐는지 조차 알 수 없는 이른바 ‘깜깜이 도시재생’ 사업이 수년간 진행돼 왔다.

이제는 진정한 의미의 도시재생이 진행돼야 한다. 창신동과 같이 사회적 인프라가 열악한 지역은 기존 주민의 거주권을 확보하면서 전면 재개발을 통한 새로운 ‘도시 생명’을 부여해야 한다. 반면 군산시와 같이 인프라가 갖춰진 지역의 경우 탄탄한 스토리텔링과 주민들의 협조가 있다면 지역을 활성화 하는 도시재생을 진행 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편협했던 도시재생이 사필귀정(事必歸正)하여 진정한 의미의 도시 활성화로 거듭나야 한다.

강대선 회장 / 도시재생 폐지연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3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홍창선 2021-08-20 01:40:46
연서동과 쌍문동은 개발이 필요합니다 노후주택 너무많습니다

하쏠 2021-07-01 00:46:07
이제 창신동 재개발로 꼭~

이승혜 2021-06-30 11:35:38
강대선위원장님을 비롯 도시재생폐지연대와 지역 주민들의 한결같은 노력으로 이뤄진 결과입니다.
여기서 안주하지말고 다시한번 힘을 모아 재개발이라는 꿈을 이룹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