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 떠보기에 지쳤다
여론 떠보기에 지쳤다
  • 박노창 기자
  • 승인 2005.09.23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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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 떠보기에 지쳤다
 
  
박노창 기자
오는 8월말 부동산 종합대책 발표가 예고된 가운데 정부가 ‘수요억제론’과 ‘공급확대론’ 사이에서 갈팡질팡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당정 협의에서도 중대형 아파트 공급 확대와 재건축 규제 완화가 검토됐다고 하더니 하룻밤 사이 청와대가 그런 뜻이 아니라며 부인하고 나섰다. 여기에 한덕수 부총리는 이 같은 논란에 대해 원론적인 이야기만 되풀이했다. 도대체 부동산 정책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감조차 잡기 어렵다. 발표 주체에 따라 발언의 내용이나 강조하는 부분이 조금씩 달라 혼란만 일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노무현 정부 부동산대책의 핵심은 ‘수요억제론’으로 봐야 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그래서 ‘중대형 평형 공급을 위한 재건축 규제 완화’ 발언은 그동안 시장주의자들이 꾸준히 제기해 온 ‘공급확대론’에 대한 여론 떠보기에 지나지 않는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은근슬쩍 발표했다가 시장의 반응을 살핀 후, 얼버무리는 그동안의 행태에 이미 익숙해졌기 때문에 그리 놀랄 일도 아니다. 하지만 정부 스스로도 부동산 버블에 대한 위기의식을 갖고 있다면, 이제는 주택분야에서도 ‘힘의 추가 정부에서 시장으로 넘어갔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할 때다.
아무리 정책의 취지가 좋아도 시장의 기능을 거스르는 정책은 성공하기 어렵다.
정부는 정부가 해야 할 일이 있다. 여기에는 우선순위도 있다. 정부는 서민의 주거안정을 위해 모든 힘을 기울여야 한다. 강남 등 일부지역에 정부정책의 초점을 맞춰서는 안 된다. 이제부터 정부는 잘할 수 있는 것만 하자. 시장을 과소평가하지 말고 좀 내버려두자. 무대책이 더 낫다라는 소리가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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