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춘동 대표이사 “옛집과 옛길 살린 수복형 재개발방식 다시 시작합니다”
여춘동 대표이사 “옛집과 옛길 살린 수복형 재개발방식 다시 시작합니다”
  • 하우징헤럴드
  • 승인 2010.07.07 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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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7-07 16:54 입력
  
도심부 역사성 강조한 ‘맞춤형 정비수단’
도시재생의 새로운 패러다임과도 부합
 

여춘동   
인토엔지니어링 대표이사
 

서울시는 지난 2월 도시계획위원회를 개최해 ‘2020 서울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 기본계획’을 결정하고 철거를 최소화하는 ‘수복형’ 재개발 방식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한 달 후에는 종로구 공평동과 충무로 일대를 수복형 재개발 시범지구로 지정해 개발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역사적 장소가 많아 보존가치가 높은 사대문 안 지역에 우선 적용시키겠다는 것이다.
 
이어 지난 4월 서울시는 이 일대 정비계획 수립을 통해 구체적인 계획안 마련에 착수하고 정비계획 수립 업체를 선정했는데 인토엔지니어링도시건축사무소가 제안서 공모를 통해 정비계획 용역 업무를 수주했다.
 
▲한동안 수복형 재개발 방식은 쉽게 찾아보기 어려웠는데요, 수복형 재개발 도입이 이번이 최초는 아니죠=그렇습니다. 그러나 이번이 최초라고 해도 무방합니다. 지난 1990년에 서울 청진동 주변지역 시범사업이 수복형 재개발로 처음 시도된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저런 이유로 현재의 청진동 일대 재개발은 수복형이 아닌 전면 철거방식으로 변경돼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 후의 수복형 재개발은 학문적 연구만 다소 이뤄지고 있었을 뿐, 실제 시도되는 것은 이번 공평동 일대가 최초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행 도시계획에서 수복형 재개발이 차지하는 의미는 어떻게 볼 수 있을까요=도시의 새로운 활성화 방안으로 상징성이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도시라는 곳은 시간의 변화에 따라 다양한 행태가 일어나고 또 사라지는 생명체와 같은 장소입니다. 그러므로 현재까지 살아남아 있는 도시 조직이 있다는 것은 그 장소가 살아남을 수 있었던 어떠한 경쟁력이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서울처럼 오래된 도심 조직은 역사적·문화적 가치가 높은 곳입니다. 그래서 이러한 특성이 있는 곳은 되도록 유지 또는 보전하는 것이 도시경쟁력을 더욱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수복형 재개발의 의미를 찾을 수 있습니다. 예컨대 우리가 외국을 여행하더라도 관광명소에는 역사적으로 그 나라의 건축양식이나 생활패턴을 알 수 있는 도시적 특징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 도시적 특징은 커다란 랜드마크 건물에 의해서도 정해지지만 거리의 조그마한 건축물 또는 상점들도 도시적 특징을 발휘하는 중요한 요소인 것이 사실입니다. 그것들이 결국 그 나라를 대표하는 관광 상품이 된다는 것에서 수복형 재개발이 차지하게 될 상징성은 크다고 할 수 있겠지요. 또한 이는 최근에 대두되고 있는 도시재생의 새로운 패러다임과도 부합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수복형 재개발 방식에 대해 간략히 설명해 주십시오=수복형 재개발을 정의하자면 건축물을 부수고 다시 짓는 철거재개발과 달리, 소단위 개발 및 정비 혹은 유지·보존이 공존하는 맞춤형 정비수단입니다. 기존의 재개발사업 방식은 전면 철거를 통해 완전히 새로운 도시조직을 형성한다는 점에서 적극적으로 추진되어 왔습니다. 그 과정에서 도심부의 역사성과 매력이 훼손됐고, 사업진행의 장기화로 도심갱신이 억제되는 등의 역효과도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문제점의 해결방안으로 도시조직을 유지·보존할 수 있는 방식이 필요해 수복형 정비방식이 도입된 것입니다. 수복형 재개발 방식은 전면 철거재개발과 다르게 영세한 필지 구조와 노후건축물이 밀집된 시가지를 대상으로 기존 도로망과 필지 패턴을 그대로 놔두거나 최소한만 정비하고 기존 도시구조의 역사성 및 장소성을 살리는 형태로 진행됩니다. 따라서 도로, 공원, 주차장 등 부분적으로 필요한 공공시설은 우선 공공에서 지원하고 건축 및 주차장 규제 완화, 필요에 따라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법 등으로 소단위 공동개발을 촉진하는 개발수법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정비계획의 주안점은 무엇입니까=공공의 역할과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내는 일입니다. 그동안 도심에서의 개발들은 소규모 영세 필지의 이해당사자 각 개인의 의견보다는 대다수의 개발 논리에 의해 대규모의 개발을 유도하는 방향으로 진행돼 왔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이번 공평동 수복형 재개발 시범사업은 계획초기부터 주민들의 적극참여를 통한 소단위맞춤형 개발을 유도하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 사례 분석을 진행 중입니다. 20년 전 시작된 청진동 수복형 재개발이 왜 시작될 수 없었는지, 그리고 인사동과 명동의 재개발은 현재 어떻게 진행하고 있는지에 대해 한국적이면서도 서울의 특성을 감안해 분석 중입니다. 이제 역사도시 서울도 작은 것이 아름다운 공간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만들고 보여 줄 때가 됐습니다.
 
▲수복형 재개발 방식의 단점은 무엇입니까=철거 재개발보다 개발 이익이 적다는 것입니다. 또 반드시 공공의 지원이 선도적으로 진행돼야 합니다. 철거형 재개발 방식에 비해 정비기간이 길다는 것도 단점이 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최대의 단점은 제도적인 뒷받침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공공의 확고한 의지와 충분한 지원이 있다면 가능하리라 봅니다.
 

▲말씀하신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어떤 점들이 보완돼야 할 것으로 보십니까=수복형 재개발의 정비기간 단축을 위해 신속한 행정지원 시스템이 갖춰져야 합니다. 또한 현재 재개발사업에서 정비사업 기간의 장기화를 발생시키는 여러 현행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사업 참여자들의 적정한 개발이익이 보장되도록 각종 인센티브에 대한 내용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수복형 재개발에 의해 도시는 어떻게 바뀔 것으로 보십니까=작은 공간과 작은 건축물들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공간을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또 역사적 공간은 반드시 유지·보존돼 새로운 명소로서 탈바꿈하게 될 것입니다. 전통적인 옛길과 옛 도시 조직을 살려 차량보다는 인간 중심의 휴먼타운이 만들어질 것입니다. 서울의 옛 도심 골목을 문화유산으로 바꾸어 도시 경쟁력을 확보하게 될 것입니다. 수복형 재개발 방식은 점점 확대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서울시 도시기본계획만 보더라도 수복형 재개발방식을 도심부 도시환경정비구역의 34.7%에 적용할 수 있도록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주민의 참여가 가장 관건입니다. 주민의 참여가 담보되지 않는 계획은 계획의 수립은 물론 실현도 어려울 것입니다. 대신 주민의 참여가 전제된다면 수복형 재개발사업은 미래지향적 도시계획 수단으로 자리잡게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작은 규모지만 마음 맞는 사람들끼리 공동으로 개발한다든지 혹은 자기 혼자 단독개발 한다든지 여러 가지 방법으로 자유롭게 개발할 수 있게 됩니다. 또한 대규모가 아닌 소규모로도 개발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도시재생 수법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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