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덕 소장-- 버블논쟁과 부동산 시장의 향방
김선덕 소장-- 버블논쟁과 부동산 시장의 향방
  • 하우징헤럴드
  • 승인 2010.04.21 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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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4-21 09:41 입력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 소장

지난 2008년 10월 미국 리먼브라더스 사태 이후 국내외 경제는 급속히 위축됐고, 세계적인 저금리가 지속되는 동안 부동산 가격이 크게 상승했던 미국과 유럽국가들의 부동산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세계적인 금융위기가 실물위기로 이어져 국내 거시 경제도 큰 폭의 마이너스 성장을 보이면서 국내 부동산 가격도 대폭락이 오지 않을까하는 우려가 많았다.
 
2009년 현정부에서는 그동안 부동산 가격 상승 억제를 위해서 만들었던 각종 규제를 완화하고, 부동산 관련 세금도 낮추었다. 2008년 연말 주택담보대출금리가 크게 오르면서 가격이 크게 하락한 상태에서 2009년 상반기에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로 인해서 실물 경기의 회복세가 확인되면서 부동산 가격도 빠른 속도로 회복되었다. 2009년 말에는 경기도 남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지역에서 경제 위기 이전 수준의 가격을 회복하였다.
 
지난해말 올해의 부동산 시장을 전망한 전문가들은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는 견해보다는 가격이 소폭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올해 초에 가격 상승세가 둔화되기는 했지만, 가격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지난 3월 이후 가격이 약보합세를 보이고 있고 최근에는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많아지고 있다. 이에 더하여 최근에 경제연구소들에서 부동산 거품이 꺼질 것이라는 보고서가 연속적으로 나오면서 부동산 버블 붕괴를 염려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버블 논쟁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부동산 가격이 2001년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2005년 이후 꾸준히 제기돼 왔었고, 그때마다 뜨겁게 논쟁이 달아올랐었다. 강남 및 수도권 가격이 급등하던 시기라 부동산 버블에 대해서 찬반이 팽팽했다.
 
그런데 그동안 국내 부동산 가격 상승을 선도하던 최근 강남 및 수도권 남부 지역이 가격이 하락하는 상황에서의 버블 가능성을 언급한 보고서에 대해서는 과거와 같이 반대 의견이 많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기를 겪은 지 얼마되지 않았고, 2008년 이후 미국 등 선진국의 부동산 가격 폭락을 목도했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최근 버블 붕괴의 근거로 35~54세의 주택핵심 구매력 계층이 2011년 경에 정점에 이르고 점차 감소한다고 하는 것이 하나의 논거로 제시되었고, 또 주택구매능력지수(HAI)의 흐름으로 볼 때 거품이 붕괴한 나라들의 거품붕괴의 직전 모습과 유사하다는 것과, 가계부채 수준이 너무 높아 주택대출을 통한 추가 구매 능력이 한계에 도달해 수요가 위축되면서 부동산 거품이 꺼진다는  것이다.
 
과거에 부동산 거품의 근거로 소득대비 주택가격(PIR)이 다른 나라보다 높다라든가 외국의 거품 붕괴시의 수준까지 다가갔다는 근거를 많이 이야기 했는데, 그때에 비해서는 주택 연구가 한층 심화되어 반가운 기분도 든다.
 
가계 부채 수준이 높아 추가 대출을 받을 여력이 적다는 부문에는 공감이 간다. 35~54세까지 핵심 구매력 계층은 2011년 이후에 감소하는 것은 사실이나 이후 감소세가 몇 년간 상당히 완만하게 진행된다.
 
그리고 우리나라는 가구 증가나 지역내 인구 이동 수요는 크게 감소한 반면에 뉴타운, 재개발에 따른 이주철거 수요가 크게 일어나고 있다.
 
도심재생사업으로 대도시 지역을 중심으로 대규모 재개발·재건축에 의해서 대규모 이주철거가 일어나고 있어 향후 몇 년간 주택 수요가 줄어들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자가보다는 전세 수요가 확대될 것이고, 향후에도 이주철거 수요 증가로 인해 매매 가격이 크게 상승하지는 못할 것이다. 재개발이 대도시에서 중소도시로 확산되고 있어 수요 증가 기간이 더 이상 지속될 가능성도 있다.
 
최근 수도권의 부동산 가격 약세는 2009년 상반기까지 재정지출 확대, 부동산 규제 완화 및 세금 감면, 저금리 등으로 인위적으로 끌어올린 부동산 가격이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는 중이라 보인다. 외환위기 때에도 1999년 가격 반등 후에 2001년 상승까지는 1년반 정도 시간이 필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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