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비 결국 3.3㎡당 1,000만원시대… 재개발·재건축 곳곳 ‘진통’
공사비 결국 3.3㎡당 1,000만원시대… 재개발·재건축 곳곳 ‘진통’
도시정비사업 현장 공사비 부담 갈수록 확대
  • 이다인 기자
  • 승인 2024.04.16 10: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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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영동업무지구 재개발 3.3㎡당 1070만원 제시 
도곡개포한신 재건축도 1천만원으로 증액해

신반포27차 재건축 두번째 입찰서 959만원 
조합-시공자 갈등 여전 근본적 대책 서둘러야

 

[하우징헤럴드=이다인 기자] 몇 년 전부터 공사비가 멈출 줄 모르고 점점 상승하더니 1천만원을 넘어가겠냐며 우려했던 일이 눈앞에 펼쳐졌다.

지난해 말 대우건설이 여의도 공작아파트 재건축사업을 3.3㎡당 공사비 1,070만원으로 수주한 것을 시작으로 공사비 1천만원 시대가 열렸다. 원자재값, 인건비 상승과 고금리 그리고 부실공사로 인해 발생한 사고로 인해 점점 강화되는 안전확보 제도로 인한 높은 품질 요구 등 공사비 상승 요인들이 다양하게 중첩되면서 공사비가 치솟고 있다.

여의도 공작아파트뿐만 아니라 최근 시공자를 찾아 나선 용산구 남영동업무지구제2구역 재개발과 첫 번째 입찰이 유찰되자 공사비를 올려 재입찰에 나선 마포구 마포로1-10지구 재개발 등이 공사비 1천만원을 제안했다. 이미 시공자를 선정한 현장에서도 시공자가 1천만원을 웃도는 공사비를 요구하는 곳도 생겨나고 있다.

상승한 공사비를 감당하기 힘든 소규모사업장이나 사업성이 안좋은 현장들은 잠시 주춤하는 모양새이며, 대부분의 현장에선 공사비 압박으로 인해 마감재 등에서 합리적인 선택을 하려는 분위기다.

▲시공자 선정 단계부터 공사비 1천만원 제시

최근 시공자 선정에 나선 조합들이 올린 입찰공고문을 살펴보면 서울 강남, 강북할 것 없이 1천만원이 넘는 예정공사비를 제안했다.

지난 2월 20일 시공자 선정 입찰을 공고한 남영동업무지구 제2구역 도시정비형 재개발사업 조합은 3.3㎡당 공사비 1,070만원을 제시했다. 그 결과 같은 달 29일 열린 현장설명회에 11개 시공자가 참석하며 성황을 이뤘으며, 오는 4월 29일 입찰을 마감한다. 해당 사업은 용산구 갈월동 92번 일원 1만7,658㎡ 부지에 지하 6층~지상 34층 규모의 공동주택 565가구 및 오피스텔 80실, 복합청사, 업무시설 등을 건립하는 사업이다.

강남구에 소재한 도곡개포한신아파트 재건축사업 조합도 3.3㎡당 공사비 1천만원에 가까운 금액을 제시하며 시공자 선정에 나섰다. 조합은 지난 3월 6일 입찰공고문을 통해 3.3㎡당 공사비 920만원을 제시했으며 이후 같은 달 14일 열린 현장설명회에 10개 시공자가 참여했다. 조합은 오는 4월 29일 입찰을 마감할 예정이다. 해당 사업은 강남구 언주로 123번지 일대 3만6,473㎡ 부지에 지하 3층~지상 35층 규모의 7개동 공동주택 816가구를 건립하는 사업이다.

시공자 선정 입찰이 유찰되자 공사비를 1천만원으로 증액해 재공고에 나선 현장도 있다. 부동산 경기침체, 원자재값 및 금리 인상 등으로 부담이 커진 시공자들이 정비사업 수주에 소극적으로 임하고 있는 탓에 조합들이 고육지책으로 공사비를 증액하고 있는 것이다.

앞서 1차 입찰에서 3.3㎡당 공사비 930만원을 제시한 마포로1구역제10지구 도시정비형 재개발사업 조합은 첫 번째 입찰이 유찰되자 두 번째 입찰에서 3.3㎡당 공사비 1,050만원을 제시했다.

헤당 사업은 마포구 도화동 536번지 일대 3,660㎡ 부지에 지하 7층~지상 35층 규모의 공동주택 231가구를 건립한다. 조합은 두 번째 현설 이후 1개 업체만이 입찰확약서를 제출해 경쟁이 성사되지 않아 유찰됐다. 현재 세번째 입찰을 진행 중이다.

신반포27차아파트 재건축사업도 마포로1-10지구와 비슷한 상황이다. 첫 번째 입찰에서 3.3㎡당 공사비 약 908만원을 제시했으나 유찰되자 두 번째 입찰에서 959만원으로 인상했다. 지난달 5일 진행한 두 번째 현설에 5개 업체가 참여했으나, 현설 이후 제출하도록 한 입찰참여확약서를 SK에코플랜트만 단독으로 제출하며 유찰됐다. 

조합은 동일한 공사비로 세 번째 입찰의 현설을 진행했으나 SK에코플랜트가 단독으로 참석해 또 다시 유찰됐다. 조합은 오는 4월 22일까지 입찰제안서를 제출받아 제안서 검토 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할 예정이다. 해당 사업은 서초구 잠원동 56-2번지 일대 5,764㎡ 부지에 지하 5층~지상 28층 규모의 2개동 공동주택 177가구를 건립하는 사업이다.

▲공사비 1,000만원 시대에 이미 시공자를 선정한 현장들도 진통

최근 서울시가 조합-시공자 간 갈등을 최소화하고 신속한 사업 추진을 위해 표준공사계약서를 마련하고 공사비 증액 요청으로 조합-시공자 간 협의 진행 중인 현장을 조사하는 등 공사비 갈등을 줄이기 위해 여러 가지 방안들을 시행 중이다. 하지만 공사비 상승이라는 근본적인 원인이 치유되지 않는 한 정비사업 활성화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최근 신반포22차아파트 재건축사업은 SH의 공사비 검증 시범사업지로 선정돼 공사비 검증을 진행 중이다. 조합은 지난 1월 시공자인 현대엔지니어링이 3.3㎡당 공사비 1,390만원으로 증액을 요구해 협의를 진행하고 있었다. 당초 계약한 569만원 대비 두 배 넘는 수준의 공사비를 요청한 것이다.

아파트 브랜드를 ‘힐스테이트’에서 하이엔드 브랜드인 ‘디에이치’로 변경하면서 마감재 변경 등으로 금액이 인상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조합과 시공자는 수차례 협의 끝에 1,300만원 내외로 의견을 모아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사업은 서초구 잠원동 65-33번지 일대 9,168.8㎡ 부지에 최고 35층 규모의 2개동, 공동주택 160가구를 건립하는 사업이다.

이처럼 신반포22차 외에도 전국 정비사업 현장 곳곳에서 공사비 증액을 놓고 조합-시공자 간의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다. 

부산의 범천1-1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 조합도 시공자인 현대건설과 공사비 증액 협의를 진행 중이다. 현대건설이 지난 2020년 시공자 선정 당시 3.3㎡당 540만원이던 공사비를 3.3㎡당 926만원으로 인상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조합은 이를 둘러싸고 내부 갈등도 불거지고 있는 상황으로 착공을 앞두고 공사비 증액으로 인한 몸살을 앓고 있다. 해당 사업은 범천동 850-1 일원 23만6,354㎡ 부지에 지하 6층~지상 49층 규모의 공동주택 8개동 1,323가구와 오피스텔 188실, 상업시설 등을 짓는 사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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