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재은 소장 “이젠 설계가 아파트값 좌우… 구릉지 주택 자신”
류재은 소장 “이젠 설계가 아파트값 좌우… 구릉지 주택 자신”
  • 최영록 기자
  • 승인 2010.04.20 03: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10-04-20 18:32 입력
  
명품·창의적 설계 입소문… 조합 ‘러브콜’ 쇄도
논현동 ‘7th Heaven’ 서울시 건축상 대상 수상
 
류재은   
㈜종합건축사사무소 시건축 소장


종합건축사사무소 시건축의 류재은 소장은 구릉지 설계의 ‘미다스의 손’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구릉지에 위치한 재건축·재개발 사업장들이 서울시 건축심의에서 반려 결정을 받더라도 류 소장의 손만 거치면 도시의 디자인과 조합원들의 사업성을 향상시켜 두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아파트단지로 재탄생되기 때문이다. 마치 병원 응급실을 찾은 환자가 그의 손을 거치고 나면 씻은 듯이 낫는 것처럼 말이다.
 
▲종합건축사사무소 시건축은=지난 1992년에 설립된 우리 회사는 자격증을 취득한 건축사 6명을 포함해 총 50명의 직원이 건축설계, 단지계획, 인테리어 등의 파트에서 각자의 꿈을 키워나가고 있다. 회사의 사훈은 ‘Creativity and Partnership’으로 창의적인 설계를 통해 건축주나 조합원들의 만족도는 물론 사회에도 공헌하는 것을 지표로 삼고 있다.
 
우리 회사는 지난 20년간 고급 단독주택을 설계해 왔다. 창의적인 설계를 통해 건축주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지금까지 수많은 단독주택을 설계해 왔다. 아마도 단독주택 설계에 있어서는 우리 회사가 국내에서 가장 많은 경험과 실적을 갖고 있다고 자부한다.
 
▲어떤 계기로 재건축·재개발사업과 인연을 맺게 됐나=지난 2008년 서울시가 구릉지나 문화재 인근 지역 등 특별히 경관 관리가 필요한 곳에 들어설 건축물의 디자인과 주거 형태를 차별화하기 위해 ‘특별 경관관리 설계자’ 제도를 도입했다.
 
이때 제가 경관관리 설계자로 선정됐다. 이후 서대문구 홍은13구역 조합이 우리에게 설계를 요청했었다. 이때부터 재건축·재개발사업과 인연을 맺게 됐다.
 
▲구릉지 설계의 베테랑이라는 소문이 자자한데=구릉지 설계를 담당하게 된 것은 홍은13구역이 시초였다. 구릉지에 위치해 있는 홍은13구역은 이미 건축심의에서 한차례 반려된 상황이었다.
 
기존 설계안을 검토해 봤더니 구릉지라는 지형적 특수성이 전혀 반영되지 않은, 일반적인 지형에서나 가능한 탑상형과 판상형의 설계였다. 또 산을 깎아 높은 옹벽을 세운 다음 그 위에 아파트를 짓는 설계여서 외부에서 바라봤을 때 위화감이 생길 정도였다. 하지만 제가 설계한 홍은13구역은 모두 판상형으로 계획하면서도 단지 내 바람길을 열어주고 동간거리를 넓혀 탁트인 시야확보가 가능토록 했다.
 
또 단지 입구에는 공원을 설치해 입주민 누구든지 오르내리면서 마치 산책을 하는 것과 같은 기분이 들도록 했으며, 옹벽을 설치하지 않아 외부에서도 전혀 위화감을 느끼지 않도록 설계했다. 즉 지형순응형 설계인 것이다. 이로 인해 홍은14구역 등 구릉지 설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던 여러 재건축·재개발조합들의 러브콜이 이어졌다. 요즘은 실적을 보고 설계 작업을 의뢰하는 조합들이 부쩍 늘었다.
 
▲시건축만의 노하우가 있다면=재건축·재개발사업의 경우 그 지형에 따라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따라 사업성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데 그 해법을 찾는 것이 목표이다. 우리 회사는 기존의 타 설계사들이 해 왔던 틀에 박힌 방식에서 벗어나 세심하고 꼼꼼히 체크하고 끊임없는 노력과 연구를 아끼지 않는다.
 
이를 위해 아파트 동배치, 향, 외부공간 등을 고려한 이상적인 건축계획을 세우고, 합리적인 지하 주차장 및 토목공사 계획을 통해 공사비가 절감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또 주변에 모범이 되는 경관 설계를 통해 조합원들의 사업성이 최대한 확보될 수 있도록 노력과 연구를 하고 있다. 결국 설계사가 프로젝트를 대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서울시 건축상’ 대상을 수상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우리 회사가 서울시가 선정한 건축상 대상을 받은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7th Heaven’이라는 명칭의 임대용 상업건물이다.
 
이 건물은 한 개의 박스가 아닌 여러 개의 박스형태가 자유롭게 쌓아져 하나의 건물로 완성시키는 방법을 사용했다. 이 건물 형태에 대한 일반인들의 반응을 보면 남녀노소할 것 없이 다양하고 재미있다. 게다가 특이한 건축형상으로 영화나 드라마에도 여러 번 출연한 적이 있다.
 
▲서울시의 발코니 설치 기준에 대한 생각은=서울시가 지난 2006년부터 ‘건축위원회 공동주택 심의기준’이란 지침을 세워 별도로 운용해 오고 있다. 이 심의기준이 마련될 당시에는 좋은 의도를 갖고 시작됐다고 생각한다.
 
발코니 설치 기준도 도입 당시에는 좋은 의도였지만 이제는 규제로 전락하고 있다. 만족스럽지 못한 디자인의 경우 일률적으로 30%를 제한하고 있는 게 문제다. 서울시가 심의기준을 엄격히 적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우수디자인을 위해 발코니 설치를 단계적으로 제한하는 등 심의기준 합리적으로 운영한다면 현장에서의 불만도 해소되리라 사료된다.
 
▲조합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앞으로는 같은 지역에 같은 브랜드의 아파트라도 제대로 설계된 아파트가 제값을 받는 시대가 시작된다. 시공은 최적의 설계가 있은 다음에 이뤄진다.
 
설계가 부실할 경우 어떤 유능한 건설사가 짓더라도 향후 제값을 받지 못하게 될 것이다. 조합원들의 아파트가 가장 중요한 자산이라면 그 가치를 지키기 위해 실력 있는 건축가에게 설계를 맡겨야 한다.

 
Tag
#N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