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대통령선거가 이제 며칠 남지 않았다. 각종 선거에서 단골 메뉴인 재개발사업과 도시재생에 관한 공약이 이번에도 빠지지 않았다. 앞으로 몇 차례에 걸쳐서 우리 도시들이 가지고 있는 한계와 문제들 그리고 그것을 해결하기 위한 해법들에 대해서 논의해보고자 한다.
도시 예찬론자들에 따르면 도시는 인류의 위대한 발명품 중에 하나라고 한다. 우리나라를 포함해서 동양에서는 도시라는 개념이 근대에 들어서야 확산되었지만, 지중해 지역에서는 대략 4천여년 전부터 있었던 것이다.
도시의 장점은 많은 사람들이 밀집해서 산다는 것이다. 여러 사람들이 밀집해서 사는 것이 장점이 되는 것은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지식이나 경험을 여러 사람과 쉽게 공유할 수 있어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기 용이하고, 생활에 필요한 물건을 생산하는데 노동력을 구하기 쉽기 때문이다. 즉, 인류가 발전을 거듭하는데 필요한 지식을 발달시키기에 아주 좋은 공간이 되고, 생활에 필요한 물건의 생산을 위해 노동력을 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노동력을 쉽게 구할 수 있다는 것은 개인에게 일자리를 공급한다는 것을 의미하게 된다.
이런 도시의 장점에 비해서 여러 가지 문제들도 가지고 있다. 먼저 많은 사람들이 좁은 공간에 밀집해서 살게 되어 생겨나는 주택난과 교통문제가 있다. 환경적인 측면에서 건강한 삶에 위해가 되는 요소들도 같이 뒤섞여 있는 것도 문제 중에 하나다. 뿐만 아니라 일자리를 구하기 쉽다는 측면에서 많은 사람들이 급속하게 도시로 이주해 실업자도 많다. 실업자가 늘어나는 것은 결국 빈곤층이 늘어나는 문제를 낳게 된다. 이런 많은 도시문제 중에서 주택이 노후화 되고 기반시설이 부족한 지역의 쇠퇴문제는 공간문제와 더불어 쇠퇴한 지구내에 거주하고 있는 다수의 빈곤층의 주거문제로 연결된다.
노후화된 지역의 주거지를 개량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우리나라는 약 40여전에 도시재개발사업을 제도로 도입했다. 하지만 도시재개발사업은 도시내의 쇠퇴한 공간을 정비하는 물리적인 방식이다. 물리적 정비방식인 재개발사업은 쇠퇴한 지구내에 거주하고 있는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소득문제와 주거불안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중요하게 고려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런 재개발사업의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는 것은 이제 누구나 아는 것이 되었다. 하지만, 이를 해결하는 효과적인 방법은 많지 않다.
우리나라 도시들이 가지고 있는 쇠퇴한 도시지역의 공간적인 문제와 그 쇠퇴한 지역내에 거주하고 있는 저소득층의 주거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쉽지 않을 반증하는 것이 많은 제도의 변화와 선거철마다 나오는 도시재개발과 관련된 공약들이 아닐까 한다. 우리나라 도시들은 몇 가지 특징이 있다. 도시화가 급속하게 진행되면서 커다란 도시를 일시에 조성해 그 지역안에 있는 건축물들이 같이 노후화 된다는 것이다. 이는 일시에 주택을 대량으로 공급한다는 측면에서는 용이한 도시개발수법이 되었지만, 일시에 조성된 도시의 노후화에는 대응할 수단이 많지 않다는 문제를 처음부터 잉태하게 된 것이다. 이렇게 조성된 도시들이 일시에 노후화되어 재개발대상이 된 것이 오늘의 우리 도시 모습이다.
정치권에서는 도시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이 선거에 필요한 득표 전략의 측면에서 접근하는 경우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나온 공약에서 그런 면들이 보이고 있다. 우리 도시가 가지고 있는 문제를 보다 세밀하게 분석하고 그 문제에 대한 적절한 대응전략이 제시되어야 하나, 일반적인 원칙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앞선다. 그래서 도시와 재개발이 가지고 있는 문제들을 생각해보고 그 문제들의 해결을 위해 실현가능한 방안이 있는 지 살펴보고자한다. 물론 개인적인 생각이라서 국가 정책이나 정부차원의 접근 방식과는 다를 수 있을 것이다. 그래도 도시에 살고 있는 도시민들이라면 한번쯤 고민해볼만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싶다. 이런 주요 이슈들로는 신도시개발과 재개발사업, 용적률과 주거환경, 전면철거와 현지개량, 재개발과 도시재생, 재개발과 주거불안, 재개발과 주택시장문제, 저소득층과 주거복지와 같은 거대 담론부터 소소한 지역공동체 문제까지 그 범위를 한정하지 않고 도시와 도시재개발에 필요한 이야기들을 하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