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상한제는 정부가 분양가격을 통제함으로써 주택가격을 안정시키겠다는 목적으로 2007년 9월부터 전국의 신규아파트를 대상으로 실시되었다.

 

현 정부 출범 이후 분양가상한제 폐지 법안 상정 등 분양가상한제 폐지를 위한 움직임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찬반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분양가상한제 폐지를 반대하는 주요 이유는 폐지할 경우 주택가격이 상승함으로써 서민들의 주거안정을 저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최근 자료를 이용한 실증분석 및 모의실험을 통해 분양가상한제 폐지가 서울 및 수도권 지역의 아파트가격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 봤다.

 

종속변수인 아파트가격을 설명하기 위해 분양가격, 주거용 건축허가면적, 주거용 대지 지가지수, 근로자 가구당 월평균 소득, 3년만기 회사채 수익률이 독립변수로 사용했다.

 

분석의 지역적 범위는 분양가상한제 폐지의 영향이 가장 큰 서울과 수도권을 대상으로 하며, 주택유형은 아파트로 한정했다. 분석모형은 다항시차분포모형을 사용하였다. 추정 결과 대부분의 독립변수는 아파트가격을 설명하는데 통계적으로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1999년부터 2008년까지의 서울과 수도권지역의 평균 분양가 상승률 및 평균 주거용 건축허가면적 증가율을 바탕으로 각 지역의 분양가가 5%, 10%, 15% 상승한다고 가정하고, 주거용 건축허가면적은 10%, 20%, 25% 증가한다고 가정하여 모의실험을 수행했다.

 

서울의 경우 분양가 상승과 동시에 주거용 건축허가면적을 증가시키면 단기적으로 아파트가격은 상승하나(+6.32%→ +8.39%→+9.38%) 장기적으로 아파트가격의 하락폭은 더 커지는 것(-1.1%→-6.15%→-8.67%)으로 분석됐다. 주택공급 증가폭이 확대됨에도 불구하고 서울지역의 단기 아파트가격 상승폭이 상승하는 것은 서울의 아파트시장이 수요과잉 상태이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공급을 증가시키더라도 단기적으로 아파트가격이 하락하지 않고 오히려 큰 폭으로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하락폭이 더 커서 공급 증가에 따른 가격안정 효과가 더 클 수 있다.

 

수도권 지역의 경우 분양가 상승과 동시에 주거용 건축허가면적 폭을 확대할 때 서울의 경우와는 달리 단기적으로 아파트가격의 고점은 낮으며(+3.91%→+2.55%→ +1.87%) 장기적으로 아파트가격의 하락폭도 작은 것(+1.29%→-1.38%→-2.71%)으로 나타났다. 동일한 조건일 경우, 서울지역의 아파트가격 상승폭과 하락폭이 수도권에 비해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분양가상한제가 폐지될 경우 단기적으로 아파트가격이 상승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가격상승에 따른 아파트 공급 증가로 인해 아파트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지역과 수도권 모두 주거용 건축허가면적의 증가폭이 클수록 장기적으로 아파트가격의 하락폭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아파트가격 안정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공급확대가 필요함을 알 수 있다.

 

모의실험 결과가 아파트 공급이 증가한다는 가정을 바탕으로 도출된 것인 만큼, 아파트가격의 안정을 위해서는 가용 택지 증가 및 아파트 공급 증가가 중요하며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서울의 경우 가용 택지의 증가에 의한 아파트 공급 증가에는 한계가 있으므로 용적률 상향조정 등의 규제완화뿐만 아니라, 주택공급을 억제하는 규제를 완화함으로써 공급을 증가시킬 필요가 있다.

 

서울지역의 아파트시장은 수요과잉 상태로, 공급을 증가하더라도 단기적으로 아파트가격이 하락하지 않고 오히려 큰 폭으로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 공급 증가에 따른 가격안정 효과가 타 지역에 비해 클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분양가상한제 폐지는 단기적으로 가격 상승을 가져오나 중장기적으로 가격 하향 안정화시킬 수 있다. 1990년대 주택 200만호 건설을 통해 주택가격이 상당 기간 안정되었다는 경험을 보더라도 분양가상한제 폐지를 통한 주택공급 확대는 주택시장 안정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