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복합사업, 공사비 상승으로 시공자 선정 지연 ... 유명 브랜드 못다나
도심복합사업, 공사비 상승으로 시공자 선정 지연 ... 유명 브랜드 못다나
서울시 "공사예가 높이면 주민부담 증가" vs LH "시공자 유찰 우려"
줄줄이 사업지연 ... 아직 시공자 선정 한 곳도 못해
  • 김병조 기자
  • 승인 2024.04.1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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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징헤럴드=김병조 기자] 도심공공주택복합사업이 첫 시공자 선정단계에 접어든 가운데 민간브랜드 적용이 가능할지 여부가 주목받고 있다.

도심복합사업 공공시행자인 LH가 건설사에게 제시할 공사비 예정가격 결정이 쉽지 않아 자칫 민간브랜드 도입 계획에도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LH가 도심복합사업 시공자 공모를 위해서는 공사비 예정가격을 제시하고 경쟁입찰을 원칙으로 참여 시공사를 모집해야 한다. 이 때문에 최근 급등한 공사비 수준 상황을 감안, 적정 공사비 수준이 확보되지 않으면 대규모 유찰이 발생해 민간브랜드 적용이 요원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예정공사비 낮추면 유찰’, 높이면 주민분담금 우려=문제는 도심복합사업에서 적정 공사비 수위를 결정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공사비 예정가격을 너무 낮추면 시공사 유찰을 걱정해야 하고, 예정가격을 높이면 주민분담금 부담 및 건설사 초과이익 제공 비판에 직면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컨대, 공사비 예정가격을 낮추면 이윤이 나지 않을 것이라 우려한 시공사들의 대규모 유찰 사태가 발생하는 한편, 반대로 예정가격을 높이면 주민분담금 상승을 우려한 주민 반발 및 건설사 이익 증가에 제동을 거는 관계기관 등의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최근 서울 핵심지 재건축·재개발사업에서도 조합이 제시한 공사비 예정가격에 대형 건설사들이 줄줄이 입찰을 보이콧하고 있다. 이 때문에 도심복합사업에서도 예정공사비 상향이 이뤄지지 않으면 보이콧 행렬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관측이다.

또 다른 문제는 서울시도 공공성 확보 요구 차원에서 공사비 예정액 상승에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LH가 예정가격을 올리게 되면 건설사에게 초과이익을 제공하게 되는 상황을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급 마감재가 적용되는 민간브랜드 부착을 이유로 공사비를 상승시켜 주면, 결국 상승한 공사비 중 상당액이 건설사에게 제공돼 공공주택사업 성격과 배치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도심복합사업은 공공주택특별법에 근거해 추진돼 다양한 특례들이 적용되는 엄연한 공공주택사업이다. 기존에 사업성이 떨어져 일반 정비사업을 추진하기 어려운 도심 내 노후·저층·역세권 등을 대상으로 빠르게 사업이 추진될 수 있도록 하는 각종 장치가 달린다.

공공이 주도해 신속한 인허가를 제공받음과 동시에 용적률 상향·분양가상한제 제외 등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받아 속도감 있게 개발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공공주택특별법에서 도심복합사업에 대해 일몰제 적용을 하는 이유 중 하나도 다양한 혜택 제공을 일상화할 수 없어 일정기간 제공 후 종료한다는 법적 취지가 담겼다는 해석이 나온다.

현 정부 임기 내 20만호 약속 사실상 불가능=도심복합사업이 좀처럼 속도가 나지 않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당초 LH는 지난해 말 시범단지 3곳의 시공자 선정을 약속했지만 해를 넘겨 계속 절차가 지연되고 있어서다.

당초 정부는 임기 내 도심주택 공급 물량 52만호 중 20만호를 도심복합사업을 통해 공급하겠다고 예고했다. 하지만, 아직도 착공은커녕 시공자 선정이 이뤄진 현장조차 없는 상태다.

실제로 지난해 말 사업계획승인을 완료한 방화역 연신내 쌍문역동측 등 3개 시범지구가 시공자 선정을 대기 중이지만, 시공자 선정기준이 만들어지지 않아 현재도 계속 후속절차가 뒤로 밀리고 있다. LH는 지난 2월부터 서울시와 도심복합사업 시공자 선정기준 초안을 놓고 협의를 진행 중이지만 결과가 언제 나올지는 미지수다.

사업이 계속 늦어지면서 높아지는 토지등소유자들의 피로감도 사업을 좌우하게 할 변수다. ‘현물선납·수용이라는 용어의 거부감으로 도심복합사업에 대한 반대여론이 여전한 가운데 사업이 지연되면 될수록 사업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LH는 그동안 속도’ ‘물량’ ‘품질3가지 장점을 강조하며 도심복합사업 추진의 필요성을 강조해 왔는데, 최근 벌어지는 상황을 보면 이미 3가지 장점 중 속도물량에 대한 약속 이행은 불가능한 상황에 처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시공자 선정기준 결정 이후에도 공사비 대비 마감재 수준을 비롯한 다양한 부문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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