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몰비용 청구 소송 - 재개발 조합장의 죽음 (10)
매몰비용 청구 소송 - 재개발 조합장의 죽음 (10)
  • 하우징헤럴드
  • 승인 2014.06.03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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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호 과장의 말에 모두 추진위 사무실로 들어간다.

“위원장님! 오늘 한 턱 쏘시는 거죠?”
미래부동산 박현길 사장이 운을 띄운다.


“당근이지, 오늘 같은 날 기냥 넘어가믄 쓰나? 잔치 한번 해야지!”
김득수 노인회장이 기분 좋은지 한창 유행하는 표현을 써가며 맞장구를 친다.


“아, 예! 한 번 쏘겠습니다. 정말 기분 좋습니다. 이 모든 것이 박두수 회장님 덕분입니다. 박 회장님께서 너그럽게 양보해 주셔서 오늘 이렇게 좋은 날이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박 회장님 한 말씀하시지요?”


김현수 위원장이 박두수를 일으켜 세운다.
“위원장님, 회장이라는 말은 빼시죠. 이제 부위원장이라고 부르셔야죠?”


박두수가 일어나며 운을 뗀다.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입니다. 우리 모두 똘똘 뭉쳐서 안암동에서 1등으로 조합설립을 이루어 내야 할 것입니다. 우리가 둘로 나뉘어 있다가 이제 하나가 되었습니다. 상호간에 기분 나쁜 일도 있었습니다만 모두 잊고 구역지정을 받아내고 조합설립하는 데에 매진해야 할 것입니다. 저도 위원장님과 함께 열심히 하도록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박두수의 말에 모두들 고개를 끄덕이며 박수를 친다.
박두수가 미래씨엠씨 회장실에서 송기호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송 회장, 내가 시쳇말로 쪽 팔려서 못 살겠소. 학교 선생 놈한테 다 지고. 내 평생 남한테 지고 산 적이 없는데.”


“이사장님! 아직 끝난 게 아닙니다. 이제부터가 시작입니다. 앞으로 정비업체 선정도 해야 하고 조합장선거도 남아 있습니다. 까짓 추진위원장이야 누가 하면 어떻습니까? 조합장이 누가 되느냐 하는 것이 더 중요한 것 아닙니까? 끝에 승리하는 사람이 진짜 승자라는 말도 있잖습니까? 눈에 거슬리시더라도 조금만 참으시죠.”


“그래, 앞으로 어떻게 진행되는 거요?”


“일단 협력업체 선정절차가 진행될 겁니다. 정비업체, 설계업체, 도시계획업체를 먼저 뽑아야 합니다.”


“도시계획업체?”


“예. 기본계획만 고시되었지 아직 구역지정이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구역지정을 받기 위해서는 도시계획업체를 뽑아 업무를 봐야만 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번 정비업체 선정시에 우리 미래씨엠씨가 정비업체로 선정되는 것입니다. 그래야 우리가 이사장님을 잘 보필할 것 아니겠습니까?”


“저쪽도 가만있지는 않을 테지요. 저 쪽에서도 정비업체 선정에 목숨을 걸지 않겠소?”


“당연히 그럴 겁니다. 하지만, 이번 싸움만큼은 저희도 절대 양보하지 않을 겁니다. 두고 보세요.”


2005년 4월 28일 오후 7시.


안암3동 동사무소 대회의실에서 안암6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설립추진위원회 제1차 추진위원회의가 진행되고 있다. 안건은 모두 4가지였다.


제1호 안건 가칭추진위원회 결산 승인의 건
제2호 안건 추진위원회 예산안 수립의 건
제3호 안건 협력업체 선정방법 결정의 건
제4호 안건 주민총회개최의 건


- 주민총회 상정예정안건
① 추진위원회 임원 및 추진위원 추인의 건
② 결산 승인의 건
③ 추진위원회 예산안 승인의 건
④ 정비사업전문관리업체 선정의 건
⑤ 설계업체 선정의 건
⑥ 도시계획업체 선정의 건
⑦ 자금조달방법 승인의 건
⑧ 시공사 선정의 건

 

사회자가 회의를 진행하기 시작한다.


“지금 시간이 오후 6시 55분입니다. 7시 정각부터 안암6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설립추진위원회 제1차 추진위원회의가 시작될 예정입니다. 회의장 주변에 계시는 추진위원님들께서는 모두 회의장으로 입장하셔서 자리를 정돈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오늘 추진위원회의의 의장이신 김현수 추진위원장께서는 단상으로 자리해 주시기 바랍니다. 진행요원께서는 성원이 확인되는 즉시 제1차 성원보고서를 사회자에게 전달해 주시기 바랍니다.”


사회를 보는 이동호 과장의 멘트에 김현수 추진위원장이 단상으로 올라와 의장석 옆 의자에 자리하고, 진행요원이 성원보고용지를 전달한다.

“안녕하세요. 저는 오늘 사회를 맡게 된 현주피엠씨의 이동호 과장입니다. 반갑습니다. 저는 안암6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설립추진위원회 운영규정에 근거하여 오늘 추진위원회의의 의장이신 김현수 추진위원장으로부터 사회를 부탁받았습니다. 오늘 추진위원회의의 원할한 진행을 위하여 추진위원님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부탁드립니다. 오늘 추진위원님들 앞에 처음 서서 그런지 무척 떨립니다. 잘 하라는 의미에서 격려의 박수 한 번 부탁드리겠습니다.”


이현수의 멘트에 추진위원들이 박수를 친다. 그 사이 추진위원회 경리 이인임이 성원보고서를 가져 온다.


“감사합니다. 자, 그럼 성원이 되었는지 확인하고 성원이 되었으면 개회를 선포하는 절차를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회의가 적법하게 진행되기 위해서는 재적 추진위원 과반수의 출석이 있어야만 합니다. 안암6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설립추진위원회의 재적 추진위원은 모두 62명입니다. 6시 55분 현재 서면 출석 추진위원 32명, 직접 출석 추진위원 19명, 총 출석 추진위원 51명으로 재적위원 과반수 이상의 출석으로 성원이 되었음을 의장께 보고 드립니다. 의장께서는 성원이 되었으므로 오늘 추진위원회의의 개회를 선포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이현수가 멘트를 마치고 추진위원장을 바라 본다. 추진위원장이 시나리오에 적힌 대로 개회를 선포한다.


“사회자의 보고대로 성원이 되었으므로 안암6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설립추진위원회 제1차 추진위원회의의 개회를 선언합니다.”
김현수 위원장이 의사봉을 들어 세 차례 내려친다.


“탕! 탕! 탕!”


“자, 드디어 오늘 추진위원회 개회가 선언되었습니다. 다 같이 큰 박수 한번치고 오늘 회의를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이현수 과장의 멘트에 동사무소 대회의실내의 모든 사람들이 큰 박수를 친다.


“다음은 안암6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설립추진위원회 제1차 추진위원회의의 의장이신 김현수 추진위원장의 인사말씀을 청해 듣도록 하겠습니다. 큰 박수로 환영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추진위원 여러분 반갑습니다. 추진위원장 김현수입니다.”


김현수가 의장석 옆으로 자리를 옮겨 90도로 인사를 하자, 추진위원들이 큰 박수로 환호한다.


“오늘은 안암6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설립추진위원회가 성북구청으로부터 추진위원회설립승인을 받고 처음으로 개최되는 추진위원회의 날입니다. 지금도 가슴이 콩닥콩닥 뛰고 온 몸이 떨립니다. 처음 하는 일이니 만큼 미숙하더라도 너그러이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오늘 추진위원회의에서는 그 동안 추진위원회를 설립하기 위하여 들어간 비용들을 결산하고, 향후 추진위원회가 쓸 예산안을 수립하고, 나아가 우리 안암6구역 재개발사업의 동반자가 될 협력업체를 선정하기 위한 제반 절차에 관하여 중요한 논의를 해야만 합니다. 아무쪼록 우리 추진위원님들께서 기탄없이 토론하셔서 좋은 결론을 내려 주시기를 간절히 부탁드리며 인사말에 갈음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김현수 추진위원장이 다시 의장석 옆으로 자리를 옮겨 90도로 인사하자 추진위원들이 박수로 화답한다.


“다음은 경과보고 순서입니다. 추진위원님들께서는 회의자료 6페이지를 열어 주시기 바랍니다. 경과보고는 추진위원회 총무이신 김순례 추진위원님께서 수고해 주시겠습니다. 큰 박수로 환영해 주시기 바랍니다.”


김순례 부녀회장이 단상으로 올라와 의장석 앞으로 가 경과보고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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