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길선 대표 “정비사업 홍보영상에 조합원 감성 자극했더니 뜨데요”
김길선 대표 “정비사업 홍보영상에 조합원 감성 자극했더니 뜨데요”
  • 김병조 기자
  • 승인 2010.09.01 03: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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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01 14:43 입력
  
남다른 창의성으로 업계 프로로 자리매김
‘고향’과 ‘가족’ 주제로 조합원 표심 흔들어
 

김길선   
독립군기획 대표
 

시공자 선정 총회장에 불이 꺼지면 이때부터 홍보 영상의 세상이 펼쳐진다. 홍보 영상에도 품질이 있다. 전달하고 싶은 점을 제대로 전달하느냐 못하느냐가 홍보 영상의 품질을 좌우한다. 품질이 갈리는 지점은 클라이맥스 대목이다. 이 대목에서 조합원의 마음을 사로잡을 필살기가 필요하다. 클라이맥스 대목에서 김길선 대표가 즐겨 사용하는 필살기는 흑백톤 영상의 ‘감성 기법’이다.
 

“생각납니다/ OO아파트에서의 시간/ 내 아이가 첫 걸음마를 떼던 단지 앞 길/ 지친 하루를 쉬어가던 포장마차/ 따가운 햇살을 막아줬던 시원한 나무 그늘/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던 놀이터/ 그 행복의 조각들을 새 집, 새 아파트에서도 OO건설이 채워드리겠습니다.”
 
멘트와 함께 영상에서는 아파트 단지의 낡은 담벼락과 좁은 골목길이 펼쳐진다. 단지 입구 어귀에 앉아 이야기꽃을 피우는 동네 아낙들의 모습도 이어진다. 주변에 세발자전거의 아이들이 나오고 지팡이 짚고 걸어가는 노인의 모습도 나온다.
 
이어 골목길 한 쪽에 앉아 손자들을 바라보는 반백 노인의 깊게 패인 주름과 마디 굵은 손마디가 클로즈업 된다. 그 주름과 굵은 손마디는 집 한 채와 바꾼 고생의 상징인 셈이다.
 
이 때 좌중이 부산해진다. 여기저기서 눈물을 찍어내는 ‘늙은’ 조합원들의 모습이 많아진다. 이 눈물은 곧바로 득표로 연결된다. 사람을 움직이게 하는 것은 날카로운 논리가 아니라 부드러운 감성이라는 것을 김 대표는 일찍감치 간파했다. 독립군기획의 홍보 영상 한 편으로 막판 판세가 뒤바뀐 시공권도 부지기수라는 게 김 대표의 자랑이다.
 
김 대표는 홍보 영상 업계에서 자신의 창의성을 따라올 자가 없다고 자부한다. 실제로 그의 홍보 영상은 새로운 아이디어로 업계 관계자들을 깜짝 놀라게 한다. 흑백톤의 감성을 자극하는 방식도 김 대표가 처음 내놓은 후 이젠 업계의 명품 홍보 영상을 위한 교과서가 됐다.
 
▲독립군 기획 홍보 영상의 주요 주제는 무엇인가=‘고향’과 ‘가족’이다. 현재 재건축·재개발은 서울과 수도권에 집중되고 있다. 이곳의 조합원 50~60대들은 대개 젊어서 고향을 등지고 서울과 수도권으로 청운의 꿈을 안고 상경한 사람들이다. 서울과 수도권은 이들에게 제2의 고향이다. 이러한 제2의 고향을 부수고 다시 재건축·재개발해야 하는 이들의 마음을 다독일 필요가 있다. 그래서 시공을 담당할 건설회사에서 이러한 고향의 정취를 잊지 않겠다는 의지를 홍보 영상에 담는다. 또한 재건축·재개발 이후에는 이 곳이 제3의 고향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다짐도 함께 담는다. 그래서 이 분들의 후손들까지도 나중에도 잘 살 수 있는 터전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실제로 이 분들이 고향을 떠나 서울·수도권에서 집 한 채 마련하기 위해 그동안 얼마나 고생이 많았겠나. 안 먹고 안 입고 돈을 모아 가족을 꾸려오다 보니 이미 머리에 서리가 앉았다. 이러한 콘셉트로 홍보 영상을 만든다. 개인적으로는 이렇게 고생한 조합원들이 재건축·재개발 이후에 정말로 부자가 되어 그동안의 고생을 보상받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홍보 동영상이 필요한 이유는=일종의 굿판 또는 놀이판이라고 보면 된다. 흥을 돋우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조상들이 큰 일을 앞두고 굿판 또는 놀이판을 벌이는 것과 같다. 사실 재건축·재개발에서도 시공자 선정은 하나의 파트너를 구하는 축제의 장이다. 건설사를 무조건 조합원 돈을 뺏어가는 장사치라고 필요 이상으로 폄훼할 필요도 없다. 축제의 장에서 축제의 흥을 한껏 돋워줄 무언가가 필요하다. 그 역할을 홍보 동영상이 맡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스피커 소리도 귀가 얼얼하도록 꽝꽝거리며, 화려한 영상도 선보이는 것이다.
 
▲‘독립군기획’의 홍보 동영상의 수주 전적은 어떤가=동영상이 투표 직전에 진행되기 때문에 결국 시공자의 수주 성공 여부가 우리 회사의 승패와 자연스레 연결된다. 지금까지 약 500여 회의 홍보 영상을 만들어 방영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 중 7번 정도 졌던 것으로 기억한다. 개략적으로 말하면 500전 493승 7패인 셈이다. 물론 함께 수주를 준비한 해당 건설사가 원래 수주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에 어부지리격으로 전적이 좋은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500회 모두가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500회 중 493회의 수주 성공 속에는 분명히 우리 회사의 동영상도 큰 역할을 했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조합원의 마음을 얻는 멘트는=조합원 마음을 흔드는 무언가를 한 단어 속에 녹여 내야 한다. 주절주절 중구난방식으로 자기 자랑해 봐야 소용없다. 조합원 분들은 이미 그런 접대용 멘트를 수없이 많이 들어왔다. 건설회사가 돈만 벌고 싶어서 온 사람들이 아니라 정말 자신들과 함께 새 집을 짓고자 하는 동업자라는 진심을 보여야 한다. 나는 그래서 그런 진심을 어떻게 하면 전달할 수 있을까를 항상 고민한다. 답은 현장에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직접 현장에 나가서 근처를 돌아보고 주민들을 만나 이야기도 나눈다. 돌아다니는 것에는 이골이 났다. 공중파 방송 외주업체 PD출신이기 때문이다. 한때 ‘SBS 모닝와이드’라는 프로의 한 코너를 맡아 제작하기도 했다.
 

▲직원 구성은 어떻게 돼 있나=회사 직원은 모두 10명이다. 홍보 동영상업계에서 대기업이라고 보면 된다. 이들 모두는 정예 멤버다. 분야만 보더라도 동영상 감독 6명, 작가 1명, 컴퓨터 그래픽디자이너 3명으로 구성돼 있다. 촬영·편집·컴퓨터그래픽·대본·연출 등 모든 시스템이 구비돼 있는 것이다. 타 업체에서 흉내내지 못하는 품질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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