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해곤 상무-- 살고 싶은 도시, 꿈꾸는 도시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신해곤 상무-- 살고 싶은 도시, 꿈꾸는 도시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 하우징헤럴드
  • 승인 2010.05.03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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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5-03 12:11 입력
  
신해곤
남광토건 상무
 
복잡다단한 사회를 살아가는 오늘날 우리는 ‘어디에서 살 것인가’가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
 
도시를 재개발함에 있어서도 개인의 취향이나 생각이 다르듯 법과 행정을 집행하는 정부도 부처별, 담당자 별로 기준 등이 다르다. 그러한 상이점들과 다양성을 수용하고, 최적의 공통분모를 만들기 위해 몇 가지 질문을 던지며 고민을 해보자.
 
첫째, 사람들이 살고 싶은 곳에 싸고 쉽게 주택 공급을 늘리는 방법은 무엇일까?
사람들이 원하는 곳에 층수와 용적률을 높여서라도 더 많은 주택을 지으면 된다. 왜냐하면 땅은 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사실 주거환경이 열악해지게 된다는 것은 기우에 불과하다. 용적률 250%이면 쾌적하고, 350%이면 불량한가?
50%, 100% 더 준다고 해서 극단적인 문제가 절대 발생되지 않는다. 용적률이 낮은 중곡동, 면목동이 쾌적하다고 할 수 있지만 고층아파트가 즐비한 용적률 300% 내외인 강남 주거환경이 불량하다고 할 수 있을까?
둘째, 다양하고 창의적이며 아름답고 예술적인 도시미관을 만들 수는 없을까?
두바이, 도쿄, 싱가포르에 비해 서울의 도시풍경, 특히 서울의 아파트촌이 획일적이라고 한다. 이는 법과 규제가 만든 것인데, 백지에 마음대로 그림을 그리라고 하면 창의적 예술품이 나오듯이 멋있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서는 되도록 법과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
극단적인 발상이라고 할지 모르지만 건축, 도시계획 등의 관련 법규와 각종 위원회 때문에 우리는 항상 비슷한 모양의 건물만 짓게 된다. 최고의 자동차디자인을 한국인이 해내고 있듯이 건폐율, 용적률만 정하면 완미(完美)의 건축물 역시 한국인이 창출할 수 있다.
 
셋째, 산과 강도 보이고, 햇빛은 물론 통풍이 잘되며, 또 튼튼하고 좋은 아파트를 짓는 비결은 무엇일까?
그것은 건폐율을 낮추고, 층고와 층수 제한을 없애면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다. 특히 요즘 새로 짓는 아파트는 옛날에 비해 평면구성이 뛰어나고, 보안시스템 등 기능이 우수하다.
뿐만 아니라, 친환경 마감재, 생태환경, 조경 등이 우수하며, 에너지효율이 높고, 구조적으로 훨씬 튼튼해서 지진에도 비교적 강하다. 법을 간소하게 바꾸고 인센티브를 많이 주면 저절로 쾌적한 도시를 만들 수 있다.
 
넷째, 출퇴근 차량 연료소모와 탄소발생을 줄이는 방법은 무엇일까?
답은 직장이 있는 곳에 살고 싶은 집이 많으면 된다. 땅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직장 부근에 고밀·고층화를 통해 집을 넉넉히 지으면 사람들은 걷거나 자전거로 출퇴근할 수 있다. 더욱이 산을 깎고 들을 파헤쳐 도로와 전철을 만들지 않아도 될 것이다. 그 돈으로 서민들 집을 공짜로 주면 얼마나 좋을까?
다섯째, 말도 많고 탈도 많아 비리의 온상이라고 말하는 재건축·재개발의 불법을 줄이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는 법의 절차를 간소화하고, 규제를 완화하면 된다. 상황에 의해 필연적으로 발생된 조그만 절차상 잘못도 다시 시작해야 하다 보니 불필요한 논쟁을 야기하고, 불법자만 양산하고 있지 않을까? 그래서 혹자는 이 법을 작두 위에서 일하는 법이라고 말한다.
 
우리가 꿈꾸는 살고 싶은 도시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물론 정부가 무제한의 예산을 투입하면 만들 수 있다. 정부가 그렇게 하지 못한다면 주민이 투자하게 만들어야 한다.
최소비용으로 쉽게, 많은 개발이익이 창출되는 구조를 만들어주면 민간 투자는 활성화되고,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는 새로운 주거환경을 쉽고 빠르게 만들 수 있다. 사람들은 황금이 있다고 하면 양잿물도 마시기 때문이다.
 
또 민간이 하는 일이 시끄럽고 다소 문제가 있다고 하더라도 가급적 간섭하지 않아야 한다. 정부가 너무 나서게 되면 일은 더 시끄럽고 복잡해지며, 길어지고 멀어질지도 모른다. 관은 그 대신 아낀 인력과 비용만큼을 서민들의 집 마련에 쓰면 더욱 좋겠다.
 
우리는 예술을 창조하는 것이 아니라 삶을 영위하고 있을 뿐이다. 이상적인 도시, 꿈꾸는 도시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당장 할 수 있는 실현 가능한 도시를 만드는 것이 더 현실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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