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부동산 시장, 어떻게 열릴 것인가
새 부동산 시장, 어떻게 열릴 것인가
  • 하우징헤럴드
  • 승인 2009.01.08 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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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1-08 13:41 입력
  
올 1분기에 부동산 가치하락 ‘바닥’ 찍는다
 

박준호
부동산 칼럼니스트
 
 
전 세계는 대공황 이래 초유의 경제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제로 금리가 보편화되면서 자국경제 보호를 위한 전략을 수립하고 있고, 힘 있는 중국과 유럽 등은 이번 기회에 자국통화를 기축통화로 만들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이런 시기에 우리나라는 국민에게 올바른 경제흐름과 지표를 예고하는 신뢰할 만한 연구소도 없으며, 일부 지각없는 전문가집단에서는 마치 디플레이션시대에 접어든 양 온통 암울한 예견으로 국민들을 불안케 하고 있을 뿐이다.
 
유사 이래 초유의 이번 금융시장의 유동성위기는 수많은 불특정 다수의 기업과 개인을 상대로 거래하는 금융기관의 유동성 위기이다. 따라서 개별기업의 유동위기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금융시장에 미치는 충격이 엄청날 뿐 아니라 이로 인해 실물경제에 미치는 부작용도 크다.
 
그렇기 때문에 전 세계에 불어 닥친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각국의 금융 감독당국은 금융기관의 건전성 유지를 위해 사상최대의 노력을 경주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재정부에서는 일부 대기업이 2009년 상반기 유동성 위기에 빠지는 사태를 우려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금융당국은 인수합병(M&A)으로 자금난에 빠졌거나 반도체 업황이 나빠 고전하는 그룹과 심한 유동성에 몰린 건설업과 중소 조선업 등의 자금사정을 매일 모니터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정부는 2009년 상반기에 본격화될 것으로 보이는 빈곤층 급증, 기업도산에 대비해 추경 편성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으며 상반기에 상당한 자금을 집행할 예정이다.
 

이밖에 환란을 맞았던 1997년 이후 12년 만에 돌아온 소의 해 기축년에는 취업난 가중 및 실업자 급증, 부동산ㆍ주가 폭락, 가계의 이자부담 증가 등 연이은 대란으로 서민의 고통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번 경제위기는 시장의 유동성위험을 얼마나 빠르게 해소하느냐가 관건인데, 그동안 시장경제 호황으로 몸을 불려왔던 건설과 중소 조선업 등에서 거품을 제거한 후 정부의 대폭적 내수경기 진작이 수순이라 할 수 있다.
 
 
■초유의 경제상황
그동안 세계와 우리사회는 인플레이션 방어에 익숙했던 경제정책을 운용해 왔다. 하지만 지금은 30%의 자산감소와 메말라 버린 시장에 돈을 얼마나 빨리 풍부하게 잘 돌게 할 수 있느냐의 전혀 낯설은 경제상황이 우리와 직면하고 있다. 이로 인해 정책기관은 물론 전문가들마저도 방향을 잡지 못하고 우왕좌왕하고 있는 것이다.
 

서너달 전까지만 해도 강남지역을 필두로 시작된 부동산가격 급등을 막기 위해 정부에서는 투기적 거래에 대해 높은 세금을 부담시키고 고금리 등 긴급대책을 발표했었다.
 
이와 더불어 세계적 고유가에 따른 70년대 스테그플레이션 악령으로 한국은행은 금리를 인상시켰다. 또 시중에 과도하게 풀린 통화(유동성)를 환수하기 위해 금리를 올려야 한다든지, 금리를 올릴 경우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금리를 올려서는 안 된다고 하는 논쟁도 분분했었다(현재 3%대로 내린 금리는 결국 시중에 돈의 유동성을 높이려는 정책이다).
 
우리 뿐만 아니라 이번 세계적 금융위기에 대처하는 대부분의 국가가 정책혼돈을 겪고 있으며 이로 인해 경제지표마저 하루에도 몇 번씩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중이다. 그래서 초유의 경제위기라 부르고 있는 것이다.
 
 
■자산디플레이션 시대
우리가 ‘인플레이션’이라고 할 때는 물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경우를 말하며, 반대의 경우를 ‘디플레이션’이라고 한다. 또한 지속적인 인플레이션의 발생으로 부동산, 주식, 채권 등의 자산가격이 과대평가된 상태에서 경제상황이 반전되어 다시 급격히 하락하는 현상을 ‘자산 디플레이션’이라고 한다.
 

우리 부동산시장 문제는 부동산가격이 2009년 초까지 대략 30% 정도 하락했음에도, 세계적으로 디플레이션 현상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나라의 부동산 가격이 짧은 기간 동안 너무 급등했기 때문에 거품이 아직도 많다는 인식을 다수의 사람들이 갖고 있다는 것이다.
 

가정하고 싶지는 않지만 만약 현재의 부동산가격의 거품이 지금보다 더 꺼질 경우에는 거품가격의 정도를 떠나서 ‘부동산가격의 폭락 → 투자와 소비 감소 → 경기악화 → 디플레이션 심화’ 등의 악순환 과정을 거치면서 부동산, 주식 등의 가격이 대거 폭락하는 자산 디플레이션 발생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부동산 시장 위험 요소
우리 부동산시장의 위험은 크게 가계발(發) 위험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의 위험 및 부대문제로 나눌 수 있다.
 

먼저 가계발 위험은 2008년초 대비 36%에 그쳤던 담보부담비율이 주택가격 30% 하락으로 인해 최근에는 70~80% 이상으로 증가했다는 것이다.
 

국내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지난 2006년 말 0.58%에서 2007년 말 0.43%로 하락한 뒤 2008년 11월 말 0.48%로 소폭 상승한 상태다. 연체율만 놓고 보면 주택담보대출 부문에서 부실화 징후는 아직 눈에 띄게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대출 총액 증가율과 연체금액의 증가 속도를 비교해보면 사정은 만만치 않다. 국내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총액은 2007년말 217조7천억원에서 2008년 11월말 233조원으로 7.0%나 증가했다.
 

반면 이 기간 주택담보대출 연체금액은 9천300억원에서 1조1천억원으로 무려 19.4% 상승했다. 이는 바로 소득감소에 따른 이자부담 가중과 주택가격대비 담보비율이 서서히 위험수위까지 다가와 있다는 반증이다.
 

다음은 PF자금의 부실화 위험이다. 2008년을 기준하여 직접대출의 약 79조원중 주로 CP에 의한 유동화증권은 약 22조원인데, 2009년 1/4분기까지 도래하는 2조2천억원의 PF자금이 문제로써 주로 제2금융권의 부실화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정부에서는 그동안의 부동산 시장 활성화 대책을 통해 금융권에 PF자금상환과 패널티금리의 부과를 유예하는 정책을 발표했었다. 그러나 미분양과 부동산경기의 침체는 부동산산업의 최첨병인 시행사에 직격탄을 날려줄 것이고 이는 한국판 제2의 서브-프라임사건의 뇌관이라 보고 있다.
 
 
■산적한 미분양 물량
우리 부동산시장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는 미분양주택이다. 현재 공식 16만호이지만 기업신인도를 고려한 미신고분까지 합하면 전국에 25만호의 미분양이 있다.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약 50조원이 묶여있는 것이다. 문제는 과거에는 주로 공공의 소형이었지만 최근의 미분양은 수도권, 민간부문, 중대형, 고가분양 등의 특징을 갖고 있다. 또 미분양이 심각한 이유는 미분양 → 건설사부도 → 금융경색 → 경기후퇴 → 디플레이션 → 총체적부도라는 국가재앙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은 공급관련 문제다. 2007년 하반기부터 강남 잠실재건축에서 2만호가 일시에 입주를 시작하면서 수도권 주택가격 하락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그런데 2009년 초부터 입주가 시작되는 판교의 1만5천세대를 포함해 흥덕, 보라 등 용인지역에서만 약 4만가구의 입주물량이 대기하고 있어 주택가격에 많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또한 150만호의 보금자리주택과 총량 300만호 등 정부의 지속적 주택공급문제는 공급우위의 시장선도를 말하는 것으로 앞으로 심리적 주택가격에서 큰 변수로 자리할 것이다.
 
 
■부동산 시장 바닥은…
2009년도 부동산시장, 언제쯤이 바닥일 것인가.결론하자면 이제 부동산은 당분간 언제 오르냐는 상승국면을 논하기보다는 가치하락 현상이 언제까지인가가 더 큰 관점이라 볼 수 있다. 필자는 일반 전문가와는 다르게 2009년 1/4분기를 가치하락의 저지시점으로 보고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일반경기변동 사이클보다 앞선 정책산업으로 부동산정책을 지속적으로 펴 나갈 것인데 더 이상의 가치하락은 결국 한국판 제2의 서브-프라임 사태를 몰고 올 가능성을 정책당국에서는 일상 감지하고 있는 듯하다.
 

많은 전문가들의 견해처럼 분명 현재의 여러 상황을 고려하면 2009년 말이나 2010년도까지 하락 국면으로 볼 수 있지만 이렇게 내버려두기에는 정부가 너무나 큰 부담감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즉, 세계적 불황에서 한국경제의 마지막 보루는 내수경기 진작의 성공뿐이다. 따라서 정부에서는 상반기에만 약 10조원의 공적자금을 4대 강과 도로 등 기반시설에 조기 집행함으로써 불씨를 살리려 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이를 볼 때 파급효과가 큰 부동산경기 진작을 통한 최소한의 내수경제 활동을 유지토록 하는 대안이 검토될 것이고, 따라서 연초에 건설, 조선, 유화 등 버블업종의 구조조정이 끝나면 바로 공적자금지원을 통한 경기부양책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 이는 경제활동 근간이 되는 부동산의 필수적 이전수요와 교체수요를 자극하여 움직여 주어야 하는 것으로, 지난 11·3과 12·22 부동산시장 활성화 대책이 향후 정부정책 방향을 반증하고 있다.
 

결국 필자는 2009년 1/4분기에는 강남·잠실의 입주대란이 마무리되고 설날이후 최소한의 임대물량이 움직이면서 하락폭이 진정되며 시장안정을 찾을 것으로 조심스럽게 진단한다.
 
 
■불황 속 주목 받는 부동산
2009년 부동산시장, 어떻게 재편될 것인가.
 

당연히 수도권에서는 제2외곽순환도로가 2009년 토지시장의 화두가 될 것이며 정부의 경제활성화 대책에 따른 조기집행과 도로 등 SOC사업 인근에 경기와는 관계없이 상승이 감지된다.
 

그동안 강남권시장의 주도와 이에 부종하는 수도권남부시장의 약진에서 9호선 개통과 인천경제자유구역을 기준하는 서북권시장으로 축의 이동을 감지할 수 있다.
 

특히 용인시장은 2009년 4만호에 달하는 입주물량으로 당분간 부담을 크게 갖고 있을 것이며 북부지역의 공여지, 동부지역의 광역전철 개통의 호재와 충청권에서 천안, 당진, 아산의 약진이 나타날 것이다.
 

그리고 시장의 바닥점 확인은 곧바로 미분양시장에 영향을 주고 이는 곧바로 토지시장에 전이됨에 유의하고 이때 강남이나 신도시 등 호재지역으로 이전수요자는 긍정적 검토가 필요하다.
 

지역적으로는 동부의 블루벨트, 남부의 선벨트, 서부의 골드벨트 중심지역과 새만금경제자유구역 및 인근지역이 꾸준한 관심지역이 될 것이다. 또한 5+2 광역경제권 개발과 4대강 유역 사업, 등 비수도권 개발사업에도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부동산에서 해법 찾아야
유사 이래 최초의 세계 금융위기는 부동산이 정책산업 기능을 통해 이번 경제위기에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바로 부동산에서 발생한 위기는 결국 부동산에서 해답이 나오며 부동산으로 마무리하게 될 것이다.
 

최근 2008년도의 주가를 2천500포인트까지 예견했던 일부 증권 애널리스트들이 2009년 말까지 지속하락이라는 견해을 내놓고 있는데 이에 대해 필자는 강한 부정의견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경제 특히 부동산은 공공재에서 사유재로 변신할 때는 심리전이 강한 재화임을 간과하고 있다.
 

세간에서는 비합리적 요소를 복부인 경제학이라 비아냥거리지만 당연히 복부인경제학도 경험과학인 것이다.  주식은 계량에 의한 분석이 강점일지 모르나 부동산은 수요와 공급이란 요소 이외에 비합리적 요소 또한 강한 재화인데 이런 현상이 시장에서는 간혹 발생하고 있다. 그래서 지금의 경제상황에서 부동산시장의 접근은 어쩌면 비합리적 요소가 필요할 때 일수도 있다.
 

소수 증권 애널리스트들의 어설픈 부동산예측은 강한 역공을 맞이할 수도 있는 것으로 이제는 모두가 함부로 말하기보다는 국가의 장래도 염려할 때가 아닌가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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