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공기도 보이는 시대
이제는 공기도 보이는 시대
  • 김학겸 회장 / (사)한국환기산업협회
  • 승인 2022.04.21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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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하루에 1만리터의 공기를 공짜로 마시는 인간

[하우징헤럴드] 인간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음식과 물 그리고 공기가 꼭 필요하다. 그중에서 인간의 생명과 가장 빠르게 직결되는 것은 다름 아닌 하루에 자연으로부터 마시는 1만리터의 공기다.

그러나 이상 유무가 눈으로 식별 가능해 좋은 것만 선택적으로 먹을 수 있는 음식이나 물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점은 바로 자연으로부터 선택의 여지없이 공짜로 공급 받는다는 것이다.

음식은 15일을 굶어도 살 수 있고, 물은 3일을 마시지 않아도 생존할 수 있지만 공기는 3분만 마시지 않아도 인간은 살 수 없다. 

이렇듯 공기는 인간의 삶에 있어서 무엇보다도 중요하지만 정작 눈에 보이지 않아 선택할 수 없으며 독가스라도 마실 수밖에 없다. 이렇게 중요한 공기를 재실자가 안전하게 마시기 위해 ‘녹색건축 인증기준’ ‘기계설비법’ 등에서는 눈에 보이지 않는 실내공기질을 모니터링하도록 하여 건강한 삶을 견인할 수 있도록 했다. 

2. 가전(家電)과 설비(設備)의 차이

깨끗하고 안전한 공기를 마시기 위해서는 눈에 보이지 않는 공기를 다루는 환기설비 장비의 기술에 대해 잘 이해할 필요가 있다. 공기를 다루는 다양한 기술과 제품들이 많지만 주택에서 사용하는 환기장치중 가전과 설비의 차이를 먼저 알아보기로 한다.

일반적으로 가전이라 함은 가정에서 생활에 편리하게 사용하는 전기 기기이다. 전기를 사용하면서 이동이 가능한 제품을 일컫는 말이다. 깨끗한 공기를 만드는 환기와 관련된 대표적인 가전제품이 바로 ‘공기청정기’라 하겠다.

공기청정기는 실내공기를 유입하여 프리필터+미듐필터+해파필터를 통해 필터링을 한 후 다시 실내로 리턴시키는 것으로 실내의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를 제거하는데 탁월한 성능을 보유하고 있다. 공기청정기는 KS C로 분류된 가전으로서 사용자가 편의에 의해 자유로이 구매하고, 철수할 수 있는 전기기기이다.

반면 환기장치는 KS B로 분류된 ‘설비’로 30세대 이상의 신축 또는 리모델링에는‘건축물의 설비기준 등에 관한 규칙’규정에 의해 의무적으로 설치되어 진다.

정부가 가전인 공기청정기와 달리 환기장치를 설비로 규정하여 30세대 이상의 건축물을 공사할 때 ‘녹색건축 인증기준/공동주택 성능 등급기준/에너지절약계획서/건강친화형 주택 건설기준’ 등을 통해 의무적으로 설치토록 하는 것은 새집에서 환기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너무나 크기 때문이다.

새집 또는 리모델링을 하는 건축물의 실내공기질에는 건축자재로부터 나오는 암을 일으키는 석면, 보일러 등에서 발생하는 일산화탄소, 주방의 가스레인지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맹독성이 강한 발암물질로 심한 피부발진, 미각과 후각 상실, 우울증, 유전자 손상 등을 일으키는 다이옥신 등이 있다.

그리고 정서적 불안정과 기억력 상실, 비염을 초래하고 눈, 코 및 호흡기에도 만성 자극을 일으키며 눈꺼풀에 염증을 유발하는 포름알데히드 등은 내부 공기만 리턴하는 것만으로는 절대 해결할 수 없다. 때문에 반드시 실내 체적의 50% 이상의 내부공기를 외부공기와 24시간 필터링을 하여 지속적으로 교환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것이 건축물 환기장치의 가전과 설비의 차이점이다.

3. 생명을 다루는 환기설비의 올바른 이해

과학의 힘을 이용해 눈에 보이지 않는 공기를 눈에 보이게 함으로써 국민의 건강한 삶을 견인하기 위하여 법률에 따라 환기설비를 의무적으로 설치하지만, 설치만 해놓고 사용을 하지 않거나 적정한 시기에 적절한 정비와 점검을 해주지 않는다면 오히려 실내공기를 더 나쁘게 만들어 가족의 건강을 해칠 수 있다. 

우리는 몸이 불편하고 아프면 건강하게 오래 살기 위해 약국을 찾거나 병원을 찾아가서 치료를 받는다.

아무리 훌륭한 건축물을 지었다 하더라도 특화사업 등을 위해 천문학적 비용을 쓰면서도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환기설비는 등한시하여 올바른 환기설비를 설치하지 못하거나 규칙적인 정비·점검을 하지 않아 독가스실에서 가족들이 생활한다면 결코 행복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 볼 수 없다.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를 넘어 3만달러 대를 살아가는 대한민국은 이제 선진국 대열에서 달려가고 있으며, 양보다 삶의 질을 따져보는 모습을 통해 값비싼 집에 사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깨끗한 집, 건강한 집, 안전한 집, 그리고 그것이 지속 가능한 집, 그런 집에서 가족과 함께 사는 것이 진정으로 행복한 삶이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역사와 미래의 경계에서 살아가는 우리는 실내 어느 곳이든 사람이 머무는 곳이라면 장소 불문하고 실내공기질이 좋은지, 나쁜지 정도는 눈으로 확인하고 머물 수 있어야 한다. 새집을 지을 때 실내공기를 독가스실로 만들고, 결로로 인해 경제적, 육체적, 정신적 고통을 주는 것은 결코 가볍지 않은 위법 행위라 하겠다. 

집은 잠을 자고 음식을 먹기 위해서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가족이 깨끗하고, 안전한 환경속에서 건강을 찾고, 힐링을 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우리는 깨끗한 공기를 마실 권리를 가지고 태어났기 때문에 이제는 공기도 눈으로 보면서 Air care를 넘어 Health care 시대를 준비하고 살아가야 할 때이다.

김학겸 회장 / (사)한국환기산업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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